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4일 사회
프랑스, 라이시테의 딜레마
프랑스에서 종교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0월 29일 니스에서 발생한 성당 흉기 테러로 3명이 숨졌다. 31일 리옹에서는 그리스 정교회의 사제가 총격 테러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

핵심 요약: 지난달 16일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으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교사가 잔혹하게 참수 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이슬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내 갈등을 넘어 국가 간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종교 테러의 집중 타깃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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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0일 사회
무함마드 풍자가 부른 참수
프랑스의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언론사 만평을 활용해 표현의 자유를 가르쳤다가 지난 16일 참수를 당했다. 이슬람교도 용의자는 경찰 추격 끝에 사살됐다. 프랑스 전역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핵심 요약: 숨진 교사가 수업 자료로 활용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2015년에 총기 난사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창시자 무함마드의 모습에 대한 묘사를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 내 주류 사회와 600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이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참수된 표현의 자유: 콩플랑 생토노린 지역 부아돈 중학교의 사뮈엘 파티 역사·지리 교사는 지난 5일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해 그린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 줬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다는 취지였다.
  • 《샤를리 에브도》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무함마드 만평을 싣고 과격 이슬람교도를 풍자했다. 2015년에는 이슬람 급진주의자 2명이 편집국에 쳐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편집국장을 비롯한 12명이 사망했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굴하지 않고 있다.
  • 사뮈엘 파티 교사는 해당 만평이 이슬람교 학생들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리고, “교실 밖으로 나가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가 학교에 거세게 항의했고, 교사 신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사뮈엘 파티 교사도 명예 훼손으로 맞섰다.
  • 해당 교사는 결국 지난 16일 오후 대로변에서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용의자인 18살 압둘라 안초로브는 경찰 추격에 흉기로 맞서다 총격에 사살됐다.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이슬람교도인 그는 범행 직후 SNS에 시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무함마드 묘사는 금기: 무함마드는 610년경 알라의 계시를 받아 이슬람교를 만든 창시자이자 선지자로 추앙받는다.
  • 이슬람교에선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거나 만드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한다. 무함마드의 얼굴을 보는 것 자체도 불경스러운 일로 여긴다. 이슬람교는 우상 숭배를 금기시하기 때문이다.
  • 초기 이슬람 문헌에는 무함마드의 초상화가 그려지거나, 외형이 글로 적혀 있기도 하다. 이후 무함마드는 빛과 불꽃으로 표현되는 등 신성함을 더해, 묘사가 불가한 이슬람교의 절대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 이슬람교는 특히 다른 나라나 문화에서 종교에 대한 몰이해 속에 무함마드가 표현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뉴욕 법원 옥상에 모세, 공자 같은 다른 선지자 9명과 함께 만들어진 무함마드의 조형도 1955년에 철거됐다.

서방과 이슬람 갈등 커지나: 프랑스 전역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SNS에는 ‘#나도 교사다(#JeSuisProf)’ 해시태그가 퍼져 나가고 있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21일 국가 추모식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프랑스 내 600만 명에 달하는 이슬람교도는 추모 물결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이 서방 국가와 이슬람 사회의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 과격 이슬람교도를 ‘바보’로 폄하하고, 무함마드의 나체를 그리는 등 표현의 자유를 넘어 인종 혐오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0년 10월 6일 사회
자전거 달린다
코로나19로 유럽에서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 이후 유럽 국가들은 자전거 관련 인프라에 10억 유로(1조 37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새 자전거 도로도 2300킬로미터가 깔렸다.

핵심 요약: 복작거리는 버스와 지하철을 피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몸과 마음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자전거가 ‘비대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가 교통수단은 물론이고 도시의 구조마저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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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4일 정치, 사회
정치가 무너진 나라의 예술가
독재자 대통령의 6연임으로 이어진 대선 결과에 들끓고 있는 벨라루스, 질산암모늄 폭발 대참사 이후 정권 퇴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레바논. 정치적 불안에 휩싸인 두 나라에서 예술가 두 사람이 국민적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벨라루스 유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레바논의 전설적 가수 페이루즈다.

핵심 요약: 알렉시예비치는 국제 사회와 국민의 지지 속에 대통령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의 핵심 간부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레바논을 위임 통치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폭발 참사 이후 세 번째 레바논 방문에서 대통령도, 국회의장도 아닌 페이루즈를 가장 먼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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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4일 정치
TV 대신 넥스타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연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위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벨라루스 전역에 인터넷 연결을 끊었다. TV도 신문도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못하는 사이, 메시지 앱 텔레그램 기반의 미디어 ‘넥스타’가 시위 정보를 전하고 있다.

핵심 요약: 넥스타는 탈중앙화된 미디어 네트워크다. 평범한 시민들이 익명으로 시위 정보를 제보하면, 편집 팀이 교차 검증을 실시한 뒤 채널에 게재한다. 정보 공유, 익명성 보장, 인터넷 우회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배경은 바로 텔레그램이다. 텔레그램은 ‘검열 받지 않을 권리’를 앞세워 독재에 맞서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로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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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1일 정치
또 살아남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동유럽 국가인 벨라루스를 26년 동안 통치해 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6기 집권에 성공했다. 9일 실시된 대선에서 루카셴코는 80.23퍼센트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핵심 요약: 언론과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은 루카셴코는 이번 승리로 30년 이상의 장기 집권을 할 수 있게 됐다. 분노한 시민 수천 명은 부정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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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3일 경제
유럽 합중국 탄생할까
유럽 연합(EU) 27개 회원국이 21일 사상 최초로 EU 공동 채권을 발행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포함된 7500억 유로(1032조 8175억 원) 규모 경기 부양책에 합의했다. EU가 재정 통합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면서 ‘유럽 합중국’의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핵심 요약: 이번 합의안으로 유럽 연합은 공동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갚을 필요가 없는 보조금의 형태로 회원국에게 지급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계기로 EU가 국가 간 협력체를 넘어 재정 부담까지 공유하는 경제 공동체로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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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9일 경제
다시, 여행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가 6월 3일부터 관광객을 맞는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 재개방, 자국민 이동 제한 철폐 등을 골자로 한 행정 명령을 승인하고 유럽 국가들에 국경을 열기로 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터키, 그리스 등 관광 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도 경제 회복을 위해 다음 달부터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요약: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여행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높아진 운임, 안전을 중시하는 달라진 여행관이 부상하면서 여행의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언택트, 언번들링, 스테이케이션 등을 여행 산업의 ‘뉴 노멀’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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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사회
마스크, 왜 안 쓸까?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구권 국가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시위가 일어나거나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이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핵심 요약: 서구권 국가들이 마스크를 기피하는 이유는 보건 지침의 혼란, 문화적 인식의 차이에 있다. 마스크 착용은 이례적인 전염병 사태에서 공중 보건을 위해 지켜야 할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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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3일 정치
코로나로 분열된 유럽 연합
유럽 연합(EU)이 코로나19로 경제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돕기 위해 5400억 유로(716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절반에 가까운 2400억 유로를 지원한다.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유럽 공동 채권 발행은 독일의 반대로 무산됐다.

핵심 요약: ‘사회적 거리 두기’가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위기를 맞아 유럽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면서, 다자주의와 연대라는 EU의 기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재정이 탄탄한 북유럽과 재정이 취약한 남유럽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금융 대책: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재무장관들이 9일 화상 회의를 열어 54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 금융 구제 대책에 합의했다. 그러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유럽 공동 채권, 이른바 ‘코로나 채권’ 발행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코로나 채권: 코로나 채권 발행을 놓고 남유럽과 북유럽이 대립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9개국은 유럽 공동 채권을 발행해 코로나 경제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이 좋은 독일, 네덜란드 등은 반대하고 있다.
  • 유럽 공동 채권은 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이 공동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금리는 재정이 탄탄한 독일과 재정이 취약한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 중간쯤에서 결정된다. 공동 채권을 발행하면 독일은 예전보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게 되고, 이탈리아는 예전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게 된다.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EU가 코로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반(反)EU 민족주의 정서가 확산할 것”이라며 유럽 공동 채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공동의 채무를 가져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연대를 보여 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고, 우리는 좋은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공동 채권 발행을 반대하고 있다.

유럽 공동 채권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 유로존 재정 위기 때도 ‘유로 본드(bond, 채권)’를 발행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 2010~2012년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5개국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하자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유로 본드 발행을 주장했다.
  • 그때도 독일을 비롯한 ‘부자 나라’는 반대했다. 우량국들이 PIIGS 5개국의 금리를 사실상 대신 내주는 셈이고, 한 국가가 원리금을 갚지 않으면 나머지 국가들이 상환 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결국 유로 본드는 발행되지 않았다.
  • 당시 재정 위기를 겪으며 EU는 2012년 10월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출범시킨다. ESM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EU 회원국에 구제 금융을 지원하고 구조 조정, 재정 지출 삭감 등을 요구한다. 유럽판 IMF라 불린다.

결론: 코로나가 유럽을 강타한 이후 EU 회원국들이 자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로 돌아서고 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한 이탈리아는 회원국들에게 의료 장비 지원을 요구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의료용 마스크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난민 문제와 브렉시트로 균열을 보인 EU가 코로나로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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