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영끌’: 저금리에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로 투자 자금은 IPO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서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의 종전 기록을 두 달 만에 깼다. SK바이오팜이 제일모직의 기록을 깨는 데 6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IPO 시장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 SK바이오팜은 7월 상장 당시 공모가 4만 9000원으로 시작해 2일 종가 18만 1500원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자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거두고 퇴사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 공모주 청약은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주식을 나누는 안분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쟁률이 100 대 1이라면, 1000주를 청약하고 그만큼의 자금을 증거금으로 입금해도 경쟁률로 나눠 10주만 받게 되는 것이다. 1500 대 1이 넘는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률로 계산해 보면, 공모가 2만 4000원 기준 1500주 가격인 3600만 원을 내면 1주를 받을 수 있다.
- 결국 ‘영끌’을 해도 큰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 1억을 투자해 3~4주를 배정받으면,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 2배 이상을 기록해도 수익은 10만 원에 못 미칠 수 있다. 현금 수십억 원을 융통할 수 있는 자산가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다.
배분에서 추첨으로?: 금융 당국은 공모주 청약 방식을 추첨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는 증권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청약 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안으로는 복수 계좌 청약 금지와 추첨제가 거론되고 있다. 자산가가 주식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거금을 투입하는 것을 막고 소액 투자자도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의 원리가 아닌 운으로 수익을 얻게 하는 것은 복권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개인 배정 물량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현행 제도는 IPO 시 주식의 최소 20퍼센트를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망: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난 유동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IPO는 현금을 확보하기 좋은 수단이 됐다. 하반기에는 아이돌 그룹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 기술 기업 바이브소프트, 제약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주요 기업들이 IPO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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