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종욱·김완혁·이찬호·김종민·서영채·고연수·고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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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다혜 |
발행일 | 2022.03.16 |
리딩타임 | 101분 |
가격 |
전자책
8,400원
종이책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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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다양성#라이프#사회#노동#복지·의료#일#일의미래#종이책 |
각기 다른 장애를 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선 일곱 명을 만났다. 모델 김종욱, 비보이 김완혁, 모델 이찬호, 영화감독 김종민, 모델 서영채, 웹툰 작가 고연수, 발레리나 고아라가 직접 말하고 썼다. 이들은 모두 장애 전문 기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에디터의 밑줄
“누군가는 ‘장애는 나와 무관한 이야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차피 내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반드시 닥칠 미래라면 다르다. 아픈 곳을 수술 후 일시적으로 거동이 불편해질 수 있고,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사고 없는 삶을 살았다 해도 시력과 청력이 감퇴하는 등 누구나 노화의 과정을 겪는다. 결국 우리 모두 생에 한 번은 장애를 안고 살다 죽음을 맞이한다.”
“어릴 적부터 내가 본 장애인의 직업은 늘 정해져 있었다. 주로 공공 기관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거나 공장에서 물건을 만든다. 나라의 지원으로 일하고 싶은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기는 하다. 대표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나 동네 예쁜 카페에서 일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거다. 바리스타가 된 많은 장애인은 복지관 1층 커피숍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한 인터뷰에서 ‘다른 비보이들이 넘어지면 웃을 수도 있겠는데, 제가 넘어지면 관객 입장에서 난감할 것 같다’라는 얘기를 했었다. 나는 공연하는 나를 보는 많은 시선들이 진지하다고 느꼈다. 외다리인 나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많은 박수와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단한 장애인이 춤을 춘다’라는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극장은 내게 두 시간의 마법이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한없는 어둠이 내려앉고 온갖 영화적 상상이 펼쳐진 뒤, 극장을 나오면 세상은 마치 이전에 볼 수 없던 밝은 세계로 바뀌어 있을 것 같았다. 달라진 것이 없고 아무도 변화를 못 느낀다고 하더라도 나만이 느끼는 세상의 변화가 있었다.”
“스무 살이 되기 전 나는 어른들의 삶이 너무 궁금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먹고 살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일자리가 넓지 않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농아인에게 제일 어려운 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사실 원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농아인은 쉽게 구하지 못한다.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에서 농아인 직업 중 소리와 관련된 직업은 없었다. 몸 관련 직업만 많았다.”
“살아가면서 ‘곧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될 것이니 주의하라!’고 미리 알림을 받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누가 어떻게 갖게 될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나 함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그것이 장애라고 생각한다.”
“다른 농인들과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우리는 바닷속에서 수어로 소통했다. 본인의 안전이나 감정은 기본이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수다 수준의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수면 위에선 농인만의 언어인 수어가 물속에 들어가면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함께 사용하는 언어였다. 환경에 따라 언어의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는 그렇게 쉽게 깨질 수 있다는 것을 부지불식간에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