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새로운 공간에 관심이 모이는 해였습니다. 우주에 투자하고 지하 공간을 만듭니다. 도심에 숲을 세우고 불모지에서 미래를 건설합니다. 경제 위기와 기후 위기가 연이은 지금, 인류는 더 나은 지구를 꿈꿉니다.
연달아 겹친 경제 위기와 기후 위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누구도 갖지 못한 자본과 기술, 아이디어 3박자를 가진 세계 부자들이 새로운 국가 건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마크 로어는 미국 사막에 유토피아 도시 텔로사를 건설합니다. 모든 편의 시설에 15분 내로 도달할 수 있고, 그린 하우스로 농산물을 자급자족하는 스마트 시티를 꿈꿉니다. #8월 30일 포캐스트 〈브레이브뉴시티〉
새로운 도시는 새로운 국가 정체성이 되기도 합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 11월 17일 방한했습니다. 네옴 시티라는 미래형 도시 프로젝트에 관해 수십조 원대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요. 도시를 일직선으로 압축해 900만 인구를 수용하고, 탄소 제로와 자급자족을 표방합니다. 사우디는 네옴 시티를 통해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금융·무역의 허브이자 관광, 산업 국가로의 탈바꿈을 꿈꿉니다. #11월 21일 포캐스트 〈엔드오브오일머니〉
새로운 도시 실험은 지구 반대편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 7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 일대의 재개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0월엔 서울 도심에 2000킬로미터의 녹지 공간을 구성하겠단 청사진을 발표했습니다. 시민의 녹지 접근성을 높이고, 역사·문화 공간과의 시너지를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자 합니다. #10월 28일 포캐스트 〈서울의꿈〉
2023년의 지구촌은 어떤 논의를 이어갈까요? 딜로이트 ESG & Climate팀 이옥수 이사는 미래 사회의 가장 큰 리스크로 기후 재앙과 그린워싱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선한 취지의 활동만을 지지하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부족하며,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녹색을 판단하는 것이다.”
반면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송은주 교수는 “인류세 시대에서 정확한 기준보다 중요한 건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인류는 지구상에 존재한 생물 중 가장 강력한 종입니다. 인류세를 연 것 또한 인류가 지구에 남긴 발자취죠. 만일 정치나 경제, 과학 기술의 관점으로만 인류세에 접근할 경우, 우리는 인간 이외에도 무수한 생명체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또 한 번 간과하기 쉽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지구에서 살고 싶은지 고민해 본 적 있나요? 데이터와 메시지를 비롯해 새로운 지구에 대한 모든 상상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고민입니다. 건축가 신민재는 “시민의 정체성이 곧 도시의 정체성”이라 말합니다. 시민이 도시를 이루듯, 지구의 미래를 그리는 것도 인류의 몫입니다. 작게는 내가 사는 공간부터 크게는 지구 반대편의 사건사고까지, 새로운 지구를 상상할 때 사회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을 수 있습니다. 2023년, 당신이 살고 싶은 지구는 어떤 모습인가요?
글 이다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