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꿈: 자율주행 전기차 중심의 애플 생태계 구축은 2011년에 작고한 스티브 잡스의 구상이다. 애플 이사회 멤버였던 미키 드렉슬러는 “잡스는 죽기 전에 ‘아이카(i-Car)’ 제작을 꿈꿨다”고
밝혔다.
- 2014년: 애플은 2020년까지 완성차의 혁신을 보여 주겠다는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2년 뒤 애플은 자동차 제조보다 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로고가 새겨진 자동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 2018년: 애플은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개발을 주도했던 더그 필드 부사장 등 40여 명을 영입하고 ‘새 판’을 짰다. 소프트웨어만으로 한계를 느낀 애플이 다시 완성차 개발에 들어갔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 2020년: 완성차 관련 소식이 구체화되고 있다. 홍콩 TFI 증권의 궈밍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2023~2025년에 자체 반도체 칩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 전문 사이트 〈맥루머스〉는 “자동차 개발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고 전했다.
새로운 목표, 2024년: 《로이터》는 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던 애플 관계자 2명에게 사실상 확인을 받았다. 코로나19로 1년 정도 연기될 수는 있지만, 우선은 2024년을 목표로 혁신적인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배터리: 애플은 독자적인 ‘모노셀(monocell)’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모노셀은 배터리 내부 공간을 확보해 용량을 키우고, 안전성을 높이는 디자인이다. 애플 관계자는 “처음 나온 아이폰처럼 새로운 차원(next level)”이라고 밝혔다.
- 자율주행: 애플 자율주행 기술은 레이저로 지형지물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거리를 계산하는 라이다(LIDAR) 방식이다. 차에 카메라 8대를 설치해 인공지능으로 주변을 해석하는 테슬라 자율주행과 다르다.
- 분업: 애플 관계자는 “제대로 돌아가는 조립 공장을 운영하려면 연간 10만 대 이상 생산 규모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해 애플은 아이폰처럼 자동차 설계는 직접 하고 제조만 협력사에게 맡기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테슬라의 17년 뒤집을까: 테슬라가 수익 창출까지 걸린 17년을 애플이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지만, 애플 관계자는 “지구상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는 애플뿐”이라고 했다. 애플이 기존 업체 인수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브스》는 “애플이 보유한 현금 2000억 달러(221조 7000억 원)면 폭스바겐 2개, 다임러 3개, BMW 4개, 혼다 4개, 포드 6개, 닛산 10개를 인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프로젝트 타이탄’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S&P500 편입 첫날 6.5퍼센트 하락했다. 애플은 1.24퍼센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