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7일 정치
여성 최초 방위상, 도쿄도지사, 그다음은?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 고이케는 5일 치러진 선거 결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366만 1371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전체 유권자의 59퍼센트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NHK는 개표 4초 만에 ‘당선 확실’ 속보를 내보내기도 했다.

핵심 요약: 2016년 여성 최초의 도쿄도지사라는 기록을 쓴 고이케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성 최초의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흔들리고 있는 아베 정권이 도쿄도지사 선거를 계기로 의회를 해산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고이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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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3일 정치
미국의 10대, 트럼프에게 한 방 날렸다

코로나 봉쇄 이후 110일 만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유세가 ‘노쇼’ 사태로 흥행에 실패했다.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유세는 1만 9000여 명 정원에 6200여 명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10대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 틱톡(Tik Tok) 내 활동가들과 K팝 팬들이 집단 예약 후 불참 운동을 벌인 결과다.

핵심 요약: 100만 명의 참석자를 예측했던 트럼프 선거 캠프 측의 낙관적인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선거권이 없는 Z세대의 온라인을 통한 의사 표현이 기성 정치권의 이벤트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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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9일 정치
‘메모광’ 트럼프 전 보좌관의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거 최측근이 저격수로 돌변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 승리를 도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국익보다 자신의 재선을 우선했다며, 백악관 재직 시절 겪은 여러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핵심 요약: 지난해 트윗으로 해고된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 백악관 시절을 회상한 책《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을 출간한다. 책의 파장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이 출판을 막기 위해 소송까지 냈지만, 결국 언론을 통해 내용이 먼저 알려지게 됐다.
메모광의 600쪽 비밀 노트: 볼턴의 별명은 ‘메모광’이다. 백악관의 산증인인 그의 메모장이 세상에 나왔다. 
  •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비공개로 만났다. 볼턴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이 선거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에서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서다. 시 주석이 농산물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00년간 가장 위대한 중국 지도자”라고 기뻐했다가 잠시 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칭찬 수위를 높였다.
  •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 유린에 눈감았다는 폭로도 나왔다. 미국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지만,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위구르족 강제 수용소를 계속 지어라. 그것이 정확히 옳은 일(exactly the right thing)”이라고 했다.
  • 해고된 뒤 “적절할 때 말할 것”이라던 볼턴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볼턴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딜 메이커’를 자처하지만, 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허수아비 취급을 받았다”고 공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다른 정상들에게도 조종당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집착이 약점이 됐다는 것이다.

최측근도 뒷담화: 볼턴은 트럼프의 측근들마저 뒤에서는 그를 조롱했다고 이야기한다.
  • 2018년 북·미 정상 회담에서 볼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내용은 ‘그는 완전히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였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식 수준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고,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인지를 볼턴에게 묻기도 했다는 것이다.
  • 폭로에 나선 건 볼턴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오는 8월 가정사를 다룬 책을 내고 폭로 대열에 합류한다. 《너무 과하고 절대 충분치 않은: 내 가족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를 만들었나(Too Much and Never Enough: How My Family Created the World’s Most Dangerous Man)》라는 제목의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사기성 세금 문제와 상속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한 인터넷 매체는 ‘끔찍하고 외설적인’ 내용이라고 평했다.

전망: 메가톤급 폭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백악관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에 인종 차별 시위, 폭로까지 겹치면서 일부 참모들은 현재 백악관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무겁게 가라앉아있다고 말한다. 메모에 기반한 폭로라는 점에서 여론은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20년 6월 8일 정치
‘분열의 정치’에 무너지는 트럼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래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4일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분석한 최근 여론 조사 결과 평균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1퍼센트로 바이든 전 부통령(49.3퍼센트)보다 7.2퍼센트포인트 낮았다.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 지역인 애리조나, 오하이오, 위스콘신주 여론 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 되고, 인종 차별 시위 진압 문제로 정부 관료와 여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발하면서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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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1일 정치
21대 국회의 첫 여야 원내 사령탑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의 여야 원내 사령탑이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태년 의원을, 미래통합당은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핵심 요약: 두 신임 원내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정책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야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일치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과 국회법 개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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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0일 정치
평양 출신 강남 국회의원 태영호
탈북자 출신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당선인이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주의, 강남스타일(Democracy, Gangnam Styl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태영호가 옛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BC는 “놀라운 승리”라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태 전 공사의 주요 이력과 이번 선거 과정을 간략히 정리한다.
북한 외교관 태영호: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의 ‘엘리트 탈북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 태 전 공사는 1962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다. 공사는 대사에 이어 대사관 서열 2위다.
  • 2015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러 영국 런던에 왔을 때 바로 옆에서 안내를 맡기도 했다.
  • 태 전 공사는 자녀를 본국으로 복귀시키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한국 망명을 결심했다. 북한은 외교관의 탈북을 막기 위해 외교관 자녀를 평양에 볼모로 잡아 두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국정원 조사가 끝난 2016년 12월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하고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 2018년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를 펴냈다.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제까지 16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회의원 태구민: 4·15 총선에서 태영호 전 공사는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탈북자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 올해 2월 10일 태 전 공사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은 공산주의 국가 출신인 태 전 공사를 자유 시장 경제의 상징 ‘서울 강남’에 전략 공천했다.
  • 태 전 공사는 태영호가 아닌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출마했다. 망명 당시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실제와 다르게 등록했는데,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이다. ‘북한 주민을 구한다’는 의미다.
  •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테러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다. 재력도 화제가 됐다. 탈북 4년 만에 18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아 의혹이 제기됐는데, 태 후보는 “저서 인세와 강연 수입이라 떳떳하다”고 밝혔다.
  • 태 전 공사는 58.4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선거 사무실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이라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결론: WSJ, BBC, 로이터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태 전 공사의 당선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BBC는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건너온 다른 탈북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 인구는 3만 3000여 명이다. 태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탈북 주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통일 정책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0년 4월 17일 정치
180석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제21대 총선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총 180석을 얻었다.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이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을 더하면 범여권 의석은 189석에 달한다.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그쳤다.

핵심 요약: 1987년 민주화 이래 처음으로 단일 정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 활동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상세: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지역구 163석 + 비례대표 17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석 + 비례대표 19석) 확보에 그쳤다. 정의당이 6석(지역구 1석 + 비례대표 5석), 국민의당이 3석(비례대표 3석), 열린민주당이 3석(비례대표 3석), 무소속이 5석(지역구 5석)을 얻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코로나 극복과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며 참패를 인정했다. 통합당은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지도부가 모두 낙선했다.
  • 정의당은 현재 의석수와 같은 6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았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 비례 정당을 창당하면서 새 제도의 혜택을 얻지 못했다.
  • 국민의당은 4년 전 ‘녹색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정당 지지율 20퍼센트를 목표로 했지만 6.7퍼센트에 그쳤다. 민생당은 현역 의원 20명에서 0명으로 추락해 당 존폐 위기를 맞았다. 열린민주당은 6~8석을 예상했지만 3석에 그쳤다.

화제의 지역구: 이번 총선의 주요 격전지 결과와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한다.
  • 차기 대권 주자가 맞붙은 미니 대선(서울 종로): 민주당 이낙연 후보(58.3퍼센트)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39.9퍼센트)를 크게 이겼다. 이 후보는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강화했다. 황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전망이다.
  •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전 서울시장의 대결(서울 광진을): 민주당 고민정 후보(50.3퍼센트)가 통합당 오세훈 후보(47.8퍼센트)를 2746표 차이로 제쳤다. 초접전이 펼쳐져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서울 동작을):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52.1퍼센트)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45퍼센트)의 5선을 저지했다. 헌정사상 5선 여성 의원은 단 네 명(박순천, 박근혜, 이미경, 추미애)이다.
  • 돌아온 노무현의 오른팔(강원 원주갑):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재기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지난해 12월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 두 번은 넘지 못한 지역 장벽(대구 수성갑): 대구에서 재선을 노렸던 민주당 김부겸 후보(39.2퍼센트)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59.8퍼센트)에게 졌다. 김 후보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 목포의 눈물(전남 목포):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후보(37.3퍼센트)가 ‘정치 신인’ 민주당 김원이 후보(48.7퍼센트)에게 패했다. 박 후보는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역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 탈북자 출신 의원: 통합당 태구민 후보(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돼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의원이 됐다.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는 함경북도 탄광촌 꽃제비 출신인 지성호 후보가 당선됐다.
  •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당사자들: 민주당 황운하 후보(대전 중구)와 통합당 김기현 후보(울산 남구을)가 당선돼 국회에서 만나게 됐다. 황 후보는 울산경찰청장 재임 중 청와대 지시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막말 논란의 결말: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여성 비하 발언이 오간 팟캐스트에 출연해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김남국 후보(경기 안산 단원을)는 당선됐다.
  • 통합당 출신 무소속 4인방: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4인방은 통합당에 복당을 신청할 전망이다.

21대 국회 전망: 여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얻었다.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을 처리할 수 있고, 야당의 필리버스터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도 모두 가져간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대 국회의 첫 뇌관: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5월 30일)과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첫 관문은 공수처장 임명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2명이 야당 몫이다. 7명 중 6명이 찬성하는 후보에 한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이 범여권 야당을 이용해 위성 비례 정당처럼 ‘위성 교섭 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
2020년 4월 15일 정치
이스라엘의 총선, 총선, 총선, 총선?
오늘은 4년에 한 번 있는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선 1년 사이에 총선을 세 번이나 치렀다. 네 번째 총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또 총선이 열린다.

핵심 요약: 이스라엘에서 연립 정부가 없는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과 9월, 올해 3월 총선을 치렀지만 원내 1당과 2당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수요일 자정까지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다시 총선이 열린다.
이스라엘의 정치 제도: 이스라엘은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총리가 국정 전반을 담당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그러나 1948년 건국 이래 단독으로 과반을 넘긴 정당이 없다. 그래서 정치 이념이나 노선이 비슷한 정당끼리 연합해 연립 정부(연정)를 꾸려 왔다.
  • 과반 정당이 없으면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전체 의석 120석 중 61석 이상을 확보하면 연정이 구성된다. 총리 후보자가 정해진 기한 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에게 구성 권한이 넘어간다.

정당 구도: 이스라엘 정치권은 현 집권당인 보수 성향의 리쿠드당과 중도 성향의 청백당이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군소 정당들은 이들과 연합해 연정을 꾸린다.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년간 집권 중인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청백당은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창당했고 베니 간츠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연정 구성: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동안 연정 구성에 번번이 실패해 총선을 세 번 치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정 구성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 2019년 4월 총선에서 보수 정당 연합은 전체 120석 중 65석을 차지했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이 확실시됐지만 병역법이 걸림돌이었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가 있지만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는 병역이 면제된다. 베이테누당(5석)이 병역 면제에 반대하며 연정 불참을 선언했다. 보수 연합은 과반 의석에 1석이 모자랐다.
  • 2019년 9월 다시 열린 총선에서 청백당이 33석, 리쿠드당이 32석을 얻었다. 보수 진영과 중도·좌파 진영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이념이 다른 두 정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이었다. 네타냐후는 청백당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청백당 대표는 리쿠드당과의 연정은 가능해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와는 함께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 2020년 3월 3차 총선이 열린다. 리쿠드당은 36석, 청백당은 33석을 얻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각 당 지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청백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다. 청백당 대표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네타냐후와 연정 협의를 시작한다. 총리직 교대 수행에 합의하며 연정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당 안팎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한다.
  • 당초 청백당 대표에게 주어진 연정 구성 시한은 지난 월요일 자정까지였다. 그러나 청백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시한을 이틀 연장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수요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통령은 연정 구성 권한을 의회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망: 연정 구성 권한이 의회로 넘어오면 의회는 전체 의원 120명 중 61명 이상이 지지하는 의원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다. 의회가 21일 안에 후보를 지명하지 못하면 의회는 해산되고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또다시 투표소로 향하게 된다. 1년여 만에 네 번째 총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2020년 4월 13일 정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1대 총선 사전 투표율
지난 10~11일 진행된 4·15 총선 사전 투표의 투표율이 26.69퍼센트를 기록했다. 사전 투표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도입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 사전 투표율은 2017년 대선 때 기록한 26.06퍼센트였다.

핵심 요약: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여야는 저마다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극복의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했고,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세: 4월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 투표의 투표율이 26.69퍼센트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399만 4247명 중 1174만 2677명이 참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통령 선거(26.06퍼센트)보다 높고, 2016년 20대 총선(12.19퍼센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의 투표율이 35.77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34.75퍼센트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27.29퍼센트를 기록했다. 코로나 피해가 집중됐던 대구는 23.56퍼센트로 가장 낮았다.
  • 차기 대선 후보들의 빅매치로 꼽히는 서울 종로(민주당 이낙연, 통합당 황교안)는 사전 투표율 34.56퍼센트를 기록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전문가들은 ①사전 투표 정착, ②코로나19 감염 우려, ③여야의 치열한 대결과 지지층 결집 등의 이유로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한다.
  • 2014년 지방 선거에서 전국 단위의 사전 투표가 처음 도입된 이래, 이번 사전 투표가 5번째다. 사전 투표가 정착되면서 참여율이 상승 추세라는 분석이 있다.
  •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본 투표보다 이틀 동안 나눠서 진행되는 사전 투표를 택한 유권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여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의 뜨거운 의지를 보여 준 것”,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오만을 심판하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전망: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 지지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고전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자체 전망은 다음과 같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최소 130석 이상을,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는 47석 중 17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최소 147석 확보를 전망한다.
  •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110석 이상을, 비례대표(미래한국당)는 15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최소 125석 확보를 전망한다.

결론: 4년 전 총선에서 37개 선거구가 3퍼센트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인천 부평갑은 불과 26표 차이로 당선인과 낙선인이 갈렸다. 이번 선거도 양상이 비슷하다. 여야는 수도권 전체 의석의 3분의 1인 40곳을 접전 지역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의 한 표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2020년 4월 8일 정치
총선인데 대선 같은 선거
4·15 총선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6일 첫 TV 토론회를 가졌다. 이낙연 위원장은 ‘코로나 극복’을, 황교안 대표는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핵심 요약: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격돌하는 서울 종로다.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의 선거 결과는 전체 총선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차기 대권 후보들 간의 ‘대선 전초전’ 양상도 띄고 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선거관리위원회 선거 통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선거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 광화문과 청와대, 정부 서울 청사가 종로에 있다. 종로가 배출한 대통령만 세 명이다.
  • 윤보선 전 대통령은 종로에서 3선(3~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15대)과 이명박 전 대통령(15대)도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이명박, 노무현 후보는 각각 신한국당, 민주당 후보로 종로에 출마했다. 이명박 후보가 이겼지만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사퇴한다. 1998년에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다.
  • 이밖에도 종로를 거쳐 간 거물 정치인이 많다. 장면 전 총리, 유진오 전 신민당 당수, 이종찬 전 국정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1대 총선: 이번 종로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후보,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는 모두 총리를 역임했고,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 이낙연 후보는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 전남도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2년 7개월간 재임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다. 기자 출신인 이 후보는 언변이 뛰어나고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선거의 슬로건은 “국난 극복, 종로 도약”이다.
  •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정치 경험이 없던 황 후보는 2019년 2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입당 한 달 반 만에 당 대표가 됐다. 황 후보는 “힘내라 종로, 바꿔야 산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이번 선거를 ‘황교안 대 이낙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심판’ 구도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결론: 이번 종로 선거는 단순히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을 선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현 정권의 총리 맞대결이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들의 ‘예비 대선’이다. 선거의 승자는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게 된다. 반면 패자는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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