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세계화를 노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추첨에서 뽑힌 선전시 시민 5만 명에게 법정 디지털 화폐를 200위안(3만 4000원)씩, 총 1000만 위안(17억 원)을 나눠
줬다.
- 시범 운영자로 선정된 시민들은 모바일 앱 ‘디지털 위안’을 활용해 일주일 동안 선전시 뤄후구의 상업 시설 3389곳에서 자유롭게 디지털 화폐를 쓸 수 있다.
- 중국은 그동안 여러 도시에서 디지털 화폐를 실험했지만, 세부 사항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선전시 경제특구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공개 실험에 나섰다. 14일 열리는 기념식엔 시진핑 국가 주석도 참석한다.
- 국제 결제 시장에서 위안화 비중은 1.9퍼센트다. 달러(38.9퍼센트), 유로(36퍼센트), 파운드(6.7퍼센트)에 크게 뒤처진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적극 활용해, 달러 중심의 국제 시장을 뒤흔들고 향후 기축 통화 자리까지 도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뜨거워진 디지털 화폐 경쟁: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도 법정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연구와 시범 운영이 활발하다. 법정 디지털 화폐는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 미국에선 페이스북의 ‘리브라’, 금융 회사 JP모건의 JPM코인 등 기업이 디지털 화폐 유통을 주도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민간보다 한발 늦은 최근에서야 디지털 화폐 ‘Fed코인’을 연구·실험하고 있다.
- 스웨덴은 2023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든다는 목표로 올해 법정 디지털 화폐를 시범 운영 중이다. 프랑스도 법정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며, 영국·캐나다·스위스 등은 관련 연구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그룹을 결성했다. 일본도 올해부터 ‘디지털 엔화’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화폐로 유통 효율성을 높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현금이 없어질 사회에 대비해, 국가의 화폐 발행권을 지키려는 의도도 담겼다.
한국도 내년에 시범 운영: 한국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연구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실험 유통을 시작할
계획이다. 법정 디지털 화폐와 관련한 법안을 연구하기 위해 법률 자문단도 출범시켰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화폐 도입에 잇따를 수 있는 ‘뱅크 런(bank run)’ 같은 금융 불안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디지털 화폐 연구 단계부터 자금 분실과 돈세탁 같은 사건·사고를 방지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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