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튤립 버블의 재현


NFT는 미술 시장의 혁신인가, 잠깐의 투기 거품인가. 암호 화폐와 함께 가격의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NFT 아트 시장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 “NFT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투기가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놀랍지 않다.

혹자는 현 NFT 시장을 과거 튤립 버블(Tulip Bubble)에 비유한다. 튤립 버블은 근대 자본주의가 시작되던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이다. 당시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다국적 기업이던 동인도회사를 앞세워 경제 호황을 누렸다. 이때 인기를 끈 상품이 바로 갓 수입된 소수의 원예 식물, 튤립이다. 넘쳐나는 자산으로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던 자본가들에게, 이 신비한 튤립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상류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덕에 튤립의 가격이 급속도로 높아졌는데, 당시 튤립 한 송이의 값이 숙련된 장인의 1년 소득보다 높았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튤립 가격의 폭등에도 그 수요는 줄지 않았고, 오히려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심지어 꽃이 아직 피지 않았는데 개화 시점을 예상하고 특정 가격에 미리 거래하는 선물 거래까지 등장했다.

그렇게 멈출 것 같지 않던 튤립의 인기가 무너져 내린 것은 한순간이었다. 끝도 없이 치솟은 튤립의 가격에 구매자들이 사라진 것이다. 어느 순간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고 가격은 급락했다. 상인들의 피해를 시작으로 튤립에 투자했던 귀족들의 영지가 담보로 잡히며 네덜란드는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졌고, 결국 이웃 나라 영국에게 경제 대국의 자리를 빼앗기는 결과를 맞았다. 현재의 블록체인 시장이 이러한 튤립 버블의 재현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의 NFT 시장 과열, 정말 17세기 튤립 버블과 닮아 있을까?

현 블록체인 시장과 과거 튤립 버블의 공통점을 살펴보자. 우선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은 지속적으로 화폐를 찍어 냈고, 통화 유동성은 극대화됐다. 이와 반대로 상품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 이 시점에 투자자들의 자본은 상품으로 이동하게 된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자본이 튤립이라는 상품에 모여들었던 것처럼 지금은 디지털 자산으로 그 자본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튤립이 당시 네덜란드에 새롭게 수입된 상품이었던 것처럼 현재 암호 화폐와 NFT 또한 전례 없는 시장이다. 또 한편으로는 기성세대가 이미 잠식한 자본 시장과 달리, 암호 화폐는 신흥 세력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추측도 해 본다.

그러나 현 블록체인 시장과 과거의 튤립 버블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암호 화폐의 경우 튤립과 같은 소비재와 다르게 기술을 활용한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다. 또 순식간에 가격이 급락하며 시장이 무너진 튤립 버블과 달리, 블록체인 시장은 2009년 개발 이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관심은 2017년 암호 화폐의 기축 통화인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과 함께 급증한 후 다시 사그라드는 것 같았지만, 다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을 뿐 블록체인 시장은 계속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한국기술정보원은 2017년 201억 원 규모였던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에는 3562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한화로 11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또 최근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와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시장을 튤립 버블의 재현으로 해석하는 것은 기우인 듯하다.

 

2. 왜 초기 시장만 과열되는가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NFT 프로젝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그 지속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은 트렌디한 이미지를 챙기면서도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자 무작정 사업 진출을 선언하거나 NFT 작품을 급조해 시장에 선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크립토 펑크나 BAYC 같은 소수의 대형 프로젝트 외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린 NFT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기간에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는 보도는 많은 반면 후속 기사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그 증거다. 현 NFT 아트 시장이 잠깐의 화제가 되는 것 이상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와 지속성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적 원인은 무엇일까?

NFT 운영자들이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있어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많은 NFT 운영자가 블록체인이 출현한 배경과 산업 참여자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생태계에 뛰어든 탓에 작품 출시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현 NFT 시장은 제작 및 판매 등의 진입 단계에서만 과열을 겪는다.

이는 무엇보다 다양성의 부재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는 유사한 로드맵을 지닌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 중이거나 출시 예정인 NFT 프로젝트 대다수의 기획은 향후 메타버스로의 연결을 예견한다. 암호화가 가능한 메신저를 주로 사용하고 그들만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모습으로 하며, NFT를 에어 드랍(air drop, 작품을 무료 배포한다는 뜻의 NFT 시장 용어)하는 등 짧은 시간 내 인지도를 높이는 게릴라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처럼 개발 일정과 방향에 있어 주로 해외 마켓의 진행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신선함을 선사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한국 NFT 시장이 글로벌 흐름에서 한발 늦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컨대 2020년 10월 미국에서 미국 프로 농구(NBA)의 경기 장면을 NFT 카드로 판매하는 ‘NBA 탑 샷(NBA Top Shot)’이 인기를 끌자, 국내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골프, 야구 등의 인기 스포츠인의 NFT 제작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NBA 탑 샷의 경우 과거부터 존재했던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선수들의 종이 카드를 판매하고, 재거래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이 존재했기 때문에 NFT 시장에서의 성공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현상만 보고 그 형식을 따라 하는 것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 비슷한 예로 현재 NFT 시장에는 BAYC의 영향을 받은 동물 이미지의 PFP가 난무한다. 구도와 형태 그리고 제공하는 혜택까지 모두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처럼 현재 NFT 시장에 뛰어든 다수 국내 기업의 경우엔 국내 시장 풍토와 문화 그리고 고객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외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따라 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이에 현재 NFT 시장에 필요한 것은 바로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영단어 ‘Global’과 ‘Local’의 합성어) 경영 전략이다. 예컨대 각 국가에서만 통용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내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국내의 인터넷 공간에서 자주 쓰이는 이미지 파일이나 유행어를 사용하면 영화나 드라마 팬덤 같은 커뮤니티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이나 정체성과는 별개의 형식적인 접근도 좋다. 실물 기반의 산업과 접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비물질적인 NFT의 활용성에 대해 의문이 깊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실물 기반의 산업과 접촉하는 것이다. 시각 예술의 경우 오프라인 전시를 진행하며 NFT 보유자만 입장할 수 있게 운영하거나 보유자들에게만 특별 작품을 공개하는 등 보유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타깃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한국의 콘텐츠는 웹툰과 영상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NFT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장르만 약 7만 6000여 개로 세분화해 사용자들의 선호도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NFT 시장에서도 이처럼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시급하다.

NFT 거래는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인 이더리움 암호 화폐를 사용해 경매를 통해 이뤄진다. 이때 필요한 암호 화폐를 발행하는 채굴 과정과 NFT를 민팅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 가스과 탄소가 배출되며 전력을 소모한다. 즉 NFT 생산은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이와 더불어 2017년 5월에 시작된 그래픽 카드 대란도 문제가 됐다. 암호 화폐에 대한 관심의 급증으로 인해 암호 화폐 채굴을 위해 사용되는 그래픽카드를 사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전 세계적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그래픽 카드는 게임, 음악 다운로드, 작업 또는 인터넷 서핑과 같은 활동에 사용되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가 수급되지 않을 경우 PC 생산 등 여러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픽 카드 대란이 마무리가 된 이후에도 문제는 발생한다. 암호 화폐 열풍이 잠잠해지고 채굴꾼들이 사용했던 그래픽 카드들이 중고 시장에 나오게 됐는데, 이 중고품들은 채굴을 위해 24시간 사용된 탓에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 어려웠다. 중고 그래픽 카드를 재포장하여 신제품인 것처럼 속여 거래하는 중고 시장은 구매자의 피해를 낳을 뿐 아니라 그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이처럼 NFT 시장은 기술과 예술이 결합해 형성됐기에 그 부작용 역시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관련 산업 및 직군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NFT 시장 전체가 단순 투기 현상으로 왜곡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다. NFT 시장에서 문제가 생길 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적 그리고 윤리적 여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3.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실 세계에서 미술품 거래는 제작부터 전시, 작품의 이동과 설치까지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한다. 반면 NFT 아트 시장에는 이러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공유 절차도 매우 간단하다. 이러한 NFT 공급의 용이함에 힘입어 개인과 기업은 앞다투어 NFT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또 가상 부동산과 게임 아이템뿐만 아니라 이제는 현실의 상품을 NFT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최근 멤버십 회원권을 NFT로 만들어 판매했는데, 자사의 대표 캐릭터인 하얀 곰 ‘푸빌라’ 이미지를 활용해 PFP를 만든 것이 인기를 끌며 초기 생산량 1만 개를 완판했다.

이처럼 공급이 증가하자 NFT 아트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런 시장 정체기에도 공급자들은 계속해서 다양성 없이 획일화된 NFT PFP를 발행하고 있다. 이는 또다시 NFT 가격을 저하하고 공급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의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NFT를 발행하고 판매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저렴해진 NFT 작품을 경험 삼아 구매해 보는 개인이 많아졌다. 이들은 소장과 투자의 관점으로 NFT를 사지 않는다.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 정도로 몸집을 키운 NFT 시장의 흐름을 읽고자 NFT를 구매한다. 반대로 수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NFT 작품을 구매하는 투자자들도 존재한다. 전문 투자자는 아니지만 NFT를 통해 게임 내 재화를 코인으로 바꿔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을 플레이하며 돈을 버는 것) 서비스를 즐기는 이들 또한 NFT로 발행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다. 마지막으로 NFT 콘텐츠에 매력을 느껴 구매하는 팬들, 그리고 NFT 산업의 부흥을 위해 자전 거래를 일삼는 이들이 있다. 과거 최저 신용에 내몰렸거나 공평하지 않은 현실의 제도권 편입에 어려움을 느끼며, 기존의 제도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던 이들이다. 이들은 이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정과 평등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NFT 산업 자체를 부흥시키기 위해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다.

언뜻 보면 NFT 작품의 수요와 공급은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사실이다. 다만 NFT 시장에는 기존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으며 그 구조 또한 다르다. 우선 NFT 시장에는 ‘평균’이라는 데이터의 함정이 존재한다. NFT 작품의 구체적인 판매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NFT는 아트와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작과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논펀지블닷컴(Non-Fungible.com)과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보고서를 제외한 언론 보도는 영역 구분 없이 전체 NFT 판매액과 거래량만을 언급하고 있다. 만약 열 개의 NFT 아트 작품이 평균 1억 원에 판매됐다고 해도 이는 평균치일 뿐, 판매되지 않은 혹은 소액에 거래된 작품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NFT 거래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지갑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된다. 하지만 블록체인 지갑은 이용자 한 명이 여러 개의 지갑을 생성할 수 있는 구조다. 즉 시장 참여자가 증가한 것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뉴스를 통해 익히 들어온 크립토 펑크나 BAYC 같은 대형 프로젝트 외에는 NFT 아트를 통해 뚜렷한 수익 창출은 어렵다는 것이다. 체이널리시스가 세계 최대 NFT 마켓 오픈씨를 분석한 결과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모든 NFT 거래에선 수수료 개념의 ‘가스비(Gas fee)’가 발생한다. 가스비는 블록체인상에서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일종의 경비로, 데이터를 옮길 때 채굴자들에게 지불하는 계산 노동의 보상이다. 바로 여기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도, NFT 구매를 위한 단계를 진행했다면 수수료인 가스비는 지불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2021년 9월, NFT 프로젝트 더 세븐즈(The Sevens)는 단 한 시간 만에 각기 다른 7000개로 구성된 NFT를 완판했다. 그러나 그중 총 2만 6000건 이상의 거래가 실패했다. 가스비, 즉 수수료 한도를 낮게 설정한 경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NFT의 기축 통화 격인 이더리움은 사용자가 많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리다. 가스비 역시 거래량에 비례해 비싸지게 된다. 7000개의 거래 중에서도 가스비가 높은 순서부터 체결되고, 가스비가 낮은 거래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즉 어떤 NFT 작품이 완판됐다고 해서 그중 모든 거래가 실제로 성사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더 세븐즈처럼 수요가 높은 NFT의 경우, 일시적으로 네트워크가 과부하 상태가 될 때 낮은 수수료로 거래를 시도하면 실패 확률이 더욱 높다. 결과적으로 더 세븐즈 거래는 약 4억 원의 가스비를 발생시켰고, 누군가는 NFT를 구입하지 못하고 가스비만 지불한 셈이 됐다.

이에 등장한 것이 자동 구매 예약 개념이다. 전 세계에서 동시 거래가 가능한 NFT는 협정 세계시(UTC, Universal Time Coordinated)에 이루어지는데,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혹은 성공적인 민팅을 위해 미리 구매 예약을 걸어 놓을 수 있다. 민팅(Minting)은 NFT를 발행하는 것으로 그림, 영상 등의 디지털 자산의 NFT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구매 예약이 실패할 경우에도 거래가 자동으로 계속 시도되며 가스비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의 NFT는 이더리움으로 거래되고 가스비 역시 이더리움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현재 1ETH는 약 350만 원 정도로 개인이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더리움의 가격이 상승하며 수수료 부담을 느낀 이들은 아예 거래를 멈추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반면, 큰 자본을 가진 이들은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며 고품질의 NFT를 획득하고 있다. 이처럼 가스비의 부작용은 NFT 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4. 암호화폐 초양극화 시대


암호 화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데이터 독식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암호 화폐 시장의 확대 또한 소수 세력의 독점 때문이라는 자산 버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버블이 한꺼번에 터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고가 NFT 작품의 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암호 화폐의 기축 통화 격인 이더리움은 1억 1618만 개, 비트코인은 1886만 개가 유통되고 있다. 대부분의 코인은 희소성이 가격을 결정한다. 발행된 코인을 소각, 즉 삭제하며 그 가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더리움이 엄청난 유통 물량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각종 코인의 모체가 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2014년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암호 화폐이지만 그 기능이 송금에 제한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거래 시 다양한 조건을 붙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덕분에 각 디지털 자산에 맞는 거래 조건 제시, 전자 투표 등 다양한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이더리움은 부동산 계약, 공증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자동으로 체결하고 이행하는 역할을 하며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한 가치와 사용처 없이 우후죽순으로 여러 코인이 생겨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 외 후발 암호 화폐를 지칭하는 알트코인[1] 중 가격이 상승한 일부 코인의 이야기다. 특별한 가치나 기획 없이 탄생한 코인은 트렌드가 지나면 그 가격을 지탱할 만한 실질적 성과를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상승 폭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것이다. 즉 암호 화폐 시장은 두 부류로 양극화될 것이다. 하나는 오프라인에서 사용처를 확보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종류고, 다른 하나는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은 코인이다.

그러나 초양극화 시장의 NFT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NFT의 초양극화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공급이 쏘아 올린 양극화는 오히려 시장의 성장을 알리는 단초가 된다. 예를 들어 대량 생산을 통해 공급이 많아지면 관련 기업들은 가격 경쟁 또는 디자인의 차별화 등을 꾀하며 서열을 만들어낸다. 다시 말해 ‘소품종 대량 생산’이 전문화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이어지며 시장이 다양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즉 물건이 없으면 오히려 평준화가 된다. 공급이 많아야 잉여가 생기고, 서열이 형성된다. NFT 역시 다양한 종류가 등락을 반복하며 그 사이에서 경쟁을 통해 확립되는 시장의 질서를 바탕으로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다. 현재 NFT 시장에서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은 성장의 한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5. 문제적 트래블룰


게임과 패션, 금융 및 의료계까지 수많은 기업이 NF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NFT 서비스와 프로젝트가 상용화될 거란 기대감에 코인의 가격은 상승했다. 하지만 NFT가 일상에서 실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준비가 필요하다.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소비자는 실망했고, 이에 코인의 가격은 다시 급락하고 있다.

논펀지블닷컴은 NFT 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보여 주는 지표인 전자 지갑의 개수가 2021년 11월 11만 9000개에서 2022년 4월 말 기준 1만 4000개로 88퍼센트 감소했다고 전했다. 구매자 심리가 위축되어 NFT 거래량이 저하되고, 시장이 정체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과 NFT의 유동성이 저하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자. 2022년 3월, ‘트래블룰Travel Rule’, 일명 ‘코인 실명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트래블룰은 암호 화폐 시장에서 100만 원 이상의 코인을 거래할 시, 거래자의 신원 정보를 금융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FATF)가 기존 금융권에서 자금 세탁을 방지하고자 도입한 제도에서 차용한 것으로, 영토 내 모든 가상 자산 사업자에게 일제히 적용되는 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트래블룰 도입 이전에는 최초 원화 입금 시 72시간 동안 디지털 자산 출금이 제한됐으며, 두 번째 원화 입금 건부터는 24시간 지연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트래블룰 시행 이후 상장 재단 혹은 투자자가 상장 전후로 기준 유통량 이상의 자산을 입금하면 코인 거래가 제한되며, 다시 거래하기 위해선 소유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서류로 출처를 증명해야만 한다. 더불어 거래소 간의 자산 이동이 일시 중단되기도 한다. 

사용자가 이러한 불편함을 겪게 된 것뿐 아니라, 실제 트래블룰을 감행한 국가는 한국이 최초라는 점도 비판받는다. 글로벌 경제가 블록체인 산업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암호 화폐를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표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도입한 법이라는 것이다. FATF가 트래블룰 시행을 권고했던 2019년 6월, 블록체인으로 수신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블록체인 협회로 구성된 V20(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s Summit, 암호 화폐 국제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의 블록 체인 협회가 함께하는 회의)는 트래블룰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FATF는 2021년 국가 내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정안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기술의 변화는 반영하지 못했다. 

예컨대 트래블룰 시행 이전에는 큰 금액을 부과되는 수수료는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트래블룰 도입 이후 투자자는 큰 금액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소액으로 나누어 이동시켜야 하게 됐으며, 매번 발생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암호 화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트래블룰 도입 후 본인 확인 절차가 추가되어 기존 거래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 데다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간 입출금의 경우 전송이 오래 걸려 그 사이 시세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것도 문제가 됐다.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용된 무리한 규제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한 것이다.

또한 거래소 간 연동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암호 화폐 거래소들의 각기 다른 정책으로 인해 거래소 간의 직접적인 입출금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으나 거래소 직원들조차 해당 제도에 익숙지 않아 원활히 응대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혼란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암호 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몫이었으며,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피하고자 트래블룰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까지 거래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트래블룰의 순기능이 기대된다.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개인 혹은 팀이 만든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여럿 존재하는 파편적인 형태다. 그러나 트래블룰의 시행으로 여러 거래소가 서로 연동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며 다양한 주체와 협력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입금 실수로 암호 화폐를 어디로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다. 트래블룰의 실효성 있는 표준안이 나온다면 국내 시장에서 암호 화폐와 NFT의 유동성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 어떤 이유로 NFT 시장의 유동성이 저하된 것일까? 해외에서 국내보다 다양한 NFT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 및 마케팅 등의 로드맵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예컨대 2021년 3월, 새로움이 없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지루해하던 와중에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가 2006년 3월에 쓴 첫 트윗이 NFT로 등장했다. 이 NFT는 밸류에이블즈(Valuables)에서 290만 달러, 한화로 35억 원에 거래됐다. 구매자는 블록체인 기업 브릿지오라클(Bridge Oracle)의 최고 경영자 시나 에스타비(Sina Estavi)였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올해 4월 13일, 에스타비가 오픈씨에 해당 NFT를 거래 등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4월 23일 기준 입찰 최고가는 3만 436달러, 한화 3785만 원이었다. 거의 100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2020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NFT 거래액은 2022년 들어 판매량, 구매자, 판매자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투자자들은 NFT를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바라보며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질 낮은 작품을 생산하거나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NFT를 발행하는 주체들을 면밀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즉 컬렉터와 유저들은 NFT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의 진정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시장 초기 기대감으로 NFT 작품의 가격이 쉽게 상승하던 분위기와 달리 이제는 NFT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NFT 프로젝트의 운영자들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NFT가 소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기능과 용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탐구하고 있다.

 

6. 블록체인은 정말 안전한가


가격 변동성과 사용처 제한, 낮은 활용도 등 NFT 업계가 풀어 갈 숙제는 여전히 많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험은 바로 기술적인 문제다. 미저작권자의 NFT가 이슈가 된 것은 누구나 작품을 다운 받을 수 있다는 NFT의 특성 때문이다. 이를 규제하거나 검열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그저 개인 구매자가 자신이 사고 싶은 NFT 작품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철저하게 확인하는 것만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다. 번거롭지만 개인이 구매를 희망하는 NFT 프로젝트나 아티스트의 공식 계정을 찾아 원작에 대해 문의하고, 전자 지갑의 주소를 확인한다면 모작 NFT를 걸러 낼 수 있다.

NFT의 불변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NFT를 거래하는 많은 사용자들은 NFT가 블록체인에 저장돼 불변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저장 가능한 정보의 크기는 NFT 발행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이더리움 기준 30킬로바이트로, 거래 정보나 텍스트를 담을 수 있는 정도다. 따라서 NFT 아트를 구입할 시 감상할 수 있는 그림과 영상 등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등록되지 않으며, 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할 경우 높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네트워크에 기록을 원하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처리해야 할 거래량이 늘어나 거래 인증의 처리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거래 효율이 낮아진다.

이 같은 이유로 NFT 거래 기록만큼은 블록체인에 저장되지만, 작품의 이미지 혹은 영상과 같은 디지털 파일은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라 불리는 분산 파일 시스템에 저장된다. IPFS은 파일이나 앱 같은 콘텐츠를 컴퓨터의 분산 네트워크에 저장하는 서비스로, 파일의 정보를 링크를 통해 보여 주는 방식이다. IPFS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진 않지만 블록체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 또 IPFS는 파일의 새 버전을 추가하고, 이전 파일에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전체 기록을 유지·관리할 수 있다.

문제는 해킹이다. IPFS는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해킹 공격에 의해 그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따라서 NFT 거래 시 디지털 파일 원본이 안전한 곳에 저장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NFT를 구매한 플랫폼 내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개인이 외장 하드나 USB에 별도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보안 문제로 블록체인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사례는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다. 스타 개발자이자 프로그래밍 교육 단체인 ‘멋쟁이 사자처럼’을 이끄는 이두희 대표의 PFP 프로젝트 ‘메타콩즈’ 역시 보안에 대한 이슈를 피해 가지 못했다. 2022년 4월 메타콩즈의 디스코드(Discord, 유저 사이의 음성, 텍스트, 영상 공유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관리자 권한이 탈취되는 일이 발생했다. 79명의 유저가 총 11.9 ETH, 우리 돈으로 4500만 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해외에서 디스코드를 통해 메타콩즈 측에 협력 제안을 했고, 관리자가 해당 DM(Direct message)의 링크를 누르자 메타콩즈 디스코드 채널에 관리자 권한을 가진 봇(BOT)이 설치됐다. 권한이 부여된 봇은 메타콩즈 채널에 거짓 공지를 올리고 사용자들에게 가짜 NFT를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이상한 움직임을 확인한 메타콩즈 팀은 외부 봇의 정보를 모두 삭제했고, 공식 트위터에 사과 글을 올려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24시간 이내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전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시장을 규제하는 주체 없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NFT 세계에 친숙한 이들조차도 피해 가기 어려운 다양한 유형의 사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러그풀(Rug Pull)이라 불리는 유형이 있다. 러그풀은 양탄자를 잡아당겨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을 쓰러트리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로, 블록체인 시장에서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하며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기를 뜻한다. 국내에서 러그풀이 검거된 사례로는 클레이튼 기반 한국형 NFT 프로젝트 ‘캣슬(Catsle)’이 있다. 지난해 11월, 캣슬은 총 1만 마리의 각기 다른 고양이 캐릭터 PEP NFT를 선보였고 출시 21시간 만에 1차 사전 판매량을 완판하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출시 5일 만에 오픈씨 클레이튼 기반 NFT 순위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1월 21일 새벽 캣슬 운영자는 커뮤니티 오픈 카톡방을 통해 “메인 계정이 해킹 당해 더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오픈 카톡방과 트위터를 비롯해 모든 커뮤니티를 폐쇄한 뒤 종적을 감췄다.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아홉 명으로부터 이들이 취득한 돈은 무려 2억 1000만 원 상당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캣슬 NFT 보유자는 총 300명이 넘었기에 실제 피해 규모는 그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NFT 프로젝트를 사칭하는 유형도 있다. 특히 오픈씨에 자주 등장하는 유형으로, 오픈씨 공식 프로젝트와 동일한 이름 및 내용으로 모작을 등록해 거짓 구매를 유도한다. 프로젝트 운영자를 사칭하기도 한다. 특정 NFT의 운영자인 척 구매자에게 연락해, 전자 지갑의 보안 문구를 요구하는 것이다. 최근엔 이벤트 당첨을 미끼로 한 해킹도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으로 토큰이나 코인 그리고 NFT를 무료로 에어 드랍해 준다고 접근해 이벤트 당첨 안내 링크를 보내고, 사용자가 이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전자 지갑의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에어 드랍을 통해 무료 NFT를 지급하는 것도 비슷한 방식이다. 무심코 받은 NFT에 악성 코드가 숨어 있어, 사용자의 핸드폰에 저장돼 있던 전자 지갑을 해킹해 가기도 한다.

직접 피싱 사이트를 제작하는 이들도 있다. 공식 사이트와 동일하게 가짜 사이트를 제작한 뒤, 사람들을 유입시키고 가짜 정보를 퍼트려 NFT 구매를 유도한다. 이런 피싱 사이트는 공식 사이트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돼 많은 사용자가 속을뿐더러 NFT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빼앗기는 일도 빈번히 일어난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사기가 난무하는 현재, 이를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NFT를 발행자가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와 디스코드, 텔레그램(Telegram)의 커뮤니티 링크만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피싱 사이트가 난무하며, 때때로 공식 커뮤니티에서 제공한 링크가 해킹을 당해 다른 컬렉션으로 유도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NFT 구매 시 공식 사이트에서 NFT를 제작한 숫자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NFT 구매자의 수와 거래량 등 정량적인 지표 또한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는 ‘스캠 어드바이저(ScamAdviser)’, ‘트렌드 마이크로 체크(Trend Micro Chec)’ 등 피싱 사이트를 검열해 주는 프로그램도 생겼다. 스캠 어드바이저에 접속해 스캠(scam,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잠적하는 행위)으로 의심되는 도메인 주소를 입력 후 ‘Check it now’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도메인의 사용자 평가 점수가 나온다. 해당 점수를 통해 사이트 운영자의 정체와 도메인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어느 국가에서 운영되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이처럼 외부에서 NFT 아트의 거래 금액, 시장 규모와 같은 화려한 외피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그 피해 규모에 대해선 거의 다뤄지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아직 NFT 시장엔 규제 및 검열의 체계가 명확하지 않기에, 피해가 발생할 시 모두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시장이 확장되며 사기 유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신종 수법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기에 구매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NFT 시장에 다수의 참여자가 모여들며 낮은 품질의 NFT를 생산하는 행태도 나타났는데, 이는 NFT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를 저하한다. 기존 법령에 의한 규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NFT라는 새로운 개념에 적합한 법령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다.
[1]
얼터너티브 코인(alternative coin)의 약자로, 비트코인을 대체하고자 등장한 대안 암호 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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