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왜 그래? 가성비 의료가 양산한 기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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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선영
에디터 전찬우
발행일 2021.09.17
리딩타임 6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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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8,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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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의료 제도의 모순과 불합리는 우리 사회 전체의 모순과 연결돼 있다.
무엇이 환자와 의사 사이를 왜곡하고 불신을 양산하는가.


의사가 신뢰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의 의료 문제 인식과 대응에 차질이 빚어진다. 우리는 이것을 판데믹이라는 중대한 공중 보건 위기에서 확인했다. 바쁜 국민은 의사들을 이해할 여력이 없다. 좌절한 의사는 무엇이 문제인지 계속 말하는 데 지쳤다. 그러나 먼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쪽은 여전히 의사다. 궤변인 것 같지만, 모든 의사는 의사가 아니었던 적이 있으니까. 지난 20년간 의료 현장에서 각종 모순을 보고 또 그 모순에 일조해 온 중견 의사로부터 진짜 병원 이야기를 듣는다.
 
저자 소개
김선영은 국내 한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 의사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소외되고 있는 현실에 관심이 많다. 의료 전문지 《청년의사》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암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투병 일기를 통해 오늘의 진료 현장을 조망하는 에세이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을 썼다. 현재는 《서울신문》에 <의(醫)심전심>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 집단적 번아웃에 빠진 의사들

2화. 의사들은 왜 필수 의료를 기피할까?
흔들리는 종합 병원의 중추
동반자나 수호자가 되고 싶었던 기술자
급여와 비급여
전공의 지원율과 출산율
강호를 떠날 필요가 없도록

3화. 의사들은 왜 불친절할까?
우리에게 허락된 3분
커뮤니케이션 과외받는 의사들
친절과 환자 안전의 상관관계
적응의 부작용
의사의 일

4화. 의사들은 왜 입원 환자에 소홀할까?
값싼 노동의 이면
전공의 특별법과 PA 간호사
입원 권하는 사회
입원 전담 전문의
돌봄의 위기

5화. 의사들은 왜 신뢰받지 못할까?
환자와 의사 사이의 권력관계
신뢰가 사라지는 이유
집단적 권위주의와 환자의 알 권리
오픈 노트의 시대
수술실 CCTV

6화. 에필로그 ; 〈The Doctor〉가 던지는 메시지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왜곡된 관계

에디터의 밑줄

“의사 집단 또는 의사라는 직업 전반에 대한 불신은 의사 자신들에게 독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비용이 커진다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당장 아플 때 의지해야 하는 의사가 이기적인 엘리트이자 장사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간주하면(이미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료적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일반 국민의 일자리도 부족한데 의사 일자리까지 정부가 만들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최근 코로나19 유행 중에 화두가 되었던 공공 의료 강화가 결국은 일자리 정책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아마 이번의 전 지구적인 위기를 통해 많은 분이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필수 의료를 선택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환자가 친절한 의사를 원할수록 역설적으로 의사들에게 친절이라는 가치는 평가 절하되고 있다. 그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어쩌면 정말 필요한 것은 친절하려는 ‘노오력’보다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환자들에게 친절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

“결국 한국 사회의 노동, 복지, 성평등과 관련된 여러 구조적인 문제는 입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병상이 늘어났다. 낮은 수가 때문에 적고 값싼 인력으로 많은 병상의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환자들의 불만은 늘어났으며, 전공의 과로와 PA의 불법 노동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이다.”

“그나마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인 입원 병실도 전공의, 간호사, PA들이 고된 노동의 부담을 떠맡아 지속되기 어려운 노동 환경이라는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언젠가 늙거나 병들어 취약하게 될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는 강자인 의사들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약자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물론 환자는 여전히 약자이고 관계의 추는 의사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의 권리가 강화되고 전문 지식이 쉽게 유통되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사이 모든 것이 기록되고 흔적으로 남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사도 일정 부분 약자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강 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의 가격은 낮지만,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 서비스의 가격은 여전히 높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꽤 높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5퍼센트의 본인 부담금만 내고 저렴하게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정작 온열 치료와 고농도 비타민 주사에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집단이 신뢰를 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 의사 개인의 인성이 아닌 집단의 권위주의적 경향 때문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손상된다는 주장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권위주의란 단순히 환자에게 반말하거나 짜증을 내는, 기본적인 예의를 차리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집단의식으로서의 권위주의는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몸의 상태를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없고, 의사의 설명에만 의존해 치료받는 수동적인 객체’라는 개념의 가부장적 온정주의이다.”
코멘트
환자 혹은 보호자로서 소외감을 경험하신 분, 건강 사정으로 조만간 입원 계획이 있으신 분,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3를 간절하게 원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하는 의사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믿음직한 수호자에서 때론 그저 이기적인 기득권 집단으로 전락해 버리는 의사들. 병원에서 마주하는 다수의 의사는 왜 그토록 불친절하고 바쁜 걸까? 100퍼센트 현실판 병원 이야기와 그 이면에 감춰진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들여다본다.
북저널리즘 전찬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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