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이 일깨운 것은 연결의 감각만이 아니다. 코로나19는 후각도 일깨웠다. 오감을 동원해 음식과 소통하라.
오늘 무엇을 어떻게 먹었는지 돌아 보자. 식당의 정갈한 요리, 편의점의 포장된 조리 음식,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되어 오는 밀키트, 플라스틱 용기에 든 요거트와 비닐 봉지에 담긴 시리얼…
우리는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나고 자란 것처럼 깨끗하게 손질된 먹을거리를 구매하고 먹는다. 장바구니로 들어오기까지 이것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쳤을지에 대한 생각은 차단된다. 온갖 일회용품을 두른 식재료를 고르는 이 과정에 살아 있는 감각이 개입할 일은 거의 없다.
그렇게 잊혀진 감각이 후각이다. 현대 사회로 올수록 후각은 점점 더 평가절하됐다. 그러다 판데믹이 세상을 휩쓸었다. 코로나19는 만남과 이동, 출근과 등교를 멈췄고 수많은 사람의 후각을 앗아갔다. 우리는 부재를 통해 연결의 감각을, 코가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오감을 동원해 먹을거리와 소통할 때, 새로운 감각 문화에서 새로운 식문화가 출발한다. 먹을거리를 온몸으로 만끽할 때 삶이 생동으로 가득 차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