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지역구 163석 + 비례대표 17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석 + 비례대표 19석) 확보에 그쳤다. 정의당이 6석(지역구 1석 + 비례대표 5석), 국민의당이 3석(비례대표 3석), 열린민주당이 3석(비례대표 3석), 무소속이 5석(지역구 5석)을 얻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코로나 극복과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며 참패를 인정했다. 통합당은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지도부가 모두 낙선했다.
- 정의당은 현재 의석수와 같은 6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았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 비례 정당을 창당하면서 새 제도의 혜택을 얻지 못했다.
- 국민의당은 4년 전 ‘녹색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정당 지지율 20퍼센트를 목표로 했지만 6.7퍼센트에 그쳤다. 민생당은 현역 의원 20명에서 0명으로 추락해 당 존폐 위기를 맞았다. 열린민주당은 6~8석을 예상했지만 3석에 그쳤다.
화제의 지역구: 이번 총선의 주요 격전지 결과와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한다.
- 차기 대권 주자가 맞붙은 미니 대선(서울 종로): 민주당 이낙연 후보(58.3퍼센트)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39.9퍼센트)를 크게 이겼다. 이 후보는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강화했다. 황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전망이다.
-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전 서울시장의 대결(서울 광진을): 민주당 고민정 후보(50.3퍼센트)가 통합당 오세훈 후보(47.8퍼센트)를 2746표 차이로 제쳤다. 초접전이 펼쳐져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서울 동작을):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52.1퍼센트)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45퍼센트)의 5선을 저지했다. 헌정사상 5선 여성 의원은 단 네 명(박순천, 박근혜, 이미경, 추미애)이다.
- 돌아온 노무현의 오른팔(강원 원주갑):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재기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지난해 12월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 두 번은 넘지 못한 지역 장벽(대구 수성갑): 대구에서 재선을 노렸던 민주당 김부겸 후보(39.2퍼센트)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59.8퍼센트)에게 졌다. 김 후보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 목포의 눈물(전남 목포):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후보(37.3퍼센트)가 ‘정치 신인’ 민주당 김원이 후보(48.7퍼센트)에게 패했다. 박 후보는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역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 탈북자 출신 의원: 통합당 태구민 후보(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돼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의원이 됐다.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는 함경북도 탄광촌 꽃제비 출신인 지성호 후보가 당선됐다.
-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당사자들: 민주당 황운하 후보(대전 중구)와 통합당 김기현 후보(울산 남구을)가 당선돼 국회에서 만나게 됐다. 황 후보는 울산경찰청장 재임 중 청와대 지시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막말 논란의 결말: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여성 비하 발언이 오간 팟캐스트에 출연해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김남국 후보(경기 안산 단원을)는 당선됐다.
- 통합당 출신 무소속 4인방: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4인방은 통합당에 복당을 신청할 전망이다.
21대 국회 전망: 여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얻었다.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을 처리할 수 있고, 야당의 필리버스터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도 모두 가져간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대 국회의 첫 뇌관: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5월 30일)과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첫 관문은 공수처장 임명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2명이 야당 몫이다. 7명 중 6명이 찬성하는 후보에 한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이 범여권 야당을 이용해 위성 비례 정당처럼 ‘위성 교섭 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