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위 작은 섬에서의 전쟁이 지금의 영국과 아르헨티나를 만들었다. 전쟁은 외교로 얼굴을 바꾸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아르헨티나 남단에서 동쪽으로 64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 남대서양에 작은 섬 하나가 있다. 국적에 따라 이곳을 부르는 이름은 달라진다. 영국인이라면 포클랜드 제도, 아르헨티나인이라면 말비나스 제도라고 이곳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포클랜드 제도라고 불리는 이곳에 대해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오랜 기간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하며 이곳을 넘겨 받았다고 주장하고, 영국은 1833년 이후 실효적 지배권을 내세운다.
1982년 일어난 포클랜드 전쟁의 결과로 포클랜드 제도는 현재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주변에서는 유전이 개발되었다. 작은 섬 하나가 누구 손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두 나라가 가지는 바다도, 자원도, 상상력의 한계도 달라진다. 전쟁은 끝나지 않은 채 외교로 얼굴을 바꾸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3월, 다시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선을 긋는다. 지도에도, 국가와 개인의 운명에도 진하고 깊은 선을 긋는다. 포클랜드 전쟁 이후의 영광과 상처는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지금을 만들었다. 개인들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저자는 40년 전 포클랜드 전쟁을 치른 영국 해병대원들의 입을 통해 그 기억들을 모았다. 포클랜드 전쟁은 대영제국의 마지막 흔적인가, 아르헨티나의 몽니인가. 적어도 군인들에게 전쟁은 주어진 ‘역할’이었다. 무의미하다고 평해지는 이 전쟁이 단지 무의미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 16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Independen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국내 최초로 영국 《인디펜던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참신한 시각과 깊이를 갖춘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1986년에 창간한 《인디펜던트》는 《가디언》, 《텔레그래프》, 《더 타임스》와 함께 영국의 4대 일간지로 꼽힙니다. 북저널리즘에서 영국의 가장 젊은 언론 ‘인디(Indy)’를 만나 보세요.
원문: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