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민주당: 미국 정치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양분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열리는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결한다.
- 공화당: 보수 정당이다. 낮은 세금, 총기 자유, 낙태 금지를 주장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다. 백인 남성, 노인, 개신교인, 농촌 거주자가 주요 지지자다.
- 민주당: 진보 정당이다. 복지 국가, 총기 규제, 낙태 허용, 다문화를 주장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이다. 여성, 젊은 세대, 흑인, 대도시 거주자가 주요 지지자다.
대선 과정: 미국 대선은 아래의 네 과정을 차례로 거친다. 첫째와 둘째 항목은 각 당이 자체 실시하는 예선이다. 셋째와 넷째 항목은 양당이 맞붙는 본선에 해당한다.
- 주별 대의원 선출: 각 당의 대선 예비 주자들은 대선이 있는 해의 1~6월 미국 전역을 돌며 경선을 치른다. 주별로 유권자들은 대의원을 선출한다. 대선 후보 A를 지지하는 유권자라면, A 지지를 밝힌 대의원 후보 B를 뽑는 식이다.
- 전당 대회에서 후보 지명: 각 당은 그해 여름 3박 4일간 전당 대회를 개최한다. 경선 과정에서 선출된 대의원들이 사전에 지지 의사를 밝힌 후보에게 형식적 투표를 한다. 이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당의 최종 후보가 된다.
- 대선: 11월 3일 대선이 열린다. 엄밀히 말하면 이날 유권자들은 직접 대통령을 뽑지는 않는다. 대통령을 선출할 주별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투표용지에서 대선 후보 A에게 기표를 해도, 실제로는 A에게 투표하기로 서약한 선거인단 후보를 뽑는 것이다.
-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12월 14일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가 실시된다. 11월 3일 선거에서 선출된 선거인단이 자기 당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형식적 절차다. 1월 6일 공식 결과가 발표되고, 1월 20일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다.
선거인단 확보 경쟁: 미국 대통령은 유권자가 선출한 선거인단에 의해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결국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
- 선거인단 수: 대통령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다. 하원의원(435명)과 상원의원(100명) 숫자를 합한 535명에 워싱턴 D.C. 선거인단 3명을 더한 숫자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 3명부터 55명까지: 주마다 선거인단 수가 다르다. 주에 배분된 하원의원 수(인구 비례)와 상원의원 수(2명)를 더하면 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는 선거인단이 55명이고, 알래스카와 델라웨어 등은 3명이다.
- 승자 독식(winner-takes-all):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표를 모두 가져간다. 캘리포니아주에서 A 후보가 51퍼센트, B 후보가 49퍼센트를 득표했다면, A 후보가 선거인단 55명의 표를 독식한다.
- 퀴즈: 선거인단이 3명인 알래스카주에서 공화당 선거인단 후보로 A, B, C, 민주당 선거인단 후보로 D, E, F가 나섰다. 대선에서 알래스카 유권자 50만 명 중 26만 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한다면, 알래스카 선거인단은 어떻게 구성될까? (정답은 기사 하단에)
FAQ: 미국은 자치권을 가진 여러 주들이 모인 연방 국가다. 국가 운영 체제가 우리와 달라서 대선 절차와 방식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자주 나오는 질문을 정리했다.
- 대선 시기: 대통령 4년 중임제인 미국은 4년에 한 번 대선을 치른다. 11월 첫째 월요일의 다음 화요일이 대선일이다. 이날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 일부도 함께 선출한다.
- 선거인단 구성: 대선 한 달 전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주별로 선거인단 후보자 명단을 만든다. 주로 열성 당원들을 선정하는데, 공직자와 군인은 포함할 수 없다.
- 선거인단의 배신: 열성 당원이 선정되기 때문에 선거인단 투표일에 다른 당 후보를 찍는 일은 거의 없다. 일부 주에서는 불충실한(faithless) 선거인을 처벌하거나, 투표 자체를 무효화하기도 한다.
- 간접 선거와 승자 독식을 채택한 이유: 미국 건국 당시 지도자들은 각 주의 대표성과 인구 비례가 모두 존중되기를 바랐다. 간접 선거와 표를 몰아주는 방식을 택하면 인구가 적은 주도 연방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 이기고도 진 선거: 역대 대선에서 유권자 전체 투표에서는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 뒤져서 대선에서 패배한 경우가 5번 있었다. 힐러리가 패배한 2016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승자 독식제의 단점으로 꼽힌다.
- 경합 주: 미국도 지역별로 정당 지지도 차이를 보인다. 공화당은 중부와 남부, 민주당은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강세다. 대선 결과는 각 당의 텃밭이 아니라 플로리다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합 주(swing state)’가 좌우한다.
- 프라이머리와 코커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프라이머리(primary)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고, 코커스(caucus)는 당원만 참여할 수 있다.
퀴즈 정답: 승자 독식 원칙에 따라 D, E, F가 알래스카의 선거인단이 된다. 이들은 민주당이 선택한 선거인단이자 열성 민주당원이기 때문에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당연히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미국 대선 제도가 더 궁금하다면: 주한 미국 대사관의 ‘미국 선거 개관’
관련 주제 읽기: 실용주의자 바이든,
트럼프, 붕괴를 완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