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그넌트덴스크루드(Pregnant Then Screwed)
[1]의 로렌 파비안스키(Lauren Fabianski)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여성 가운데 자신의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 여성은 겨우 1퍼센트에 불과한데, 거대한 불공정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제도가 그들에게 불리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여성이 첫아이를 출산하면 임금이 하락하고, 추가로 아이를 낳을 때마다 임금은 더 떨어집니다. 반면 남성들은 아이가 있다고 해서 임금이 하락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일터에서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직접적인 차별을 겪지 않는다 하더라도, 문화적인 규범이 암묵적으로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 양육 체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값비싸고, 유연 근무에 대한 선택권은 없으며, 양육 부담은 여전히 주로 엄마에게만 집중돼 있다. 따라서 임신 중이거나 출산 휴가 이후 복귀하는 여성들로서는 일하기 힘들게 만드는 여러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2. 직장과 싸우기 힘든 이유
차별은 심지어 임신 이전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고용주의 약 3분의 1이 가임기 여성의 채용을 꺼리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재직 중에 임신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파비안스키는 말한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고 채용 과정에서 발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식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해나(Hannah)
[2]는 영국의 통신 대기업에서 5년 동안 근무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 그녀는 종종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며, 75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팀의 관리자 직위에까지 올랐다. 자신이 임신한 걸 알고 난 뒤에도 해나는 계속해서 모든 에너지를 팀에 쏟아부었고, 그러다가 2021년 4월에 출산 휴가에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린 딸이 태어난 직후에 회사는 엄청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해나가 신뢰하던 직속 상사는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나는 그런 변화가 자신의 커리어에 미칠 여파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이가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다섯 개의 새로운 직위에 서둘러 지원했다. 그중 그녀는 오직 한 곳에서만 면접을 볼 수 있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 해나는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 가운데 한 명이었는데도 말이다.
“2021년 가을 무렵, 회사가 부랴부랴 저에게 한 가지 직위를 마련해서 보여 주었습니다. 회사의 정책상 출산 휴가는 직원에게 영향을 미쳐선 안 되고, 그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를 떠나는 경우에는 복직할 때 그와 동등한 일자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나의 말이다. 2021년 12월에 복직했지만 그녀가 맡을 일자리는 없었다. “회사는 저에게 대기 발령 처분을 내렸습니다. 저를 어느 곳에 넣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겠죠. 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12월 말, 현재 사장의 아래에 새로운 이사직을 만든다는 계획을 인사 부서가 승인했다. “저는 그 직위가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33세인 그녀는 그렇게 회상한다. “주변에서는 저에게 이사직에 지원하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건 제가 몸담고 있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이후에 지원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출근했을 때, 그 직위는 사장의 친구로 채워졌다는 발표가 있었다.
“회사는 그 채용 공고를 사내에 게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런 역할도 없었는데 말이죠.” 해나는 말했다. “저는 그들에게 왜 채용 공고를 사내에 공개하지 않았는지 물었습니다. 담당자는 회사가 단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제가 그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었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 지원할 자격은 있었다고 말하는 겁니다.”
해나는 계속해서 출근했지만, 2022년 2월까지도 아무런 직위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저를 계속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회사로부터 배신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제가 출산 휴가 기간에 회사에 없었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나가 받는 이메일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그녀의 이름은 관계자 목록에서 제외되었다. 해나는 회의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행사 초대 명단에서 누락됐다.
그러던 2월, 그녀는 인사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이 격앙되었다. “그는 제가 정말로 화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 정신 건강이 걱정되며, 제가 출산 이후에 여전히 지나치게 감정적인 상태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나는 떠올린다. “그는 제가 지나친 산후 우울증을 겪어서 이런 대화를 나누기에는 분별력이 부족하다는 분위기로 말했습니다. 그 모든 것에 대해 제가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해나는 인사 부서와의 미팅 이후 곧바로 사직했고, 5월부터는 다른 직장에 출근할 계획이다.
임신을 했거나, 아이가 생겨서 휴직 중이나, 출산 휴가에서 복귀하려는 여성이 직장에서의 차별이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파비안스키는 “여성들은 아이를 낳는 것이지, 능력을 몸 밖으로 내놓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성들은 뛰어난 두뇌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하고 싶은 여성들은 누구나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를 가진 남성들이 일터에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결코 묻지 않죠. 터무니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3. 여성을 잃는 직장
애초에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은 어떨까? 영국에서는 약 여섯 커플 중 한 커플이 아이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약 350만 명이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임에 대해서는 오명이 씌워지고 쉬쉬하게 된다. 여성들은 고용주로부터의 아무런 지원 없이 슬픔에 잠겨 난임 치료를 받게 된다.
조디 니컬슨(Jodie Nicholson)과 그녀의 남편은 2014년 12개월 동안 임신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녀의 남편에게는 이미 딸이 있었는데, 이것이 조디에게는 자신의 몸이 마치 ‘고장 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녀가 갈망하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차례의 검사 뒤에 의사는 조디에게 다낭성 난소(polycystic ovaries) 증상과 함께 나팔관 두 개가 망가져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 진단은 제게 정말 큰 타격이었습니다.” 현재 31세인 조디는 말한다. “정서적으로 저는 전혀 좋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했어요.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실패했다는 압도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 모든 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당시 조디는 고등학교 행정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저는 무려 6개월 동안 일을 쉬었습니다.” 조디는 말했다. “몇 차례 돌아가려고 시도했는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었고, 집중을 못 했습니다. 사람의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원으로 그린다면, 제 것은 이미 난임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다른 무언가가 거기에 추가되면 저는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어버렸죠.”
조디는 자신의 일과 직장 동료들을 좋아했지만, 그들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슬픔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일을 쉬는 동안 네 차례의 인사 관련 회의가 열렸는데, 이는 관리 행정의 부재로 인한 것이었다. 그녀가 언제 복귀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끝없는 문자와 이메일, 전화 통화가 이어졌다. “제 잘못이 아닌 일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말한다. “인사 부서와 나누었던 한 대화가 기억나는데, 그들은 제 부재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조디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학교가 그녀에게 유급 병가를 내주었으며 자신이 떠나 있는 동안 대체 근무자의 급여를 지급했다는 점에 감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코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인정받고 싶었다.
“저는 특별 대우를 요구했던 게 아니라, 단지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저의 경험과 느낌을 이해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겁니다.” 조디의 말이다. “저의 통제력을 벗어난 무언가에 대하여 벌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도록 말입니다.”
조디는 체외 수정(IVF)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0년에 딸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