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은 방패가 아닙니다: 코르테즈는 성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남성들의 ‘핑계’와 ‘변명’을 꼬집었다.
- 지난 20일 국회 의사당 앞에서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의원이 범죄가 늘어난 원인에 실업과 빈곤층 급증이 있을 것이라는 코르테즈에게 성차별적인 욕설을 했다. 요호는 이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나도 딸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 코르테즈는 의회 연설에서 “딸이 있다고 해서 좋은 남성이 되는 건 아니다. 사람을 존중할 때 좋은 남성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편없는 행동을 변명하기 위해 여성, 아내, 딸을 방패 삼는 것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또 “나 또한 누군가의 딸이다.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내가 무례한 일을 겪은 것을 보지 못했지만, 부모님께 내가 남성들의 모욕을 그냥 넘기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았다는 걸 보여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 그는 또 과거 식당, 지하철, 거리에서 성차별 발언을 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번 일이 “새롭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문제라고 덧붙였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권력 구조로 뒷받침되는 문화”가 됐고, 특히 국민을 대변하는 의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OC 신드롬: 남미 이민자 2세인 코르테즈는 2018년 29살의 나이로 의회에
입성했다. 이니셜인 ‘AOC’로 불리는 그는 극적인 선거 승리와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 ‘변화의 정치’를 강조한 그는 10선의 백인 남성 현역 의원, 조 크로울리를 꺾고 2018년 중간 선거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선출됐다. CNN은 “올해 정치 시즌 가장 충격적인 결과”라고 했고, 《타임》은 “코르테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내 가장 훌륭한 이야기꾼”이라고 평했다.
- 여성, 유색 인종, 노동자. 코르테즈가 말하는 자신의 정체성이다. 그는 바텐더로 일하면서 미국 민주 사회주의자 단체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건강 보험 확대, 부유세 신설, 대학 무상 등록금 도입 등 진보적 개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 코르테즈는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아이돌’이다. 코르테즈의 트위터 팔로워는 780만여 명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보다 많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도 SNS로 맞대응한다. 음식을 요리하며 실시간으로 정치 질문에 답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도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정치의 변화: 《뉴욕타임스》는 과거 많은 여성 정치인이 평판에 해가 될까 봐 모욕을 참아야 했다며, 코르테즈의 연설은 ‘정치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코르테즈는 요호 의원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권력과 성차별의 뿌리 깊은 연대에 맞서 오랜 침묵에 균열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