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기록: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해 56살이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을 지내고 2016년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계에 입문한 지 4년 만에 역사적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 미국 사회 비주류의 굴레였을 조건들이 해리스의 강점이 됐다. ‘70대 백인 남성’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는 다른 젊고 유능하며 전투력을 갖춘 부통령 이미지로 민주당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해리스는 승리 연설에서 “제가 부통령직을 맡는 첫 번째 여성일지는 몰라도,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라고 말했다.
무지개 바람: 흑인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 후보 등 성 소수자(LGBTQ)의 정계 진출이 두드러졌다. 뉴욕주에서 선출된 32살 리치 토레스와 33살 몬데어 존스는 사상 첫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이다. 델라웨어주에서는 30살의 트랜스젠더 사회 운동가 세라 맥브라이드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3명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 미국 상·하원에는 이미 7명의 성 소수자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백인 동성애자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성 소수자 인권 단체 글래드(GLADD)는 “더 많은 진보와 평등”을 외쳤다.
당선‘인’ 아닌 승자: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즉 노동자인지 자영업자인지는 미국에서도 논란이다. 이들을 노동자로 분류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의 법안(AB5)이 시행되자 ‘인건비 폭탄’을 우려한 업체들이 자영업자로 간주하자는 주민 발의안으로
맞섰다. 애리조나주 등 4개 주에서는 대마초(마리화나)를 합법화할지 주민들에게 물었다.
- 법 바꿔 기사회생: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와 리프트,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 등은 발의안을 낸 뒤 투표에서 이기려고 2억 500만 달러(2284억 원)를 쏟아부었다. 발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서비스를 철수하고 운전기사들은 생계를 잃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투표한 사람의 58퍼센트가 업체 주장에 찬성했다.
- 파랑, 빨강 말고 초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겨룬 대선의 막판 혼전과 달리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주인공도 있다. 대마초다. 애리조나, 몬태나, 뉴저지, 사우스다코타 등 4개 주에서 대마초를 성인 기호 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주민 발의안이 통과됐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의료용만 허용됐다. 이제 미국 15개 주에서 대마초가 전면 합법이다.
승자들이 보여 준 것: 어느 당이 선전했는지, 어떤 배경을 가진 인물이 당선됐는지, 어떤 정책이 선택을 받았는지 선거의 결과가 반영하는 것은 그 사회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바람이기도 하다. 과거의 선택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의 승자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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