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을 크게 즐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거나, 누군가가 절대 먹지 말라고 명령한다면 반감이 앞설 것이다.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먹고 싶을 때 고기를 먹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대신, 각자가 발휘할 수 있는 이타심의 최전방에 서라고 말한다. 아무리 선한 행위라도 스스로 행복을 느껴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어가 말하는 ‘효과적 이타주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고기를 자주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동물 복지 인증이나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육식을 줄일 수 없다면 동물권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으로 이타심의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육식을 악으로, 채식을 유일한 선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단 1그램의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더 나은 세상은 각자의 이성적인 판단과 행복에서 출발해야 한다. 동물의 행복을 위해 인간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모두가 한 가지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엄보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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