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선택: 미국에서는 주요 선거를 앞두고 언론이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과 의견의 분리’ 원칙에 따라 후보 지지는 의견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사의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 NYT의 바이든 지지 표명은 우리 언론사의 논설위원실에 해당하는 편집위원회(editorial board)에서 나왔다. 뉴스를 보도하는 뉴스룸(편집국)과 독립된 조직이다.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뉴스룸 소속 기자들은 보도의 중립을 지킨다.
- NYT 편집위원회는 지지 후보를 선택하기 전에 후보들을 만난다. 독자를 대신해 사실상 ‘청문회’를 치르고 내부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 NYT는 민주당 대선 경선 때는 엘리자베스 워런, 에이미 클로버샤 두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 8일 현재 NYT,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미국 일간지 20곳이 이번 대선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밝혔다. 18곳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2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다.
사실과 의견 사이: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언론도 선거를 앞두고 사설을 통해 특정 정당과 후보 지지를 표명한다. 반면 한국 언론은 특정 후보에 대한 경향성이 읽히지만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는다.
-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8조에서 규정한 ‘언론 기관의 공정 보도 의무’에 위배된다. 그러나 대다수 독자들은 기사와 사설의 방향성, 빈도, 표현 등을 통해 각 언론사의 입장을 알아차린다.
- 이처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공식 입장은 없어서 선거 때마다 편파 보도 시비가 불거진다. 차라리 미국처럼 공식 지지를 허용하면 지지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정책 검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공직선거법상 허용된다 해도 문제는 편집권의 독립성이다. 사실을 다루는 편집국과 의견을 다루는 논설위원실이 확실히 분리되지 않으면 뉴스 제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집국과 논설위원실이 합해진 언론사도 많다.
NYT가 NYT에게: 미국 언론의 후보 지지에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역시 선거 때마다 공정성 시비가 나오고, 언론의 후보 지지 선언이 언론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둔 올해 1월, NYT는 바이든 대신 다른 두 후보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바이든의 공약은 의료 서비스와 기후 같은 문제들의 가장자리만 건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