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앤 더 머핀스(Martha and the Muffins)는 1980년에 이렇게 노래했다. “아홉 시부터 다섯 시까지 나는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해, 내 일은 아주 지루해, 나는 사무직이야.”
[1] 매일 사무실로 걸어 들어가는 수억 명의 사람들은 마사처럼 무기력한 기분에 빠질 것이다. 사무실은 달라져야 한다.(
2화 참조) 그러나 트렌디한 오피스 임대 기업 위워크(WeWork)가 위기에 빠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발굴하는 일은 아직 쉽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위워크의 공동 창업자 애덤 노이만(Adam Neumann)은 위워크 상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9월 24일 사임했다.
공장과 같은 거대한 사무실은 지난 두 세기의 발명품이다. 공장은 전력을 쓰는 기계 장치로 인해 탄생했다. 기계를 돌리는 노동자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대형 사무실은 많은 양의 서류를 처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기에도 용이한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 휴대용 기기가 있다. 화면을 통해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고,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어디에 있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직원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어야 할 필요성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하나의 새로운 모델이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전기가 처음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였지만, 공장들이 전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가 되어서였다. 새로운 사무 공간 모델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유연한 스케줄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욕구, 기업에게는 커다란 부담인 사무 공간 유지 비용의 절감, 그리고 숙련된 노동자들의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공동 작업 공간의 필요성이다.
집이나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고, 생활 방식에 맞춰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기업은 유연한 운영으로 공간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대형 서비스 기업 75곳을 조사한 결과, 근로자 1인당 공간 임대료는 지난 15년간 15퍼센트 감소한 연간 5000달러(600만 7500원)였다.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이 매일 새로운 자리를 찾아서 앉는 핫데스킹(hot-desking)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런던 사무실은 1만 2500명에게 출입증을 발급했지만, 책상은 5500개밖에 없다.
그러나 핫데스킹은 소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매일 밤, 직원들은 소지품을 치우고 모든 흔적을 지워야 한다. 책상이 빽빽하게 들어찬 사무실에서는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을 착용하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경향으로 이메일 사용은 늘고 대면 의사 소통은 줄었다. 협업과 동지애를 지향하는 사무실의 현실이 이렇다.
고급 숙련 노동자들은 이러한 조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니까 핫데스킹이라는 변화는 엘리트들이 더 좋은 시설을 갖게 되는 상반된 경향과 함께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집중할 필요가 있는 숙련 노동자들은 조용한 공간에서 일한다. 좋은 조명과 공기 조절 시스템은 이들의 건강을 지켜준다. 애플의 본사 신사옥은 여러 개의 공원과 들판,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을 갖추고 있다. 노동자들이 서로 어울리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것이라는 기대에서 디자인된 건물이다.
이런 모든 추세들을 살펴보면, 일터는 항공기처럼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직원들에게는 이코노미 좌석을, 숙련 노동자들에게는 비즈니스 클래스의 고급 좌석을 주는 것이다. 한때는 고위 간부들만 이용했던 혜택들을 이제는 숙련 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균형을 찾기는 어렵다. 위워크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준다. 하지만 위워크의 임대 수입은 470억 달러(56조 2073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임대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불충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위워크의 기업 공개(IPO)가 미뤄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사무실은 더 많이 바뀔 것이다. 시내 한복판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원격 협업의 시대에 소프트웨어와 문서들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고 있다. 사무실은 더 저렴한 지역으로 흩어질 수도 있다. 노이만 전 대표의 사업 계획은 망가졌지만 그의 통찰 가운데 하나는 확실히 옳았다. 바로 21세기의 사무실은 오늘의 사무실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현재의 최첨단 공장이 빅토리아 시대의 방앗간과 다른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