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일 정치
대만의 ‘미스터 민주주의’
대만의 민주화를 이끈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대통령에 해당하는 국가 원수)이 7월 30일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스터 민주주의’, ‘대만 분리주의의 대부’로 불렸던 리덩후이는 국민당 독재를 끝내고 다당제, 총통·국회의원·시장 직선제 등을 도입하고, 대만과 중국은 별개의 나라라는 ‘양국론’을 폈다.

핵심 요약: 리덩후이는 대만 최초의 직선 총통이자, 대만에서 나고 자란 최초의 총통이었다. 독립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민주적 정치 체제를 구축해 지금의 대만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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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31일 정치, 경제
전세가 사라진다면
세입자의 거주권을 강화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현행 2년인 임대 계약 보장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해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료 상승 폭을 직전 임대료의 5퍼센트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핵심 요약: 통과한 법안은 계약 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를 핵심으로 하는 일명 ‘임대차 3법’이다. 정부는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관보 게재 후 즉각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임대료가 오히려 오르거나, 월세 전환이 늘면서 전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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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30일 정치, 사회
설문: 표현의 자유 vs. 외교적 무례…‘아베 사죄상’ 논란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는 동상이 국내 식물원에 설치되면서 한일 양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핵심 요약: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국내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라는 입장과 이웃나라의 정상을 폄훼해 갈등을 부추겼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동상을 설치한 강원도 평창의 한국자생식물원은 8월 10일로 예정됐던 동상 제막식을 취소하기로 했다.

설문: 소녀상 앞 무릎 꿇은 남성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영원한 속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6%
34%
비회원은 투표 결과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표를 원하시면 로그인 또는 회원 가입을 해주세요.
표현의 자유: ‘영원한 속죄’는 사비를 들여 제작한 민간 조형물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 ‘영원한 속죄’는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이 사비를 들여 왕광현 조각가가 제작한 민간 조형물이다. 해당 조형물이 설치된 한국자생식물원도 민간 식물원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따라 이를 외교적 결례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 있다.
  • 김 원장은 29일 인터뷰에서 “우리 집 마당에 만들어 놓은 걸 이웃집에서 뭐라 한다고 창고에 놓을 수도 없고, 그냥 놓을 것”이라며 “개인의 생각을 만들어 작품화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외교적 결례: 개인의 작품이라 해도, 한 국가의 정상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다룬 것 자체가 외교 결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 사회에는 국제 예양이라는 것이 있다”며 “어느 나라건 외국 지도급 인사에 대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 예양은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관례적 예의를 뜻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상대국 지도자에 대한 경칭 사용, 예우도 포함된다.
  • 김 원장은 25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했다”고 밝혔으나, 논란이 인 이후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인터뷰에서는 사죄하는 누군가를 상징할 뿐, 아베 총리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관계 개선의 전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한일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2015년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일본과 무효를 선언한 한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주제 읽기: 누구의 국가인가, 어떤 국가인가
2020년 7월 29일 정치
지금, 수전 라이스에 주목하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흑인 여성 정치인 수전 라이스가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로 4명의 흑인 여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선 후보 중 바이든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신뢰 관계를 쌓아 온 라이스가 유력하다고 평가한다.

핵심 요약: 라이스는 바이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오바마 정부 보좌관 출신 흑인 여성인 라이스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한다면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해 대선 판도 굳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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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8일 정치, 사회
전쟁터가 된 힙스터의 도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 차별 규탄 시위에 연방 요원을 투입하면서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방화와 총격이 벌어지는 가운데 연방 요원이 투입된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극한의 대치 상항이 계속되고 있다.

핵심 요약: 포틀랜드는 백인 거주자가 많으면서도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도시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무질서한 폭도로 보이게 하려는 목적으로 연방 요원을 투입해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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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7일 정치
나도 누군가의 딸입니다
“테드 요호 의원은 저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A fucking bitch.’” 23일 30대 미국 여성 의원이 자신에게 폭언한 남성 의원을 비판한 의회 연설 영상이 10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주인공은 역사상 최연소 미국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다.

핵심 요약: 성차별 발언에 여성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맞서는 경우는 많지 않다. 코르테즈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받아들이는 문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권력 구조를 지적했다. ‘이 시대 가장 중요한 페미니스트 연설’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내와 딸은 방패가 아닙니다: 코르테즈는 성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남성들의 ‘핑계’와 ‘변명’을 꼬집었다.
  • 지난 20일 국회 의사당 앞에서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의원이 범죄가 늘어난 원인에 실업과 빈곤층 급증이 있을 것이라는 코르테즈에게 성차별적인 욕설을 했다. 요호는 이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나도 딸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 코르테즈는 의회 연설에서 “딸이 있다고 해서 좋은 남성이 되는 건 아니다. 사람을 존중할 때 좋은 남성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편없는 행동을 변명하기 위해 여성, 아내, 딸을 방패 삼는 것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또 “나 또한 누군가의 딸이다.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내가 무례한 일을 겪은 것을 보지 못했지만, 부모님께 내가 남성들의 모욕을 그냥 넘기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았다는 걸 보여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 그는 또 과거 식당, 지하철, 거리에서 성차별 발언을 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번 일이 “새롭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문제라고 덧붙였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권력 구조로 뒷받침되는 문화”가 됐고, 특히 국민을 대변하는 의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OC 신드롬: 남미 이민자 2세인 코르테즈는 2018년 29살의 나이로 의회에 입성했다. 이니셜인 ‘AOC’로 불리는 그는 극적인 선거 승리와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 ‘변화의 정치’를 강조한 그는 10선의 백인 남성 현역 의원, 조 크로울리를 꺾고 2018년 중간 선거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선출됐다. CNN은 “올해 정치 시즌 가장 충격적인 결과”라고 했고, 《타임》은 “코르테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내 가장 훌륭한 이야기꾼”이라고 평했다.
  • 여성, 유색 인종, 노동자. 코르테즈가 말하는 자신의 정체성이다. 그는 바텐더로 일하면서 미국 민주 사회주의자 단체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건강 보험 확대, 부유세 신설, 대학 무상 등록금 도입 등 진보적 개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 코르테즈는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아이돌’이다. 코르테즈의 트위터 팔로워는 780만여 명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보다 많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도 SNS로 맞대응한다. 음식을 요리하며 실시간으로 정치 질문에 답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도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정치의 변화: 《뉴욕타임스》는 과거 많은 여성 정치인이 평판에 해가 될까 봐 모욕을 참아야 했다며, 코르테즈의 연설은 ‘정치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코르테즈는 요호 의원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권력과 성차별의 뿌리 깊은 연대에 맞서 오랜 침묵에 균열을 일으켰다.
2020년 7월 24일 정치
이제 결별만 남았다
미국이 21일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중국의 총영사관을 72시간 내에 폐쇄하라고 중국에 기습 통보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과 미국인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통보 직후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마당에서 기밀 문서로 추측되는 자료를 급하게 태우는 정황도 포착됐다.

핵심 요약: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에게 불가침 영역인 재외 공관 폐쇄를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중 간 남은 건 ‘단교’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취소하지 않으면 반드시 단호한 보복을 할 것”이라며 반발했고, 트럼프는 추가 공관 폐쇄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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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2일 정치
대통령이 되고픈 힙통령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칸예 웨스트가 무소속으로 11월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그는 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첫 유세에서 아이를 낳으면 100만 달러, 우리 돈 12억 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낙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핵심 요약: 웨스트는 앞서 4일 “나는 미국 대통령 #2020VISION을 위해 뛰고 있다”는 트윗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아내 킴 카다시안은 리트윗으로 화답했고,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생일당: 웨스트는 연방 선거 관리 위원회에 소속 정당을 ‘BDY’로 등록했다. ‘생일 파티(Birthday party)’라는 뜻이다.
  • 그는 2015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웨스트는 장모님 집에서 샤워하던 중 갑자기 ‘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2018년에는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며 언젠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에 찬 인터뷰를 했다.
  • 트럼프의 경쟁자가 된 웨스트는 한때 할리우드 대표 트럼프 지지자였다. 그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붉은색 모자를 쓰고 백악관을 방문했고, 다정한 트윗을 주고받으며 ‘브로맨스’를 연출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하겠다고 했다.
  • 웨스트의 출마에 대해 대부분은 ‘대선이 장난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NBA 농구 선수 카일 쿠즈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인데, 농담을 지껄이는 사람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돈 윈슬로는 “칸예 웨스트가 핫도그 가게를 운영한다 해도 믿을 수가 없다. 땅콩버터 샌드위치조차 망칠 사람”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MIC 대신 캐스팅 보트 쥘까: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웨스트의 행보에 주목한다. 그가 선거에서 당락을 가르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 《워싱턴 포스트》는 웨스트의 대선 출마에 대해 “의외로 의미가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웨스트가 수십 년 동안 민주당에 실망해 온 흑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여론 조사 전문가 테런스 우드버리는 “웨스트가 대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리서치 업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그래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만약 웨스트가 완주한다면 민주당 표를 흡수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 웨스트가 실제 정치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패션 브랜드 ‘이지’로 떼돈을 번 이후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웨스트가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이 광고보다 저렴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알리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칸예 웨스트 효과: 실제 웨스트가 완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부 주에서는 이미 후보 등록 기간도 놓쳤다. 본심이 무엇인지와는 무관하게, 웨스트는 이미 미국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리더십이 실종된 상황에서 선택지를 잃은 미국 유권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22일 정치
서울 공화국, 수도 세종
‘행정 수도 이전론’이 16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행정 수도 이전을 논의할 국회 ‘행정 수도 완성 특별 위원회’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야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핵심 요약: 김 원내대표는 20일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수도권 과밀 현상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국회, 청와대, 행정부의 세종시 이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04년 위헌 판결 이후 사그라들었던 행정 수도 이전 문제가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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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보다 받기 쉬운 10억 달러
미국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주한 미군 감축설이 다시 제기됐다. 17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국방부가 주한 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의 해외 주둔 미군을 감축하기 위한 방안을 3월 백악관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감축설이 나올 때마다 파장이 커지는 이유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 협정이 7개월째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전력 재배치 검토는 통상적인 사안이라면서도, 방위비 분담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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