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3일 사회
경비원이 경비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 욕설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지난 10일 발생했다.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핵심 요약: 세상을 떠난 경비원은 주차 관리 문제로 한 주민과 갈등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은 경비 업무 외 다른 일을 하면 안 되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경비원이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택배 보관 등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반복되는 갑질: 경비 노동자에 대한 ‘갑질’ 사건은 반복되어 왔다. 2015~2019년 6월 아파트 경비원 등 관리 직원에 대한 폭언·폭행은 2923건 발생했다.
  • 2014년에는 서울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2018년에는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목숨을 잃었다. 2019년에는 주차장 입구 차단기를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 경비원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2019년 서울시 조사 결과 냉난방기가 설치된 경비실은 전체의 64퍼센트에 불과했다. 매년 여름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두고 갈등이 반복된다.

한국의 경비원: 경비원 등 시급 노동의 경험을 다룬 《임계장 이야기》의 저자 조정진씨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고르기도 쉽고,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너무 쉬워서 ‘고다자’로 불린다”고 말한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 한국의 아파트 거주 가구는 전체 가구의 50.1퍼센트다. 전국의 아파트 경비 노동자는 16만 명에 달한다. 그중 간접 고용 형태로 고용된 이들이 84퍼센트를 차지한다. 경비 노동자는 일평균 16시간 54분 노동한다.
  • 2019년 조사에 따르면 경비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66.2세, 현재 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근속한 평균 기간은 2.9년이었다. 조사 참여자의 30퍼센트는 3개월 혹은 6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매번 새로 체결하는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입주민이나 관리 사무소와 갈등이 있는 경비 노동자들은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해고된다.

경비원이 하는 일: 경비원들의 노동 조건은 경비 업무의 특성에 맞춰져 있는 반면, 실제 하는 일은 경비에 그치지 않는다.
  • 경비 노동자들이 최저 임금을 보장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경비 업무 등 감시·단속적 근로는 2007년 최저 임금의 70퍼센트를 적용받기 시작해 2015년에야 100퍼센트가 적용됐다.
  • 경비 노동자 대부분은 24시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격일제 방식으로 일한다. 24시간 중 약 10시간은 휴게 시간으로 임금에 포함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유로운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 시간, 휴게와 휴일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현행 경비업법상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대다수 경비원이 택배 보관,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청소, 조경 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다.

전망: 경찰은 내년 1월부터 경비업법 위반을 단속할 예정이다. 2018년 관련 유죄 판결이 나온 후로 올해 6월부터 단속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계도 기간을 연장했다. 경비원은 아파트 주거가 과반을 차지하는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되는 노동자다. 실질적인 노동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2020년 5월 12일 정치
프리랜서도 실업 급여 받을 수 있을까?
고용 보험 가입 대상이 저임금 비정규직, 특수 고용직, 예술인, 자영업자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 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코로나19로 고용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에게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고용 보험은 고용 위기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안전망으로 꼽힌다.
고용 보험: 고용 보험은 근로자에게 보험금을 받아 실직했을 때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고용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반씩 부담해 급여의 1.6퍼센트를 납입한다. 정규직은 대부분 가입되어 있다. 2019년 기준 정규직 임금 노동자의 고용 보험 가입 비율은 87.2퍼센트였다.
  • 반면 비정규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 예술인, 자영업자 등은 고용 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다. 비정규직의 고용 보험 가입률은 44.9퍼센트, 자영업자의 가입률은 0.4퍼센트에 불과하다. 비정규직은 보험료 부담이나 사업주 강요 등으로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자영업자의 경우 보험료 전액을 혼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뀌나: 고용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의 가입을 독려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을 고용 보험 가입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를 고용 보험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부과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는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의 경우 자영업자로 분류돼 있어 기준 임금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여러 사업체를 통해 소득을 얻는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절반의 보험료를 어떻게 분배할지도 쟁점이다.
  • 보험료 부담이 큰 자영업자의 가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정부는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업 준비생, 장기 실업자,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와 구직 촉진 수당을 지원하는 국민 취업 지원 제도 도입도 공식화했다. 고용 보험 다음 단계의 안전망인 셈이다.
  • 문제는 재원 확보다. 고용 보험은 근로자와 사업주가 낸 보험금을 운용해 실업 급여를 지급한다. 적자가 나면 정부 예산으로 채우는 구조다. 고용 보험 기금은 2018년 적자로 돌아섰고, 2019년에는 적자 폭이 2배 이상 늘어 2조 원을 넘었다. 적자가 더 확대되면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전망: 코로나19로 실업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법률안 정비부터 가입자와 정부의 추가 부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까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2020년 5월 11일 경제
카카오는 더 이상 메신저가 아니다
카카오가 2020년 1분기 사상 최고 매출과 영업 이익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비대면 플랫폼인 카카오톡 이용 시간과 커머스 판매액, 콘텐츠 소비 등이 늘어난 결과다.

핵심 요약: 커머스 부문 매출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는 1분기 매출 8684억 원, 영업 이익 882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퍼센트, 영업 이익은 219퍼센트 증가했다.
커머스+콘텐츠: 선물하기 등 커머스가 주축이 된 플랫폼 부문과 웹툰, 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 플랫폼 부문에서는 특히 카카오톡 기반 사업인 ‘톡비즈’가 가장 큰 매출 성장(전년 동기 대비 77퍼센트)을 보였다. 톡비즈에는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용자 간 관계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 위생, 실내 활동 관련 배송 선물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환권을 선물하는 방식에서 직접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면서 콘텐츠 사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웹툰, 소설 등을 포함하는 유료 콘텐츠 사업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0퍼센트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음악, 게임 등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 전체는 전년 동기 대비 8퍼센트 성장했다.

카카오 시즌 2: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지난 3월 1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앞으로의 10년을 ‘시즌 2’로 정의하고 사회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 2009년 300만 원가량이었던 카카오의 연매출은 2019년 3조 898억 원으로 성장했다. 10년간 100만 배 성장한 셈이다.
  • 카카오는 2014년 다음과 합병한 후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들을 인수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은 분사시키는 전략을 펴왔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도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하반기 메신저 기반의 기업용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B2B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전망: 카카오는 올해 작년보다 높은 연매출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신저뿐 아니라 상거래, 콘텐츠 등 생활 전반으로 침투하는 카카오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20년 5월 11일 정치
21대 국회의 첫 여야 원내 사령탑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의 여야 원내 사령탑이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태년 의원을, 미래통합당은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핵심 요약: 두 신임 원내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정책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야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일치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과 국회법 개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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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30일 경제
마이너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코로나19 여파로 3월 산업 생산, 소비, 고용 관련 지표가 모두 추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사업체 종사자 수와 카드 사용액은 사실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핵심 요약: 경제 활동의 주요 지표인 생산, 소비, 고용이 모두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지표는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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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8일 경제
기업 가치 6조 빅히트, 코스피 간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연내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반기 중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6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요약: 빅히트는 중소기업 중심의 코스닥이 아닌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3대 엔터테인먼트사’로 불리는 JYP, SM, YG는 코스닥 상장사다.
국내 최대 엔터 기업의 등장: 현재 주요 엔터사의 시가 총액은 JYP 7134억 원, SM 6003억 원, YG 5252억 원이다. 빅히트가 상장하면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 빅히트는 JYP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방시혁 대표가 2005년 독립해 설립한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2018년 기준 빅히트 최대 주주는 방시혁 대표(43퍼센트)이며, 2대 주주는 방 대표의 친척인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25.22퍼센트)이다.
  • 2019년 빅히트는 매출 5872억 원, 영업 이익 98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5퍼센트, 영업 이익은 24퍼센트 증가했다.
  • 빅히트는 2019년 자회사를 통해 자체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팬 커머스 위플리를 론칭했다. 팬과 스타의 소통부터 티켓, 굿즈 구입까지 자사 플랫폼으로 통합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방탄소년단의 빅히트: 빅히트는 BTS의 성공과 함께 성장해 왔다. 2017년 924억 원이었던 빅히트의 매출은 방탄소년단이 두 개 앨범을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린 2018년 2142억 원으로 성장했다.
  • 2019년 발매한 BTS의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는 372만 장, 투어 티켓은 97만 6283장 판매됐다.
  • BTS가 창출하는 경제 효과는 연간 5조 6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연 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를 4조 1400억 원, 부가 가치 유발 효과는 1조 4200억 원으로 추정했다. BTS가 2019년 서울에서 3일간 연 공연의 경제 효과는 약 9229억 원으로 추산된다.
  • BTS는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4개의 앨범을 올렸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까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출연했다. 2019년 월드 투어에는 총 2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망: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다가오는 BTS 멤버들의 입대 등은 빅히트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다. 그러나 여전히 빅히트는 올해 ‘IPO 대어’로 꼽힌다. 빅히트의 상장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0년 4월 28일 경제
1300만 명이 10만 원을 받으면 생기는 일
도민 전원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에서 자영업자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이 4월 22~24일 사흘간 도내 자영업자 4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1퍼센트가 재난 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매출이 상승했다고 답했다.

핵심 요약: 경기도는 4월 9일부터 소득,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조건 없는 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의 실험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대책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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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0일 경제
사상 최악의 3월 고용 지표
사상 최악의 3월 고용 통계가 발표됐다. 취업자 수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일시 휴직자도 전년 동월 대비 120만 명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시 휴직자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일자리 절벽이 도래했다.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다.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에 피해가 집중됐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었다.
일자리 통계: 17일 통계청이 ‘2020년 3월 고용 동향’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경제 활동이 감소하면서 일자리가 급감했다.
  • 취업자 수: 3월 취업자 수는 2660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 5000명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5월(24만 명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 업종별 취업자 수: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도·소매업(16만 8000명 감소), 숙박·음식점업(10만 9000명 감소), 교육·서비스업(10만 명 감소) 등에서 고용이 줄었다. 반면 택배 주문이 늘면서 운수·창고업은 7만 1000명 증가했다.
  • 취약 계층 취업자 수: 코로나19 고용 충격은 취약 계층부터 덮쳤다. 임시직(42만 명 감소), 일용직(17만 3000명 감소), 15~29세 청년층 취업자(22만 9000명 감소)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 일시 휴직자 사상 최대: 취업 상태지만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시 휴직자가 160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34만 7000명)보다 126만 명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가 더 길어지면 휴직이 실직으로 바뀔 우려가 있다.
  • 불완전 취업자 사상 최대: 불완전 취업자란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실 여건상 어쩔 수 없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불완전 취업자 수는 120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만 명 증가했다.
  • 구직 활동 없이 쉰 사람들: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구직 계획이 없어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전년 동월보다 36만 6000명 증가한 236만 600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가 41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9000명 늘었다.
  •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 여러 고용 지표가 역대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지만, 실업 급여 신청자는 전년 동월 대비 3만 1000명 증가에 그쳤다.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책: 정부는 이번 주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고용 안전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 유지 대책과 실업 대책, 신규 일자리 창출 대책, 고용 사각지대 대책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일정: 20일 국회는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 연설을 청취한다. 여당은 이번 주에 추경안 심사에 착수해, 늦어도 29일까지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2차 추경은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 포인트’ 추경이다. 이 때문에 항공업 등 코로나 피해가 극심한 기간산업 지원, 자영업자 지원, 일자리 대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3차 추경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2020년 4월 20일 정치
평양 출신 강남 국회의원 태영호
탈북자 출신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당선인이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주의, 강남스타일(Democracy, Gangnam Styl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태영호가 옛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BC는 “놀라운 승리”라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태 전 공사의 주요 이력과 이번 선거 과정을 간략히 정리한다.
북한 외교관 태영호: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의 ‘엘리트 탈북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 태 전 공사는 1962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다. 공사는 대사에 이어 대사관 서열 2위다.
  • 2015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러 영국 런던에 왔을 때 바로 옆에서 안내를 맡기도 했다.
  • 태 전 공사는 자녀를 본국으로 복귀시키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한국 망명을 결심했다. 북한은 외교관의 탈북을 막기 위해 외교관 자녀를 평양에 볼모로 잡아 두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국정원 조사가 끝난 2016년 12월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하고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 2018년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를 펴냈다.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제까지 16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회의원 태구민: 4·15 총선에서 태영호 전 공사는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탈북자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 올해 2월 10일 태 전 공사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은 공산주의 국가 출신인 태 전 공사를 자유 시장 경제의 상징 ‘서울 강남’에 전략 공천했다.
  • 태 전 공사는 태영호가 아닌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출마했다. 망명 당시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실제와 다르게 등록했는데,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이다. ‘북한 주민을 구한다’는 의미다.
  •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테러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다. 재력도 화제가 됐다. 탈북 4년 만에 18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아 의혹이 제기됐는데, 태 후보는 “저서 인세와 강연 수입이라 떳떳하다”고 밝혔다.
  • 태 전 공사는 58.4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선거 사무실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이라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결론: WSJ, BBC, 로이터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태 전 공사의 당선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BBC는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건너온 다른 탈북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 인구는 3만 3000여 명이다. 태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탈북 주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통일 정책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0년 4월 17일 정치
180석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제21대 총선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총 180석을 얻었다.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이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을 더하면 범여권 의석은 189석에 달한다.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그쳤다.

핵심 요약: 1987년 민주화 이래 처음으로 단일 정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 활동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상세: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지역구 163석 + 비례대표 17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석 + 비례대표 19석) 확보에 그쳤다. 정의당이 6석(지역구 1석 + 비례대표 5석), 국민의당이 3석(비례대표 3석), 열린민주당이 3석(비례대표 3석), 무소속이 5석(지역구 5석)을 얻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코로나 극복과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며 참패를 인정했다. 통합당은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지도부가 모두 낙선했다.
  • 정의당은 현재 의석수와 같은 6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았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 비례 정당을 창당하면서 새 제도의 혜택을 얻지 못했다.
  • 국민의당은 4년 전 ‘녹색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정당 지지율 20퍼센트를 목표로 했지만 6.7퍼센트에 그쳤다. 민생당은 현역 의원 20명에서 0명으로 추락해 당 존폐 위기를 맞았다. 열린민주당은 6~8석을 예상했지만 3석에 그쳤다.

화제의 지역구: 이번 총선의 주요 격전지 결과와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한다.
  • 차기 대권 주자가 맞붙은 미니 대선(서울 종로): 민주당 이낙연 후보(58.3퍼센트)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39.9퍼센트)를 크게 이겼다. 이 후보는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강화했다. 황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전망이다.
  •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전 서울시장의 대결(서울 광진을): 민주당 고민정 후보(50.3퍼센트)가 통합당 오세훈 후보(47.8퍼센트)를 2746표 차이로 제쳤다. 초접전이 펼쳐져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서울 동작을):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52.1퍼센트)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45퍼센트)의 5선을 저지했다. 헌정사상 5선 여성 의원은 단 네 명(박순천, 박근혜, 이미경, 추미애)이다.
  • 돌아온 노무현의 오른팔(강원 원주갑):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재기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지난해 12월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 두 번은 넘지 못한 지역 장벽(대구 수성갑): 대구에서 재선을 노렸던 민주당 김부겸 후보(39.2퍼센트)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59.8퍼센트)에게 졌다. 김 후보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 목포의 눈물(전남 목포):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후보(37.3퍼센트)가 ‘정치 신인’ 민주당 김원이 후보(48.7퍼센트)에게 패했다. 박 후보는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역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 탈북자 출신 의원: 통합당 태구민 후보(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돼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의원이 됐다.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는 함경북도 탄광촌 꽃제비 출신인 지성호 후보가 당선됐다.
  •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당사자들: 민주당 황운하 후보(대전 중구)와 통합당 김기현 후보(울산 남구을)가 당선돼 국회에서 만나게 됐다. 황 후보는 울산경찰청장 재임 중 청와대 지시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막말 논란의 결말: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여성 비하 발언이 오간 팟캐스트에 출연해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김남국 후보(경기 안산 단원을)는 당선됐다.
  • 통합당 출신 무소속 4인방: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4인방은 통합당에 복당을 신청할 전망이다.

21대 국회 전망: 여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얻었다.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을 처리할 수 있고, 야당의 필리버스터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도 모두 가져간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대 국회의 첫 뇌관: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5월 30일)과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첫 관문은 공수처장 임명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2명이 야당 몫이다. 7명 중 6명이 찬성하는 후보에 한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이 범여권 야당을 이용해 위성 비례 정당처럼 ‘위성 교섭 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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