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사랑받는 캐릭터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소비자만 생각하라.
미키 마우스와 미니언즈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가 절정이다. 아무리 ‘귀여운 게 최고’라지만 이들의 성공을 귀여움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인간은 낯선 존재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면을 찾아 동질감을 얻고자 한다. 캐릭터에서도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애정을 느낀다. 디즈니는 문화, 연령, 특성에 따라 소비자 성향을 철저히 연구해 캐릭터 개발에 반영한다. 기존 디자인이 소비자 성향을 담지 못한다면 과감한 리뉴얼도 감행한다. 카카오는 소비자가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복합적인 매력을 캐릭터에 담는다. IBK기업은행에서 직접 캐릭터를 디자인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저자가 사랑받는 캐릭터의 비결을 이야기한다.
*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0장 분량).
저자 소개
김민희는 IBK기업은행에 재직 중이다. 캐릭터 경영팀에서 브랜드 캐릭터 관리 및 운용을 담당한다. 캐릭터와 고객의 접점을 다룬 연구로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캐릭터 디자인과 관련 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진화하는 디즈니
3단 변신 미키 마우스
아시아를 공략하는 열쇠
통통한 공주
2. 세상을 뒤흔든 노란 생물체
슈퍼배드 시리즈의 흥행 비결
색상에 캐릭터 이름을 부여한 팬톤
3. 너는 내 취향 저격
캐릭터에 소비자를 담아라
일본산 어피치
뿡뿡이가 싫어요
4. 반복적 리뉴얼
신입 사원의 노트
변신 로봇 기은센
작게, 더 작게
5. 멀티 소스 멀티 유즈의 시대
최고의 마케팅 전략
캐릭터를 읽어라
먼저 읽어 보세요
카카오프렌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는 라이언이다. 2017년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출시 당시 라이언 체크카드 발급 비중은 55퍼센트로 2위 어피치(18퍼센트)의 세 배가 넘는다. 그런데 2018년 카카오IX가 캐릭터 강국인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자 단독으로 내세운 캐릭터는 라이언이 아닌 어피치였다. 일본에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선호도 조사를 했더니 어피치의 인기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카카오IX는 일본의 20대 여성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어피치 외형을 전면 수정했다. 국내 어피치보다 연한 복숭아 색상을 적용하고 기존 캐릭터 특유의 익살맞은 표정 대신 분홍색 볼터치와 귀여운 앞니를 강조해 아기같이 해맑은 표정으로 바꿨다. 카카오IX는 도쿄 매장 오픈 1개월 만에 매출 목표를 144퍼센트 초과 달성했다. 오사카에서도 전용 팝업 스토어 오픈 당일 준비한 상품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에디터의 밑줄
“중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개발된 미키 마우스는 유연한 붓놀림으로 표현됐다. 2016년 중국의 명절 중추절에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고급 문방사우 세트를 판매해 인기를 얻었다. 이와 같은 현지화 전략의 영향으로 중국의 디즈니 캐릭터 상품 판매량은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33퍼센트 증가했다.”
“21세기에 가까워지며 여주인공 캐릭터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각진 얼굴의 포카혼타스, 동양적 외모의 뮬란, 굵직한 팔다리의 모아나처럼 다양한 민족과 문화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의 캐릭터가 등장했다. 디즈니는 수십 년 동안 관습처럼 유지해 온 여주인공 캐릭터 이미지에서 자연스럽게 탈피하고 있다.”
“디즈니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 나선다. 뛰어난 캐릭터를 만들어 낼 뿐 아니라 기존 캐릭터에 다양한 변화를 더해 개성과 매력을 강화한다. 무엇보다 디즈니는 캐릭터를 개발하고 확장할 때 소비자의 감정, 경험, 취향 같은 개인적인 특성을 투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통통한 얼굴형과 몸매로 친근함을 주던 뿡뿡이가 2017년 3월 새 시즌에 맞춰 갑작스레 날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눈은 커지고 빨간 코도 작아진 데다가 풍만했던 몸은 매우 날렵해졌다. 체형이 어른처럼 바뀌어 버린 뿡뿡이에게 어린아이들은 친밀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결국 2017년 9월 25일 뿡뿡이는 원래의 통통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캐릭터 개발은 단순히 브랜드 마스코트를 만드는 것 이상이다. 잘 만든 캐릭터는 그 자체로 브랜드가 돼 거대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기업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는 캐릭터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교감하며 긍정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 관계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로 연장되며 이는 그 어떤 마케팅 전략에서도 기대하기 힘든 결과다.”
코멘트
카카오 라이언 이모티콘을 갖고 싶어 사용하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바꿨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라이언이 그려진 제품에는 어쩐지 손이 간다. 이 콘텐츠에 그 이유가 담겼다. 사랑받는 캐릭터의 비결을 알게 된 후에는 세상의 모든 캐릭터가 달리 보일 것이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진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