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범죄를 낳고 그 흔적을 쉽게 지워버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전쟁터다. 시내 한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한낮의 폭격에 일상이 어그러진다. 그리고 그 요란한 총성 속에 범죄가 있다. 폭력과 협박, 고문과 강간이다. 민간인을 향한 이 증오의 범죄는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간편하게 사용된다. 그리고 전쟁은 그 증거를 순식간에 지워버린다.
늘 그렇다. 전쟁 범죄는 깊은 상흔을 남기지만 증거는 거의 남기지 않는다. 혼란 속에 악행은 잊히고 숨겨진다. 역사가 증명한다. 전쟁 중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보스니아의 수많은 여성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강간범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완다의 전쟁범죄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이웃해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전례 없던 기록이 될 것이며 역사적인 증거 수집 활동이다. 전쟁이 시작된 이상, 완벽한 정의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누군가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향한다.
* 21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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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