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정치
이스라엘의 총선, 총선, 총선, 총선?
오늘은 4년에 한 번 있는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선 1년 사이에 총선을 세 번이나 치렀다. 네 번째 총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또 총선이 열린다.

핵심 요약: 이스라엘에서 연립 정부가 없는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과 9월, 올해 3월 총선을 치렀지만 원내 1당과 2당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수요일 자정까지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다시 총선이 열린다.
이스라엘의 정치 제도: 이스라엘은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총리가 국정 전반을 담당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그러나 1948년 건국 이래 단독으로 과반을 넘긴 정당이 없다. 그래서 정치 이념이나 노선이 비슷한 정당끼리 연합해 연립 정부(연정)를 꾸려 왔다.
  • 과반 정당이 없으면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전체 의석 120석 중 61석 이상을 확보하면 연정이 구성된다. 총리 후보자가 정해진 기한 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에게 구성 권한이 넘어간다.

정당 구도: 이스라엘 정치권은 현 집권당인 보수 성향의 리쿠드당과 중도 성향의 청백당이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군소 정당들은 이들과 연합해 연정을 꾸린다.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년간 집권 중인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청백당은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창당했고 베니 간츠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연정 구성: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동안 연정 구성에 번번이 실패해 총선을 세 번 치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정 구성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 2019년 4월 총선에서 보수 정당 연합은 전체 120석 중 65석을 차지했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이 확실시됐지만 병역법이 걸림돌이었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가 있지만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는 병역이 면제된다. 베이테누당(5석)이 병역 면제에 반대하며 연정 불참을 선언했다. 보수 연합은 과반 의석에 1석이 모자랐다.
  • 2019년 9월 다시 열린 총선에서 청백당이 33석, 리쿠드당이 32석을 얻었다. 보수 진영과 중도·좌파 진영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이념이 다른 두 정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이었다. 네타냐후는 청백당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청백당 대표는 리쿠드당과의 연정은 가능해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와는 함께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 2020년 3월 3차 총선이 열린다. 리쿠드당은 36석, 청백당은 33석을 얻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각 당 지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청백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다. 청백당 대표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네타냐후와 연정 협의를 시작한다. 총리직 교대 수행에 합의하며 연정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당 안팎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한다.
  • 당초 청백당 대표에게 주어진 연정 구성 시한은 지난 월요일 자정까지였다. 그러나 청백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시한을 이틀 연장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수요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통령은 연정 구성 권한을 의회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망: 연정 구성 권한이 의회로 넘어오면 의회는 전체 의원 120명 중 61명 이상이 지지하는 의원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다. 의회가 21일 안에 후보를 지명하지 못하면 의회는 해산되고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또다시 투표소로 향하게 된다. 1년여 만에 네 번째 총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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