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최약체: 한화 이글스는 현저히 떨어지는 경기력과 장기간의 부진으로 1980년대의 삼미 슈퍼스타즈와 비견되고 있다.
- 한화는 12일 35년간 이어진 삼미의 최다 연패 기록 18연패와 동일한 기록을 세웠다. 두 팀의 연패 기간 타율과 득점은 거의 같다. 타율은 삼미가 0.200, 한화가 0.206이었고, 득점은 삼미가 44점, 한화가 43점이었다.
- 1986년 창단한 한화는 2008년까지 우승 1회, 준우승 5회를 차지하면서 선전했다. 그러나 2009년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암흑기를 걸었다. 2010년, 2012년, 2013년, 2014년 최하위를 기록했고, 지난 10년간 감독만 네 번 교체됐다. 2018년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2017년까지의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기록은 리그 사상 최장기다.
- 한화가 배출한 마지막 신인왕은 메이저리그 토론토블루제이스의 류현진(2006년)이다. 신진 선수가 육성되지 않으면서 팀이 정체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400만 명 몰린 역사적 경기: 연패 기록이 달린 14일 경기를 중계한 포털 사이트에는 누적 400만 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 2000년대 중반 이후 하위권을 맴돌았던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보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패배의 고통에도 마음을 내려놓고 팀을 응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 열혈 팬들은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장 인근의 보문산 정상에서 깃발을 흔들고, 구장 앞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다른 구단 팬들도 한화를 응원하면서 연패 탈출을 기뻐했다.
중고 신인의 끝내기: 한화를 연패의 늪에서 구한 중고 신인 노태형은 이날 승리를 이끈 결승타로 1군 첫 타점을
기록했다.
- 노태형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104번째, 1차 지명과 우선 지명까지 합해 전체 116번째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그해 프로 팀 지명 선수는 총 117명이었다.
- 입단 후에는 2군에서만 뛰다 2017년 강원도 홍천 11사단에 입대해 복무했다. 군 간부들에게 부탁해 틈틈이 야구 훈련을 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 노태형은 마지막 타석에 서면서 “팬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9승: 한화는 극적으로 연패의 늪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올 시즌 9승에 그치고 있다. 1위인 NC가 26승 9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10승 이상을 올리지 못한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 구단은 연패를 끊은 후 공식 사과문을 내고 빠른 시일 내에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6일부터는 리드 선두권의 NC, LG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연승을 이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