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웹툰: 국내 웹툰 시장 규모가 올해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지만, 선정성과 여성 혐오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 웹툰 작가 기안84가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이 문제가 됐다. 무능한 여성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맺고 정직원에 채용된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여성 혐오 지적이 일자 작가는 해당 장면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냈다.
- ‘헬퍼2: 킬베로스’도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 웹툰에는 강간, 불법 촬영, 아동 성 착취 장면이 예사로 등장한다. 18세 등급임을 감안해도 참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작가는 사과문을 내고 휴재를 선언했다.
- 작가들의 사과로 논란이 가라앉는 듯했지만, 주호민의 발언이 불을 다시 지폈다.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자인 웹툰 작가 주호민은 “과거에는 국가가 검열을 했지만 이제는 시민이 한다.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이번 논란을 단순히 일부 작가의 문제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웹툰의 위상이 커진 만큼 웹툰 내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에 대한 공론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 현재 웹툰은 국가의 검열을 받지 않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만화가협회에 웹툰 규제를 맡겨 왔다. 협회 내 심의 기구가 자율적으로 웹툰을 조사해서 문제가 있을 경우 내용 수정 등 권고 조치를 내리지만 강제성은 없다.
- 이번에 문제가 된 작품과 작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가 혐오할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차별과 혐오 문제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한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헬퍼2: 킬베로스’의 경우 애초 18세 등급이라 문제될 것이 없고, 만화는 만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외부에서 작품에 개입한다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던 군사 독재 시절의 검열과 다를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뉴욕대 로스쿨에서 법·정치철학을 가르치는 제러미 월드론은 말할 권리가 있다면 막을 권리도 있다고
주장한다. 혐오 표현을 규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표현의 자유가 한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을 공격하고, 공공의 선(善)을 파괴한다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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