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9일 정치, 경제
미국 대선의 승자는 대마초?
11월 3일 미국 대선과 함께 또 다른 중요한 선거가 치러진다. 뉴저지 등 5개 주에서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주민 투표가 실시된다. 투표 결과에 따라 미국 전역에 대마초 전면 합법화 바람이 불 수 있다.

핵심 요약: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11개 주에서 대마초가 전면 합법이다. 22개 주는 의료용 대마에 한해 허용한다. 이번 투표로 5개 주가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미국 인구 3분의 1 이상이 자유롭게 대마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대마초를 담배처럼: 미국 정부는 1970년 대마초(마리화나)를 불법 약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연방 차원에서는 대마초의 흡연과 유통을 금지하고 있는데, 여러 주에서 주민 여론 반영과 세수 증대 목적으로 합법화가 이뤄지고 있다.
  • 2012년 콜로라도주가 미국 최초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면서 미국 전역에 대마초 합법화 여론이 생겼다. 현재 기호용 대마초까지 전면 합법화한 주는 11곳이다. 플로리다 등 22개 주는 의료용 등 일부만 허용한다.
  • 이번 주민 투표는 뉴저지, 애리조나,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미시시피 5개 주에서 실시된다. 미시시피주는 의료용에 한해 허용하는 안이고, 나머지 4개 주는 완전 합법화를 놓고 투표한다.
  • 현재 모든 지역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질 경우 대마초가 전면 합법인 주는 15곳으로 늘어난다. 인구로 계산하면 미국인의 3분의 1이 대마초가 전면 합법인 주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 전면 합법이 되면 대마초를 담배처럼 피울 수 있다. 식용 대마도 먹을 수 있다. 다만 판매는 주 정부가 공인한 곳에서, 제한된 형태로 이뤄진다. 현재 대마가 전면 합법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학교 근처나 밤 10시 이후에는 판매할 수 없다.

대마 비즈니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대마는 이미 대형 비즈니스다. 지난해 세계 대마 산업 규모는 150억 달러(17조 원)로 드론 산업(44억 달러)보다 3배 이상 크다.
  • 대마는 의외로 여러 분야에 쓰인다. 의료, 기호 목적뿐만 아니라 의류, 제화, 식품, 바이오 연료에도 사용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환각 성분을 제거한 대마 씨앗을 어린이와 노인용 간식에 첨가해 판매하기도 한다. 대마 재배, 판매, 가공, 유통에 각각 특화된 기업도 많다.
  • 하지만 미국에서 대마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기는 어렵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마초를 금지하고 있어서 은행 업무를 보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미국 대마 기업 대부분은 대마가 전면 합법화된 캐나다 주식 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린 오가닉 더치맨, 오로라 카나비스 등 대마 기업의 시가 총액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 전문가들은 이번 주민 투표로 대마 합법화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본다. 대마 산업은 2027년까지 연평균 18퍼센트 성장해 2027년이면 736억 달러(83조 5061억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대마 산업에 더 유리하다. 앞서 바이든은 “누구도 대마초를 피웠다고 감옥에 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마초 처벌을 주장하는 인사를 2017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적이 있다.

대세가 된 대마 합법화: 미국에서 대마는 불법인 주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불법화가 사실상 무의미한 이유다. 미국 여론 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대마 전면 합법화 찬성 의견이 67퍼센트로 압도적이다. 미시시피 등 보수적인 주에서도 대마 합법화 주민 투표가 치러지는 배경이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마초를 비범죄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나라는 일부 의료용 대마를 제외하고 전면 불법이다. 대마를 무단으로 팔거나 피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20년 10월 23일 경제
매주 5명씩 생기는 중국 억만장자
중국에서 자산이 10억 달러(1조 1350억 원)가 넘는 억만장자가 지난 1년간 매주 5명씩 늘었다. 3000억 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사람도 1년 사이 500명이 넘게 늘었다.

핵심 요약: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중국만 홀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4.9퍼센트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반년 만에 코로나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주요국 가운데 중국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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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2일 경제
미국 정부가 구글을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가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걸었다. 검색 엔진과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막은 혐의다. 구글은 애플, 삼성 등 핸드폰 제조사에 대가를 지불하고 구글 검색을 기본 탑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요약: 미국 정부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이후 22년 만에 역사적인 반독점 소송에 착수했다. 법무부가 승소한다면 구글의 기업 분할이나 사업 부문 일부 매각도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구글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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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4일 경제
공공재 얼마면 되겠니
통신 주파수의 가격처럼 보이지 않는 상품의 가격은 어떻게 매길까. 이 문제를 연구해 새 경매 형태를 제시한 미국 경제학자 2명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핵심 요약: 공공재 경매는 어디서든 벌어지고 우리 일상에 영향을 준다. 노벨위원회는 폴 밀그럼, 로버트 윌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새 경매 형태를 고안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에게 혜택을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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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8일 경제
네이버, 이건 반칙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네이버에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했다. 알고리즘을 조작해 쇼핑과 동영상 검색에서 자사 서비스가 먼저 나오도록 했기 때문이다.

핵심 요약: 자사에 유리하게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한 플랫폼 사업자를 제재한 최초 사례다. 시장 점유율이 60퍼센트에 달하는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사실상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옐로카드’ 받은 네이버: 공정위는 네이버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지위를 남용해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소비자를 속이고 시장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2년 오픈마켓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사인 11번가, G마켓 등에 입점한 상품이 검색 순위에서 하단으로 내려가도록 알고리즘을 바꿨다.
  • 네이버 임원이 자사 플랫폼 상품의 노출 비중을 5퍼센트씩 늘려 나가며 시장 반응을 지켜보라고 이메일로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5퍼센트를 밑돌던 네이버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3년 만에 4배 넘게 성장했다.
  • 네이버TV도 비슷한 방식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동영상 검색 시스템을 자사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경쟁사에는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때문에 동영상 검색에서 네이버TV가 최상위로 노출된 경우가 이전보다 22퍼센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견제받는 글로벌 테크 기업: 페이스북 등 거대 테크 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중개 서비스를 넘어 자사 제품을 동일 플랫폼에 판매하며 제품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 검색 서비스인 구글에 여행지 숙소를 찾으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트립닷컴 등 타 온라인 여행사 서비스가 노출됐다. 하지만 이제는 구글 자체 서비스가 검색 상단에 표시된다. 아마존도 자사 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표시해 소비재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 2022년까지 자사 상품 판매 매출이 연 2500억 달러(29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6일 테크 기업 분할을 촉구하는 44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개인의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이 자사 제품에 유리한 방식으로 서비스하지 못하도록 두 영역을 구조적으로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보고서는 일방적으로 거래 규칙을 설정하는 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이 “석유와 철도 재벌이 가졌던 지배력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석유 공급망을 수직적으로 통제해 담합과 가격 통제를 일삼던 스탠더드 오일을 분할했듯 구글, 아마존 등 테크 기업의 사업도 중개 플랫폼 서비스와 자사 제품 판매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규제의 신호탄: 네이버는 조작 자체를 부인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최적의 쇼핑 검색 결과를 보여 주기 위해 알고리즘을 50여 차례 개편했는데, 공정위가 네이버에 불리한 것만 지적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입법 예고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이번 사례처럼 시장을 왜곡할 경우 피해 금액의 2배를 물도록 한다. 네이버의 연간 매출 6조 원과 비교하면 과징금 267억 원은 크지 않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0년 8월 27일 정치, 경제
공정 경제법이냐, 기업 규제법이냐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 25일 국무 회의에서 의결됐다. 법안은 8월 말 국회에 제출돼 9월 정기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여당은 세 법안을 ‘공정 경제 3법’이라고 지칭하면서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반면 재계는 기업 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기업 규제 3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핵심 요약: 법안의 핵심은 대기업 대주주 견제다. 소액 주주의 영향력을 키우고, 기업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늘리는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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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1일 경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
애플이 19일 세계 최초로 시가 총액 2조 달러(2356조 원)를 달성했다. 2018년 8월 세계 최초로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기록한 지 2년 만이다. 이는 세계 국내 총생산(GDP) 순위 8위인 이탈리아의 전체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핵심 요약: 애플 주가는 3월 이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판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 애플과 같은 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에 몰렸던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기업 공개(IPO)를 신청했다.
날개 단 MAGA: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이른바 ‘마가(MAGA)’의 시가 총액은 6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 불황 속에서 테크 기업들은 오히려 전보다 성장하고 있다.
  • 시총 2조 달러가 되려면 주당 가격이 467.77달러를 넘어야 한다. 19일 오전 애플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467.97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란 타이틀도 갖게 됐다. 재택 근무 등으로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새 제품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을 애플의 생태계 안에 묶어 놓은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단행한 주식 액면 분할도 더 많은 밀레니얼의 투자를 끌어냈다.
  • 애플 외에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1조 6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1조 달러에 가까워졌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의 최고치 경신을 이끈 것도 이들 네 기업과 페이스북을 포함한 이른바 ‘빅테크 5’였다. 이들 5대 기업이 S&P500 지수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볼 수 있는 연방 준비 제도(Fed)의 ‘돈 풀기’ 정책도 배경이다. 시중에 풀린 현금이 증권 시장으로 몰리면서, 코로나 사태 속 생존 경쟁력을 지닌 빅 테크가 ‘안전 자산’이 됐다.

에어비앤비가 돌아왔다: 직격탄을 맞은 여행은 ‘근거리’라는 키워드로 다시 살아났다. 추락하던 공유 경제 테크 기업 에어비앤비도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 에어비앤비는 20일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 기업 공개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술주 시장인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가치는 반 토막 나고,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했던 5월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7월 전 세계 예약 숙박이 3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을 넘었다.
  • 집에서 가깝고, 안전한 곳을 찾으려는 욕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월 에어비앤비 예약의 절반 이상이 거주지에서 320킬로미터 미만 거리에서 이뤄졌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는 “여행은 더 작은 마을, 더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더 친밀하고 더 지역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블일까, 아닐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기, 테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주식 시장의) 수치가 사상 최악의 양극화를 보이고 있으며, 승자와 패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5대 테크 기업은 안정적인 기술과 실적이 뒷받침 하는 만큼 버블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2020년 8월 7일 경제
사라진 5만 원
5만 원권이 사라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만 원권 환수율은 71.4퍼센트였던 전년 동기의 4분의 1 수준인 16.4퍼센트로 급락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현금 순환의 지표인 환수율은 특정 기간에 발행된 화폐가 한국은행으로 돌아오는 비율이다.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5만 원권이 거래에 쓰이지 않고 개인 금고에서 잠자고 있다. 사상 최저 금리와 코로나19 등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이 맞물려 5만 원권이 ‘거래의 수단’에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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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7일 경제
경기 침체 시작됐다
한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3퍼센트를 기록했다.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써 한국은 국내 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면서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코로나19로 전면적인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지만, 수출 타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핵심 요약: 정부는 3분기에 ‘V자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제 구조,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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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5일 경제
오른 듯 안 오른 듯
내년도 시간당 최저 임금이 올해보다 130원 오른 8720원으로 14일 결정됐다. 인상률은 1.5퍼센트로 1988년 최저 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다.

핵심 요약: 최저 임금 인상률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의 인상률 2.7퍼센트보다도 낮다.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결정이 나온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때문이다.
1만 원 vs. 8410원: 지난달 11일 첫 회의를 한 후 이어진 노사 간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한 달여 만에 끝났다.
  • 최저 임금의 목적은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 임금 1만 원 달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시간당 최저 임금은 8590원이다.
  • 최저 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다음 해 최저 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 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 임금 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 당초 노동계는 1만 원, 경영계는 8410원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최저 임금은 경제 논리가 아닌,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한 문제라고 말한다. 삭감이나 동결은 최저 임금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중소·영세 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인상은 큰 부담이라고 맞받는다. 반복되는 파행 끝에 양측은 결국 공익 위원들에게 결정을 떠넘겼다.
  • 공익 위원들은 사실상 경영계 손을 들어줬다. 최저 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노동자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 최저 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 임금의 두 얼굴: 최저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저소득 노동자의 삶이 팍팍해지고, 오르면 최저 임금도 못 받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 지난해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최저 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은 16.5퍼센트로 최근 19년간 가장 높았다. 노동자 338만 명이 최저 임금도 못 받고 일했다는 것이다.
  • 최저 임금 인상으로 지난해 임금 하위 10~20퍼센트 노동자들의 시급이 올라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월급으로 비교하면 최하위 계층의 임금 수준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최저 임금이 오르자 고용주들이 노동 시간을 줄이는 ‘노동 시간 쪼개기’ 꼼수를 쓰면서, 주당 15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솔로몬은 없다: 이번 결정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 임금 사망 선고’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영계도 최소한 동결했어야 한다며 불만이다. 매번 깎겠다는 경영계, 큰 폭으로 올리자는 노동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답은 없다. 코로나19가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한 지금은 기 싸움이 아니라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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