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익스플로러: 1995년에 출시된 IE는 한때 웹 브라우저의 대명사였다. 파란색 로고 ‘e’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특정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인터넷 그 자체로 여겨졌다.
-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당시 웹 브라우저의 표준은 넷스케이프였다. 1995년 MS는 넷스케이프의 기능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IE를 내놓는다. 출시 초기에는 넷스케이프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 그러나 MS는 운영 체제(OS)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1996년부터 ‘윈도우95’와 IE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면서 넷스케이프를 밀어내고 1위 브라우저가 된다. 2000년대 초반 IE의 시장 점유율은 95퍼센트에 달했다.
- 2008년 구글이 크롬을 내놓으면서 시장 판세가 바뀌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iOS와 안드로이드의 브라우저도 인기를 얻는다. 2012년 IE는 시장 점유율에서 크롬에 역전을 당한다. 그 뒤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는다.
- 2019년 IE의 점유율은 1퍼센트대로 떨어졌다. 결국 MS는 M365, 팀즈처럼 IE에서 지원하던 서비스를 내년 8월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사실상 퇴출 수순이다. MS는 구글의 오픈소스인 크로미움을 활용한 신형 브라우저 ‘엣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크롬 천하: 웹 브라우저 시장은 넷스케이프(1995~1997년), IE(1998~2011년)를 거쳐 2012년부터 크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크롬은 빠른 속도, 구글 서비스 연동, PC와 모바일 동기화, 확장 기능 등의 장점으로 출시 4년 만에 1위 브라우저가 됐다.
- 2020년 7월 기준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크롬(65.9퍼센트)이 단연 1위다. 사파리(16.7퍼센트), 파이어폭스(4.3퍼센트), 삼성 인터넷(3.4퍼센트), 오페라(2.1퍼센트)가 뒤를 잇는다. IE는 1.3퍼센트다.
- 한국에서는 아직 IE가 선전하고 있다. IE는 점유율 6.8퍼센트로 크롬(57.1퍼센트), 삼성 인터넷(11.5퍼센트), 사파리(10.8퍼센트)에 이어 4위다. 공공 기관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액티브X가 IE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라우저 전쟁: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의 관문이다. 이용자가 어떤 사이트에 방문하든 브라우저 밖으로는 벗어날 수 없다. 향후 브라우저 자체가 포털 기능을 대체하고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크롬의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 인터넷의 관문은 크롬이 차지하고 있지만 인터넷 자체로 여겨지던 IE도 몰락한 바 있다. 넷스케이프를 계승한 파이어폭스, 애플의 사파리, MS의 엣지, 알리바바의 UC브라우저,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웨일 등이 크롬을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