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 경제
토요타가 미래 도시를 만드는 이유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23일 ‘우븐시티(Woven City)’라는 이름의 스마트 시티 건설에 돌입한다. 후지산 인근의 자사 공장 터를 부지로 활용한다. 이르면 2025년 쯤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그물망 도시’라는 뜻인 우븐시티는 토요타가 구상하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 모델이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의 기술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며 미래 기술을 실험해 보는 공간이다. 토요타 측은 정해진 완성 모델 없이 개선을 거듭하며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도시: 스마트 시티란 첨단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해 도시 생활에서 유발되는 교통·환경 문제 등을 해결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도시다. 토요타는 자사의 모든 혁신 기술을 우븐시티에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시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도시 규모는 70만 8000제곱미터로 여의도의 4분의1 크기다. 초기 거주자는 토요타 직원과 가족, 다른 기업의 연구자, 고령자 등 360명으로 시작해 2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2025년 입주가 유력하다.
  • 우븐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도로다. 자동차 전용, 1인 모빌리티와 보행자 공용, 보행자 전용으로 구분되는 도로는 자율주행차를 실험하는 데 적합한 형태다. 기존 도로에선 탑승자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우븐시티에선 토요타의 이팔레트 등 자율주행차와 무공해 차량만 주행이 허용된다.
  • 탄소 배출 최소화를 위해 대부분의 건물을 목재로 짓는다. 각 주택에 수소 연료 전지 기반의 태양광 패널을 달고, 지하에는 전력을 저장하고 분배할 수 있는 수소 전지와 물 여과 장치도 설치한다. 수소 연료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완전히 지속 가능한 도시’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회사, 왜 도시를 만드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의 미래 방향성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실험을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진행한다는 아이디어로 우븐시티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토요타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고 스마트 시티는 작지만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 토요타는 자동차 개발 이외에도 로봇과 스마트 하우스,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에너지 시스템 등도 개발해 왔다. 이런 행보가 자동차를 넘어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우븐시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토요타는 하드웨어와 정보·기술을 포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미래 도시 개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경제지 《도요게이자이》는 “현재 자동차 업계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모든 이동 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통합 이동 서비스(Maas)가 확산되면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제조 부문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020년 12월 10일 경제
머스크가 25년 만에 이사 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5년 만에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머스크는 8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혁신가들을 소홀히 대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IT 기업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팔란티어도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핵심 요약: 미국 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의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비싼 세금과 물가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활동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역으로 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엑소더스’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일론 머스크가 1995년 정착한 실리콘밸리는 애플, 구글 등 전 세계 IT기업이 모인 곳이다.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와 주 정부의 규제 때문에 텍사스로 이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 현재 테슬라 본사는 실리콘밸리에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한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소송전을 벌였다. 이후 텍사스주 오스틴에 5번째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그는 최근 텍사스로 이사했다고 밝히면서 “기업의 혁신을 제약하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 정책에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리콘밸리를 “현실에 안주하는 스포츠팀”이라고 표현했다.
  • 1일에는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회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텍사스주로 본사를 옮겼다. HPE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다. 2003년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빅데이터 회사 팔란티어는 올해 초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전했다.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가 만든 벤처 캐피털 회사 8VC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기기로 했다.
  • 높은 세금과 물가가 주요 배경이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높은 13.3퍼센트다. 텍사스는 주 차원의 소득세가 없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법인세율은 4퍼센트대로 캘리포니아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혔던 캘리포니아가 최근 악재에 시달리는 점도 한몫했다. 대형 산불에 대규모 정전도 잇따랐다.

밸리 대신 힐: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탈출 속도는 코로나 19 이후 빨라지고 있다. IT 기업들과 직원들이 값비싼 대도시 생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 텍사스주 오스틴이 수혜 지역이다. 오스틴은 ‘실리콘 힐(Silicon hills)’로 불리며 제2의 실리콘밸리로 꼽힌다. 미국에서 7번째로 많은 기술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 지역의 밀레니얼 세대는 전체 인구의 29.6퍼센트를 차지하는데, 전국에서 5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 실리콘밸리 이탈은 캘리포니아주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방 한 개짜리 아파트 월세는 1년 전보다 11.8퍼센트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이후 더 이상 실리콘밸리 본사 근처에 거주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에 맞춰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바꾸는 허브: 실리콘밸리에서만 이탈이 이어지는 게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비슷한 이유로 금융 회사들이 ‘탈(脫)뉴욕’을 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핵심 사업부를 플로리다주 남부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IT와 금융의 전통적 중심지가 달라지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사무실의 정치학, 판데믹 이후의 도시
2020년 11월 20일 경제
아파트 없는 전세 대책
정부가 전세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전국에 공공 임대 주택 11만 41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3만 5000가구 등 수도권에 7만 가구를 집중한다. 다세대와 빈 상가 등을 매입해 활용하고, 30평형대 임대 주택도 내놓는다.

핵심 요약: 정부는 공실 활용, 공공 전세, 신축 매입, 비주택 리모델링, 중산층 임대 주택 등을 통해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실수요자가 많은 아파트보다 빌라, 오피스텔 확보에 집중돼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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