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두 번 걸린 남자: 지난 3월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된 33세 홍콩 남성이 다시 코로나에 걸렸다. 지난 15일 유럽에서 항공편으로 홍콩에 들어오다가, 공항 검역에서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 7~8월 유럽에서 유행하던 코로나 변종이
발견됐다.
- 홍콩대 연구진은 이 남성의 몸에서 검출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3월과 8월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이 달랐다고 밝혔다. 3월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남성의 몸에 남아 있던 것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것이다.
- 이제까지 세계 여러 국가에서 재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홍콩 사례는 연구실에서 확인된 최초의 재감염이다. 그동안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은 몸속에 항체가 생겨 다시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 백신은 매우 약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몸속에 주입해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4개월 반 만에 재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 면역이 생겨도 감기처럼 수시로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반대되는 입장도 있다. 재감염 사례가 한 건이라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렵고, 최초 감염 때 생긴 면역성이 재감염 때 증상을 완화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이 남성은 첫 감염 당시 3일 동안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아무 증상도 없었다. 홍콩대 연구진은 “재감염 증상이 최초 감염 증상보다 경미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미국 예일대 면역생물학과의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는 최초 감염이 재감염을 무증상으로 만들 만큼 환자를 보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감염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있는지 여부도 아직 불분명하다.
- 미국 컬럼비아대의 바이러스 학자인 안젤라 라스무센 교수는 재감염 사례 하나로 결론을 내릴 수 없고, 연구의 로데이터(raw data)도 공개되지 않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백신 무용론은 무용하다: 재감염이 확인되면서 백신이 나오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이 있다. 그러나 재감염 사례는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2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처음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환자 한 명의 경우를 근거로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현재까지 재감염은 극히 드물고 증상도 없었다. 이번 사례가 백신 무용론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