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 동맹: 홍콩, 대만과 태국의 민주주의 활동가들은 세 지역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 밀크티에서 이름을 딴 ‘밀크티 동맹(#MilkTeaAllianc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뮬란〉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 홍콩의 운동가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디즈니가 베이징에 굽신거리고 있고, 주인공 류이페이가 공개적으로 자랑스럽게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했기 때문에 인권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뮬란〉의 보이콧을 촉구한다”고 썼다.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 류이페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뮬란〉에 출연하는 배우 전쯔단도 지난 7월 페이스북에 “영국의 식민지 지배 종식, 홍콩 중국 반환 23주년 기념”이라는 글을 써서 파문이 일었다.
- 영화의 일부 장면이 중국 정부가 탄압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됐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뮬란〉 제작진이 엔딩 크레딧에서 촬영 협조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한 신장 지역 정부 기관은 위구르족 100만 명을 감금, 탄압한 보안 기관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할리우드: 핵심 소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 콘텐츠업계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콘텐츠의 메카 할리우드도 예외는 아니다.
- 다양한 작품으로 세계 각국의 반인권적 상황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환기해 온 할리우드는 중국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중국 정부 또는 중국이 ‘악당’으로 묘사된 할리우드 영화는 1997년작 〈티벳에서의 7년〉 이후 없었다. 당시 제작사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는 5년간 중국 판매 금지 조치를 당했다.
- 2015년에는 할리우드가 지나치게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는 미국 의회의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진출 과정에서 검열을 피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이나 중국인을 악당으로 묘사하는 등의 내용을 생략하면서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다.
영화는 영화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는 4일부터 추가 비용 29.99달러에 〈뮬란〉을 공개하고 있다. ‘뮬란 효과’로 9월 첫 주 디즈니플러스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 대비 68퍼센트 증가한 89만 건에
달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뮬란〉 홍보 게시물이 조회수 4억 1000만 건을 기록하면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액션과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에 대한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홍콩과 대만의 운동가들은 한계를 넘어 자유를 위해 싸운 뮬란에 공감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싸우고 있는 ‘진짜 뮬란’을 응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