부유한 홍콩 / 2019년 5월 현재, 최신 자료 /(위쪽부터)역외 위안화 표시 지급 비율, 역외 위안화 통화 거래 비율, 해외의 중국 본토 직접 투자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율(2013-17 평균), 중국 본토의 역외 직접 투자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율(2013-17 평균), 전 세계 금융 중심지 순위(102개국 중), GDP 대비 은행 자산, GDP 대비 주식 시장 가치, 아시아 지역 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의 수(중국에 본사가 있는 기업은 제외), 은행 수 / 출처: BIS, CEIC, 정부 통계, 홍콩 통화청, IMF, 롱 파이낸스, SWIFT, 세계 거래소 연맹
홍콩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기 전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벌이는 무역 전쟁에서 홍콩이 십자 포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전부터 커지고 있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홍콩을 경유하는 무역 거래가 늘어날 것이고, 자연히 홍콩의 특수한 지위는 재조명될 수밖에 없다. 홍콩으로 기술을 전수하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인식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는 정책법이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안보와 관련된 사항들을 점검하는 미 의회 자문 기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지난해 권고안을 냈다. 중국과 홍콩의 각기 다른 관세 처우에 따라 이전되고 있는 미국의 중요한 기술들에 대한 통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것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홍콩은 중국으로 가는 관문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의 역외 직접 투자와 해외의 중국 직접 투자 가운데 60퍼센트가 홍콩을 경유했다.(표1 참조) 홍콩은 역외 위안화 표시 지급 비율에서도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양의 기업들이 홍콩에 자금을 대고 지역 본부를 설립하는 하나의 이유는 홍콩이 서양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환율은 미국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 홍콩은 세계 3위의 금융 중심지다. 홍콩의 은행 자산은 GDP의 851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이런 강점이 홍콩을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홍콩의 금융 시스템이 서양의 금융 시스템과 더 이상 호환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파괴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법치의 붕괴, 무역국으로서의 지위에 대한 커지는 의문은 홍콩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홍콩의 시위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회의적이다. “솔직히 당기고 싶지 않은 방아쇠일 겁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제프리 베이더(Jeffrey Bader)가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라이벌 관계가 더욱 더 심각해진다면 홍콩의 지위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훨씬 더 거세질 것이다. 미국-홍콩 정책 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홍콩의 자치권이 충분하지 않다고 간주될 경우 행정 명령으로 홍콩에 대한 특혜를 중지시킬 수 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 하나가 홍콩의 미래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