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알파벳이 말하는 것
MBTI는 네 가지 코드를 조합해 성격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한다. MBTI를 접한 이들은 대부분 네 가지 코드의 개별적 의미보다 조합된 코드가 드러내는 포괄적 유형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16가지의 유형 각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대극과 여덟 가지 선호지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만 조합된 단일 유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심리와 행동 패턴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더불어, MBTI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일상의 용어와 혼동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MBTI가 말하는 ‘외향(E)’은 일상의 ‘외향적이다’와 같은 의미가 아니다. MBTI가 말하는 외향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외부로 표현하기를 편안해 하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내향(I)’은 소수의 친밀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지 소심한 사람이 아니다. MBTI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MBTI가 말하는 MBTI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MBTI를 구성하는 각각의 알파벳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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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방향: 외향(E)과 내향(I)
외향(Extraversion)-내향(Introversion) 선호지표는 주의의 초점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에너지의 원천은 어디인지,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과 에너지를 얻는 방법의 차이를 의미한다.
외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소통이나 활동을 통해 외부 세계에 집중한다. 이들은 에너지와 주의 집중의 방향이 외부를 향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외향 E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말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 생각보다 행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 사교적이다.
-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 흥미 영역이 넓다.
- 업무나 관계에서 자주 주도권을 잡는다.
- 생각을 자유롭게 말한다.
- 빠르게 반응하고 행동한다.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 외부 환경에 적응한다.
내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내부 세계의 생각과 경험에 집중한다. 이들은 에너지와 주의 집중 방향이 내부를 향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기억, 감정에 집중하고 홀로 사색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내향 I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글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 행동하는 것보다 생각을 선호한다.
- 생각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 사색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 관심사에 심도 있게 접근한다.
- 상황이나 문제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할 때 주도권을 잡는다.
-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쉽게 말하지 않는다.
- 심사숙고한다.
- 혼자, 혹은 소수의 사람과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 자신의 내부 세계에 끌린다.
정보 수용 방식: 감각(S)과 직관(N)
감각(Sensing)-직관(Intuition) 선호지표는 정보 수집 및 수용과 관련하여 드러나는 방식의 차이다. 인식한 정보 중 어떤 정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용하는지를 나타낸다.
감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는 정보, 즉 실제로 일어난 사실에 기반을 둔 정보를 중점적으로 수집한다. 이들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관찰하며 실용적인 정보 습득에 능숙하다.
감각(S)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현재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 집중한다.
- 오감을 사용하여 얻은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선호한다.
- 확실히 검증된 것을 선호한다.
-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것에 집중한다.
- 구체적인 사실을 관찰하고 기억한다.
- 자신의 경험을 신뢰한다.
- 경험에 대한 실제적인 적용을 통해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이론을 이해한다.
- 예측 가능성을 원한다.
- 문제가 발생하면 과거 경험에 기반을 둔 구체적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현실주의에 가치를 둔다.
직관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큰 그림을 보고 독립된 사실 간의 관계와 연관성에 초점을 두어 정보를 수집한다. 개별 사건을 연결하여 전체적인 패턴을 파악하려고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데 능하다.
직관(N)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미래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 상상력이 풍부하며 창의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 새롭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을 선호한다.
- 자료의 패턴과 의미에 집중한다.
- 구체적인 사실보다 전체적인 패턴과의 연관성을 중시한다.
- 자신의 영감을 신뢰한다.
- 실제로 적용하기 전에 아이디어와 이론을 명백히 밝히기를 원한다.
- 변화와 다양성을 원한다.
-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의 영감을 토대로 혁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 상상력에 가치를 둔다.
결정 방식: 사고(T)와 감정(F)
사고(Thinking)-감정(Feeling) 선호지표는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가를 보여준다. 결정을 내리고 결론에 이르는 방식의 차이다.
사고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의사 결정 시 선택이나 행동의 논리적인 절차를 보는 경향이 있다. 상황에서 떨어져 객관적으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한다. 비판과 분석을 통해 잘못된 점을 파악하여 문제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사고형 사람들의 목표는 유사한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나 원칙을 찾는 것이다.
사고(T)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논리적으로 명료한 것을 추구한다.
- 분석적이다.
- 인과관계를 중시한다.
- 객관적인 것을 선호한다.
- 공정성을 갖추려 노력한다.
- 공평하다. 즉,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기를 원한다.
- 의사 결정 시, 장단점을 고려하며 제3자의 입장을 취한다.
- 주장에서 결정을 찾으려 한다.
- 일과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추구한다.
- 합리적이고, 문제를 논리로 해결한다.
감정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의사 결정 시 자신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항을 고려한다. 사람을 존중하는 자신의 가치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리려고 하고, 사람들의 상황이나 특성을 고려하여 판단하거나 결정한다. 타인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에너지를 얻으며 칭찬할 내용을 탐색한다. 감정형은 조화를 추구하며 각 사람을 개성을 가진 유일한 인간으로 본다.
감정(F)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정서적으로 명료한 것을 추구한다.
- 공감적이다.
- 개인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 감성적인 것을 선호한다.
- 타인을 배려하려 노력한다.
- 모든 사람을 각기 다른 인격체로 공평하게 대하기를 원한다.
- 의사 결정 시, 가치를 고려하며 사적으로 관여한다.
- 주장에서 합의점을 찾으려 한다.
- 조화와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추구한다.
- 자신의 결정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
외부 세계 대처 방식: 판단(J)과 인식(P)
판단(Judging)-인식(Perceiving) 선호지표는 어떤 방식으로 외부 세계에 대처하는가를 드러낸다. 외부 세계에 대처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다.
판단을 선호하는 사람은 계획적이고 질서 정연한 방식으로 생활하며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자 한다. 판단형은 결정을 내리고 마무리를 지은 이후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를 바란다. 판단형 사람들은 구조적이고 조직적이며 안정된 삶을 선호한다. 계획과 일정은 매우 중요하며 일이 마무리되는 것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판단(J)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체계적이다.
- 계획적이다.
-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 삶을 조직화한다.
- 안정되고 정돈된 상태를 바란다.
- 목표와 결과를 좋아한다.
- 반복되는 일상 업무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 마감에 임박해서 처리할 때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한다.
- 마감일보다 여유 있게 완료하는 경향이 있다.
- 일이 확실하게 결정되기를 바란다.
인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외부 세계에서 유연하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생활하며 삶을 통제하기 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세부적인 계획과 최종 결정은 틀에 박힌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새로운 정보에 열려 있으며 마지막 순간에 결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지략을 발휘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인식(P)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경향성
- 유연하다.
- 즉흥적이고 자발적이다.
- 예상치 못한 상황을 즐긴다.
- 삶을 적응력 있게 받아들인다.
- 융통성 있고 개방적인 상태를 바란다.
-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한다.
- 반복되는 일상 업무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 임박착수의 압박을 느끼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 마감일에 완료한다.
- 일이 유연하게 진행되며 변화가 가능하기를 바란다.
MBTI가 말하는 여덟 가지 선호지표 개념 각각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신의 선호와 반대의 선호를 동등한 위치에서 수용하려는 관점이 동반될 때 비로소 MBTI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MBTI를 편 가르기 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외향은 ‘인싸’, 내향은 ‘아싸’, 감각은 숫자만 보는 사람, 직관은 뜬구름 잡는 사람, 사고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감정은 우유부단한 사람, 판단은 계획만 중요한 사람, 인식은 게으른 사람이라는 등의 표현이 넘쳐난다. 선호지표의 개별 특징과 개념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그들이 모두 가치중립적이라는 점이다. 대극은 반대말 개념이 아니다. 또한 한 개인이 반대 선호를 가진 사람에게서 경험했던 부정적 감정과 상황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진리가 되어서도 안 된다. 개인은 자신의 성격유형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타인의 성격유형도 수용하게 된다. 단순한 이치다.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나와 관계하는 타인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내가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동시에 내 주변의 타인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게 된다. MBTI의 8가지 선호지표는 하나의 렌즈일 뿐이다. 이 렌즈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본인의 몫이다.
E는 모두 같은 E일까?
가장 이상적이거나 완벽한 MBTI의 모습이 존재할까? 예를 들어, 이상적 외향, 혹은 완벽한 내향이 존재할까? MBTI는 이를 상정할 필요도 없고, 상상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이상적인’이라는 수식어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의 해석 과정이 동반되지 않을 시, 각종 오해가 생길 수 있다. MBTI 의 검사 결과에는 1부터 30까지의 선호 분명도 점수가 있다. 결과를 오해한다면 높은 지수가 우월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혹은 약간의 경향성을 모호하거나 불분명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심리검사는 팔, 다리 등에 골절상을 입어 찍는 X-ray나 미세한 차이를 더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찍는 MRI와는 다르다. MBTI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심리검사는 다양한 검사 문항에 대한 자신의 심리 상태를 보고한 자기 보고(self-reported)의 결과다. 심리검사에 반응한 것은 피검자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 검사 결과만으로 그것이 편안한 본연의 선호인지, 혹은 주변 환경에 맞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인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검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와 피검자 간의 해석과 상담이 중요한 이유다.
MBTI를 활용한 다양한 집단 프로그램 과정 중에는 동일 선호인 구성원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다. “저는 외향이지만 저 정도는 아닌데요?”가 그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저렇게까지 극단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이때 쓰이는 ‘극단적’이라는 표현은 객관적이지 않다. 타인과 경험했던 부정적인 상황과 감정이 만든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은 모두 스스로 상정한 선호지표에 대한 개념과 수준이 존재한다. 그러나 MBTI의 선호지표는 여러 세부 사항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외향을 선호하는 이들이 말과 행동을 잘한다고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을 잘한다는 특성만으로 외향 선호를 규정할 수는 없다.
MBTI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MBTI 기본형은 93개 문항으로 구성된 Form M 버전이다. Form M 버전에 다양한 문항을 추가하여 각 유형의 세부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개발된 버전이 있는데 144문항으로 구성된 Form Q 버전이다. Form Q 버전에서는 동일한 선호 내 사람들 간의 개인차를 선호지표별로 다섯 가지의 다면척도로 구분했다. 해당 다면척도는 각 선호지표의 세부적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