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돈이 몰리는 나라: 세계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는 마이너스 4.3퍼센트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2.5퍼센트 수준의 성장률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 지난해 1~11월 대만에서 거주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79만 240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의 75만여 명, 2019년의 78만여 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기업인 체류 허가는 지난해 10월까지 820건이었다. 2019년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과 비자 발급 규정 완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대만은 2018년 ‘골드 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기술, 금융, 예술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을 투자하면, 비자 발급과 취업 허가에 혜택을 준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데이비드 창은 “전에는 대만을 모르던 외국인들이 장기 거주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피난처: 대만 인구는 2400만 명이다. 당국 집계를 보면, 14일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842명, 사망자는 7명에
불과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코로나19를 잘 극복한 나라로 대만과 뉴질랜드를 꼽고, ‘올해의 국가’ 후보에
올렸다.
- 당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초, 해외 입국을 전면 차단했다. 마스크 재고를 늘리고, 마스크 실명제를 시행했다.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약국에서 받을 수 있도록 IT 기업들과 협업한 앱도 만들어 제공했다.
- 그 중심에는 올해 마흔 살의 오드리 탕 디지털 총무 정무위원이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격이다. 탕은 여러 인터뷰에서 2003년 사스(SARS)의 끔찍한 고통을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말했다.
- 탕이 강조하는 것은 투명한 정보 공유와 국민 소통이다. 그는 “정부 정책은 급진적일 정도로 투명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국민을 신뢰하고, 그들이 직접 사회적 개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며 “국민을 믿으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향상된다”고 말한다.
민주적 방역은 가능하다: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방역 정책에는 권위주의 통치가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만의 사례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민의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방역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대만이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통과 이동,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