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가둔 병 정신 질환은 언제나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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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신건강사회복지혁신연대
에디터 김혜림
발행일 2022.07.13
리딩타임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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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8,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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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 저렇게 돌아다녀도 돼?"

조현병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일까?
정신 질환자는 사회 속에 섞여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살인사건 용의자,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숨진 A씨, 우울증을 이유로 수면제를 처방 받은 적 있어”... 어떤 사건을 설명하는 데 있어 정신 질환은 손쉬운 답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 질환자는 환자도, 장애인도 아니다. '병원에 있어야' 하는데 '돌아다녀'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일 뿐이다. 사회가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쌓아가는 동안, 정신 질환자는 본인의 질환을 숨긴다. 때로는 외면한다. 그러다 악화되면 병원에 감금된다. 보이지 않는 것은 믿기 어렵다. 믿기 어려운 것은 가리기 쉽다. 골치 아픈 것을 가리는 것은 간편하고 쉬운 선택이다. 사회는 지금까지 정신 질환을 간편하게 가리고, 또 가뒀다.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신 질환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때다. 사회가 가둔 병, 정신 질환을 보이는 곳으로 끌어내야 할 때다.

저자 소개

정신건강사회복지혁신연대는 정신 건강을 위한 사회 복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 회복,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2019년 결성된 자발적 조직이다. 정신 건강 사회 복지에 관한 이슈를 제기하고, 주체적 성찰과 대안으로 연대하여 혁신을 만들고자 한다. 정신 건강 서비스와 복지를 성찰하고 혁신하기 위한 정기 대담회를 개최해왔으며, 2022년 대선 정신장애연대 참여,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연대 참여, 정신 장애인 복지권 연구 등에 힘을 기울였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 치료가 앗아간 것들

2화. 네 명 중 한 명은 정신 질환자
정신 질환은 특별하게 다가가지 않는다.
Fail이 된 F코드
명문화된 ‘정신 질환자’ 꼬리표

3화. 정신 의학의 희망과 절망
증상이 진단이 되는 현실
정신 약물의 탄생
정신 의학의 그림자
정신 의학, 절대적 권력
그들은 어쩌다 생존자가 되었나?

4화. 정신 질환 혐오의 역학
그들은 어쩌다 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나?
광장으로 나선 ‘미친 자’들
치료를 넘어 회복으로
연결에서 시작되는 회복의 여정

5화. 개인을 넘어서
복지 사각지대
약이 아닌 집을 달라
세상을 바꾸는 것으로

6화. 함께 서는 자립
외로운 생존이 아닌
집에서 살 권리
일할 수 있는 권리
정신 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것들

에디터의 밑줄

“이는 기본적으로 정신 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중적 인지도가 낮음을 보여준다. 정신 질환을 제대로 이해할 기회가 없기에 정신적 어려움을 정신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정신 질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거나,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독특한 성격이나 특수한 상황 정도로 인식하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며 막연히 기다리게 된다.”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치료의 접근성도 떨어뜨린다. 정신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예후가 좋다. 하지만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3분의 1이 치료를 받으러 오지 않고, 그 중 20퍼센트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정신과의 진단은 환자와 가족이 제공하는 정보와 의사의 임상적 관찰과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즉,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고 과학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환자나 가족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의사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좌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신과 진단과 약물 치료가 가진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만드는 권력은 강력하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정신에 대한 절대적 권위를 가지게 된다. 진단은 치료적 개입의 근거가 될 뿐 아니라, 장애 등록의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 정신과 의사 가 내리는 조현병이나 양극성 기분 장애라는 진단은 일종의 사회적 선언이 되어 환자의 삶을 규정한다. 잠재적 정신 질환자에서 공식적 정신 질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것이다.”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이들이 사회 속에 존재할 수 있는 자리를 빼앗는다. 정신 질환자의 범죄율은 전체 인구 범죄율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와 정신 질환자의 폭력 행동은 증상보다 인격의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론과 대중은 조현병과 범죄를 연결 짓고 정신 질환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다.”

“스코틀랜드의 정신과 의사였던 로널드 데이비드 랭R. D. Laing은 1960년 출간한 책 《분열된 자기》에서 정신과적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을 단순히 정상에서 벗어난 비정상이나 환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에서 불화와 분열을 경험한 사람으로 이해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나쓰카리 이쿠코는 (...) 저서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그 정답은 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경험한 기억과 감정까지 완전히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약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사람에게 받은 슬픔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미움과 허무함도, 결국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회복되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정신 질환에 대한 접근이 사회 서비스와의 연계 없이 의료 체계 내에서만 이뤄진다면 결코 정신 질환자의 배제 문제와 인권 침해를 해결할 수 없다. 개인을 바꾸는 것에서 세상을 바꾸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신 질환자는 예비 범죄자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하는 대상도 아니다. 각종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넘어 정당한 복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코멘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영우는 갇힌 존재가 아니다. 영우는 직장에 다니고, 가족과 함께 살며, 친구를 만나고 성장한다. 우영우의 성장 서사는 픽션에 갇혀 있어야 할까? 왜 사회는 질병을 이유로 누군가를 가두고 가렸을까? 관계의 도움으로 회전문을 무사히 통과하는 영우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회가 가뒀던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눈에 보이고 발에 밟히는 세상에는 더 많은 우영우와 그의 친구들이 필요하다.
북저널리즘 김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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