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이력: 앤드루 쿠오모는 빌 클린턴 행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뉴욕주 검찰총장을 거쳐 2011년부터 뉴욕 주지사를 맡고 있다.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딸과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고,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 주지사를 지냈다.
쿠오모 타임: CNN, MSNBC, 폭스 뉴스 등 케이블 뉴스와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들이 매일 쿠오모 주지사의 브리핑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한국 상황에 비유하자면, 코로나 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대통령, 보건복지부 장관만큼이나 시장의 브리핑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 쿠오모 주지사는 군더더기 없는 슬라이드를 화면에 띄우고 병상 수부터 인공호흡기 개수까지 코로나에 관한 거의 모든 통계와 최신 정보를 공개한다. 이후 “개인적인 조언(Personal Advice)”이라는 제목의 슬라이드와 함께 당부 사항을 전달한다.
- 최근에는 CNN 앵커로 일하고 있는 동생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로나 대응 상황을 설명하다가,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누구인지를 놓고 동생과 티격태격 농담을 주고받아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기도 했다.
쿠오모의 화법: 쿠오모 주지사는 잘못된 일은 단호하게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시민을 격려하며 영감을 불어넣는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며 공공의 목적에 호소한다.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한다.
- 3월 20일 식료품점, 약국 등을 제외한 업종에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내게 모든 책임이 있다. 이번 결정이 달갑지 않고 누군가를 비난하고 불평하고 싶다면, 나를 탓해라.”
- 3월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따르지 않고 시립 공원에 인파가 모인 사진이 공개되자 단호하게 경고했다. “무감하고 오만하며 자멸적이고 무례한 행동이다. 당장 멈춰라. 농담이 아니다.”
- 경고 이후에는 고난의 의미와 국가의 정체성을 말하며 시민의 마음을 달랬다. “고난에 대처하며 우리는 더 강해진다. 역경과 도전을 이겨 내기 때문에 미국이 미국일 수 있다. 우리는 위기를 극복할 것이고, 미국은 더 위대해질 것이다.”
- 3월 25일 뉴요커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우리(뉴요커)의 친밀함과 포용, 열린 마음이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 우리에겐 6000명의 봉사자와 4만 명의 의료진이 있다. 거리의 상인들이 자신도 돕겠다고 나선다. 이것이 뉴욕이다.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무너지지 않는다.”
- 3월 28일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혼란스럽고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일이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다. 쉬운 답은 없다. 우리 모두가 헤쳐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근거 없이 낙관론을 폈다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지적에는 “나는 전혀 책임이 없다”고 응수한다. 그사이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정확하고 솔직한 언어로 국민의 신뢰를 쌓아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