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주도하는 투자에 대해서 자주 듣게 되는 한 가지 불평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입장의 비평가들은 기계들이 무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전혀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그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한 가지 우려는 알고리즘이 주가에 보다 빈번하게 갑작스러운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려되는 문제는 “플래시 크래시”다. 2010년, S&P500 지수 가치의 5퍼센트 이상이 불과 몇 분 만에 사라졌다. 2014년에는 채권 가격이 5퍼센트 이상 급등했다가 몇 분 만에 또다시 올랐다. 두 사례 모두 장이 마감될 때에는 대부분 정상화가 되었지만, 규제 당국은 초단타 매매의 가벼운 유동성이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악화시켰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작은 뉴스에 가격이 급락했다가, 지난 여름에는 거칠게 요동치면서, 기계의 장악이 시장을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우려가 극에 달했다.
1987년에는 소위 프로그램 거래가 시장이 하락해 있는 동안 주식들을 매도하면서 블랙 먼데이 사태를 불렀다. 당시 다우존스 지수가 단 하루 만에 22퍼센트 하락했다. 하지만 당시의 문제는 “군집 행동(herding)”이었다. 자산 관리자들이 하나의 전략을 근거로 모여들었던 것이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와 시간대, 전략을 활용하는 서로 다른 투자 펀드들로 인해 훨씬 더 큰 다양성이 존재한다. AQR의 마이클 멘델슨(Michael Mendelson)은 알고리즘에 의한 거래가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시장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그 손실을 설명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컴퓨터를 비난합니다.” 그는 기계가 시장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는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거든요.”
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의 자산 관리자들에게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은 승자 독식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관리자로 꼽히는 인물의 불평이다. “저는 우리가 이 게임에서 경쟁 근처에 갈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는 펀드 자브레 캐피탈(Jabre Capital)을 2007년에 출범시킨 필립 자브레(Philippe Jabre)는 지난해 12월 몇몇 펀드들을 폐쇄하며 고객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컴퓨터화된 모델이 기존의 주체들을 “부지불식간에 대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짜 두려운 것은 따로 있다. 만약에 퀀트 펀드들이 거친 추진력을 발동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주식 시장은 현대 경제의 중심이다. 주식 시장은 돈이 필요한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시켜 주고, 기업들이 얼마나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 기업의 운영 방식은 재무 안정성과 기업 지배 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알고리즘이 인간의 의사 결정에서 벗어나서 상황을 지휘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기계에서 추출된 팩터들을 이용해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은 자금 관리자들을 유인할 것이다. 알지 못하는 세계로 뛰어드는 일, 그리고 그 결과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이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새롭게 등장한 거래상의 우위는 초반의 몇 가지 혜택을 줄 뿐이다. 시장은 냉혹하다. 우위의 근원은 공개되고 복제될 것이다. 그리고 주식 시장뿐 아니라 주식 시장이 반영하는 세계에 대한 어떤 새로운 정보도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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