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6일 정치
국정원장 박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했다. 이날 청와대는 외교·안보 라인을 대거 교체했다. 서훈 현 국정원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맡는다.

핵심 요약: 대통령과 껄끄러운 과거가 있고 여당 소속도 아닌 정치인을 국정원장으로 파격 발탁한 배경에는 남북 관계가 있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북쪽 인사와 접촉해 6·15 남북 정상 회담을 이끌어 냈다. 최근 급속히 악화된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기용으로 풀이된다.
박지원은 누구인가: 1942년생으로 올해 78세인 박지원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정치 9단’으로 불린다.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 전남 진도 출신인 박 후보자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1972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발 사업으로 성공했다. 미주 지역 한인회 총연합회장을 지냈다. 1983년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다.
  • 박 후보자는 2000년 6·15 남북 정상 회담의 주역이다.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던 박 후보자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중국 상하이 등지에서 북쪽 인사와 접촉해,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켰다.
  • 인생 최고의 순간이 훗날 발목을 잡는다. 박 후보자는 2003년 대북 송금 특검 수사 과정에서 6·15 남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에 4억 5000만 달러를 불법 송금하는 데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옥고를 치른다.
  • 박 후보자와 문재인 대통령은 앙숙이었다. 둘은 2015년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설전을 벌였다. 패배한 박 후보자는 2016년 국민의당에 합류, 2017년 대선까지 문 대통령을 공격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비판을 멈춘다.

왜 박지원인가: 최근 급속히 악화된 남북 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때 앙숙이던 ‘비문’ 인사를 정권 핵심인 국정원장에 앉힐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이 시급했다는 방증이다. 청와대는 국정원장과 함께 안보 ‘투 톱’인 국가안보실장에도 ‘북한통’을 기용했다.
  •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국정원에서 30년 넘게 북한 업무를 해왔다. 20년 전 6·15 남북 정상 회담 당시 국정원 대북전략조정단장으로 박지원 특사를 도와 북한과 비밀 협상을 벌였다. 북·미 정상 회담 개최에도 기여했다.
  • 박 후보자는 지난달 1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남북 간 백 가지 합의를 해도 북·미 간 합의가 안 되면 한 가지도 실천할 수 없다”면서 남북 특사들이 만나 남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키고, 한미 정상 회담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실제로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북·미 정상 회담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리고 이틀 뒤 국정원장에 박지원 후보자를 내정하는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발표했다.

전망: 청와대가 외교·안보 라인에 북한통을 집결시켰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용 이벤트로 북·미 정상 회담에 불려 나올 마음이 없고, 트럼프 대통령도 더 이상 북한을 이벤트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핵 문제는 미국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2020년 6월 16일 정치
왜, 지금 김여정인가
6·15 남북 공동 선언 20주년, 한반도 평화 시계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담화를 내고 다음 단계 행동을 지시했다며 공개적으로 대남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핵심 요약: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 불리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 관계 파국 주역으로 변모했다. 지난 4일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담화를 낸 뒤 연일 초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 김여정이 왜 달라졌는지, 왜 지금 김여정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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