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1일 사회
리뷰도 기사도 알고 보니 광고였다
유튜버들의 ‘뒷광고’ 실태가 드러났다. 뒷광고란 광고가 아닌 순수한 리뷰인 척하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뒤로는 업체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광고를 뜻하는 신조어다.

핵심 요약: 언론은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을 잇따라 보도하며 자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뒷광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사에 광고 표시를 하지 않거나 기사로 오인하도록 유도해, 지난해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로부터 주의·경고 조치를 받은 기사형 광고는 2044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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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0일 사회
이것은 장마가 아니다
폭우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10일 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부 지방에는 최대 500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

핵심 요약: 8월 1일부터 9일까지 전국에서 30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으며 6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통상 6월 말부터 한 달간 지속되는 장마는 올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기록적으로 많은 비를 퍼붓고 있다. 단순한 장마가 아니라 기후 위기의 징후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알던 장마가 아니다: 올여름 폭우는 통상적인 장마에 비해 기간도 길고, 강수량도 많다.
  • 장마는 남쪽의 더운 공기가 북상해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장마 전선을 형성하면서 발생한다. 6월 말 전선이 형성됐다가 7월 말에는 더운 공기가 찬 공기를 밀어내서 8월부터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제주에서 시작된 장마는 10일로 47일째가 됐다.
  • 장마 기간인 한 달간 강수량은 평균 350~400밀리미터 수준이다. 7월 말부터 남부와 중부를 오가며 쏟아지는 폭우는 하루 또는 2~3일간 최대 500밀리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뜨거워지는 북극: 장기 폭우의 원인으로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찬 공기가 북상하지 않으면서 장마 전선이 계속해서 한반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 시베리아는 올해 6월 8만 년 만의 폭염으로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최고 38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 고온으로 북쪽의 제트 기류가 약화하면서 찬 공기는 북상하지 못한 채 중국 북동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운 공기가 남하한 찬 공기를 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속출하는 기상 이변: 한국과 중국에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유럽은 기록적 폭염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 중국에서는 양쯔강과 황허가 모두 범람하면서 5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는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는 이상 폭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14개 도시, 프랑스 국토의 3분의 1에 비상 경계령과 경보가 발령됐다.
  • 올해 폭우 피해를 입고 있는 한국은 최근 수년간 이상 기온에 시달렸다. 2018년에는 서울 기온이 39.6도까지 올라 111년 만의 폭염을 겪었고, 2019년에는 태풍이 7개나 상륙했다. 평년 3.1개의 2배 이상이었다. 반면 2020년 1월은 평균 기온 3.1도로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최근 기상청과 환경부가 발간한 〈한국 기후 변화 평가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순간 폭우로 인한 최대 강수량은 1030.1밀리미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전망: 올해 장마는 매년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이변이자 위기의 징후다. 세계은행은 30년 후, 기후 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는 ‘기상 난민’이 1억 4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210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로 최대 24경 원 가치의 재산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과제가 아닌 지금,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떠오르는 바다, 지구에 대한 의무
2020년 8월 10일 정치, 사회
뉴욕, 보수의 심장을 쏘다
미국 뉴욕주가 미국 총기 협회(NRA) 지도부의 공금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협회 해산 추진에 나섰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 장관 겸 검찰 총장은 6일 법원에 총기 협회 해체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요약: 총기 협회는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로비 단체다. 회원 500만 명은 최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소송에 대해 “매우 끔찍한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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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6일 사회
햄토리와 해리포터의 시위
태국에서 군부 정권에 저항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포함된 시위대는 2014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프라윳 찬오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햄토리, 해리포터 등 인기 캐릭터를 차용해 시위를 벌이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핵심 요약: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제2 야당인 퓨처포워드당 대표의 의원직 상실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올해 2월 퓨처포워드당을 해산시키면서 시작됐다가 최근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시위대는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다. 태국에서는 1932년부터 지금까지 군사 쿠데타가 19회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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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5일 사회
일기 예보, 챙겨 보고 계신가요?
기상청이 관측했던 가장 더운 여름 대신 최장 기간 장마가 왔다. 장마가 계속되면서 전국 7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도가량 낮은 22.5도로 기상 관측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았다. 서울에서는 17년 만에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단 하루도 없었다.

핵심 요약: 장마가 40일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일기 예보의 정확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7월 중하순에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면서 가장 더운 여름이 온다고 예보했으나 장기간의 장마와 기습 폭우로 수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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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3일 사회
디즈니 월드에 격리당한 NBA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던 미국프로농구(NBA)가 7월 31일부터 재개됐다. 4개월 만에 열리는 2019-2020 시즌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은 22팀만 참여해 원정 경기 없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월트 디즈니 월드에서만 진행된다.

핵심 요약: NBA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상 관중석, 스마트 링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NBA가 재개된 시즌의 홍보 문구로 내건 ‘완전히 새로운 게임(Whole New Game)’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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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31일 사회
인플루언서 FA 시장 열렸다
미국과 인도 등에서 잇따라 ‘사용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위기에 몰린 중국의 동영상 공유 소셜 미디어 틱톡이 이번에는 인플루언서들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28일 틱톡의 유명 크리에이터 4명이 틱톡을 떠나 뮤직 비디오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트릴러(Triller)로 옮긴다는 보도가 나왔다. 

핵심 요약: 조시 리처드, 그리핀 존슨, 노아 벡, 앤서니 리브스 등 4명은 이른바 ‘틱톡 4대 천왕’으로 팔로워가 총 4700만 명에 달한다. 리처드는 “미국과 다른 나라가 틱톡을 왜 우려하는지 안다”면서 개인 정보 보안 문제와 관련해 팔로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신흥 강자, 트릴러: 트릴러는 당초 올해 말까지 인도에 진출한다는 목표였으나, 틱톡 금지령의 영향으로 정식 출시 전에 대성공을 거뒀다.
  • 6월 29일 인도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하자, 100만 명도 안 되던 트릴러의 사용자가 30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최고 경영자인 라이언 캐버노는 “인도 인플루언서들이 우리에게 전화하기 시작했고, 바로 인도 직원 20명을 뽑았다. 향후 수천 명의 직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트릴러는 원래 뮤지션 2명이 뮤직 비디오를 쉽게 편집하려고 만든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이다. 2018년 사용자들이 음악에 맞춰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래퍼 스눕독과 에미넴, 릴 웨인스가 주요 투자자다. 워너 뮤직 그룹,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 뮤직 그룹과 협력해 트릴러 전용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 트릴러는 특히 회사의 철저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강조한다. 트릴러는 이메일 아이디나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 연락처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이용자의 모든 데이터는 이용자의 거주 지역에만 남는다고 설명한다.

현금 드려요, 갈아타세요: 떠나는 인플루언서를 잡기 위한 틱톡, 뺏으려는 페이스북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이 틱톡 크리에이터에게 현금 공세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유명 크리에이터들을 다음 달 출시되는 새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릴스(Reels)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협상 중인 한 크리에이터는 “릴스에만 영상을 올리는 조건으로 현금 수십억 달러를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 틱톡도 ‘현금’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2억 달러(2393억 원) 규모의 크리에이터 지원 기금을 조성하고,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틱톡은 “생계비를 벌 기회를 찾는 크리에이터를 지원한다”며 “2억 달러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이스북이 악의적인 공격으로 틱톡을 더럽힌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는 “릴스는 틱톡의 ‘카피캣(모방 제품)’일 뿐”이라며 “페이스북이 애국심이라는 가면을 쓰고 틱톡을 이기려고 한다”고 했다.

밑 빠진 틱톡 될까: 틱톡의 개인 정보 관리 문제를 조사 중인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의 압박이 심해질수록, 틱톡 이용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의 이탈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전하게 ‘밈’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련 주제 읽기: 틱톡 금지령
2020년 7월 30일 정치, 사회
설문: 표현의 자유 vs. 외교적 무례…‘아베 사죄상’ 논란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는 동상이 국내 식물원에 설치되면서 한일 양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핵심 요약: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국내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라는 입장과 이웃나라의 정상을 폄훼해 갈등을 부추겼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동상을 설치한 강원도 평창의 한국자생식물원은 8월 10일로 예정됐던 동상 제막식을 취소하기로 했다.

설문: 소녀상 앞 무릎 꿇은 남성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영원한 속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6%
34%
비회원은 투표 결과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표를 원하시면 로그인 또는 회원 가입을 해주세요.
표현의 자유: ‘영원한 속죄’는 사비를 들여 제작한 민간 조형물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 ‘영원한 속죄’는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이 사비를 들여 왕광현 조각가가 제작한 민간 조형물이다. 해당 조형물이 설치된 한국자생식물원도 민간 식물원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따라 이를 외교적 결례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 있다.
  • 김 원장은 29일 인터뷰에서 “우리 집 마당에 만들어 놓은 걸 이웃집에서 뭐라 한다고 창고에 놓을 수도 없고, 그냥 놓을 것”이라며 “개인의 생각을 만들어 작품화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외교적 결례: 개인의 작품이라 해도, 한 국가의 정상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다룬 것 자체가 외교 결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 사회에는 국제 예양이라는 것이 있다”며 “어느 나라건 외국 지도급 인사에 대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 예양은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관례적 예의를 뜻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상대국 지도자에 대한 경칭 사용, 예우도 포함된다.
  • 김 원장은 25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했다”고 밝혔으나, 논란이 인 이후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인터뷰에서는 사죄하는 누군가를 상징할 뿐, 아베 총리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관계 개선의 전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한일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2015년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일본과 무효를 선언한 한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주제 읽기: 누구의 국가인가, 어떤 국가인가
2020년 7월 30일 사회
에미상, 넷플릭스 당하다
넷플릭스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역대 최다 후보를 배출했다. 지난 28일 미국 TV 예술 과학 아카데미가 발표한 72회 에미상 시상식 후보 목록에서 넷플릭스는 총 160개 후보에 올랐다.

핵심 요약: 넷플릭스는 이로써 지난해 137개 후보를 낸 HBO의 기록을 경신했다.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퀴비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에미상 후보로 오르면서 방송가의 최대 축제가 스트리밍의 축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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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9일 사회
검찰 총장 대신 법무부 장관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 개혁 위원회가 27일 검찰 총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검찰 총장이 일선 검사들을 감독하고 수사를 지휘하던 권한을 없애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 총장 대신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수사를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 요약: 법무부는 수사 지휘를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검찰 총장의 ‘제왕적 권한 탓’이라며 권고안 결정 배경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현재 검찰 총장은 개개의 사건에 직접 개입하는 수사 부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이 말하는 대로: 고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이 나라 최대 암적 존재는 검찰”이라고 말했다.
  • 검찰은 수사, 기소, 공소 유지, 영장 청구권을 모두 갖고 있다. 막강한 권력은 검찰 총장 1인에게 집중된다. 검찰 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장관 20명을 줘도 검찰 총장과 안 바꾼다”고 말했을 정도다.
  • 정권에 따라 특정 지역 출신이 검찰 총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두환·김영삼 대통령 등 보수 정권 시절에는 영남 출신이 발탁됐고, 김대중 정부는 ‘호남 전성시대’로 불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호남 출신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 
  • 박근혜 정부를 보면 ‘내 사람 앉히기’의 부작용을 잘 알 수 있다. ‘정윤회 국정 개입 보고서’가 공개되자 대통령이 이를 ‘찌라시’로 규정했고, 검찰도 비슷한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때는 검찰이 구조 과정의 문제를 수사하기보다는 선사인 청해진 해운 유병언 전 회장에게 칼을 겨눴다.

총장 힘 뺀다고 바뀔까: 부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검찰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6개 고등 검찰청 검사장에게 나눠 주고 법무부 장관의 직접 지휘를 받도록 하자는 게 권고안의 핵심이다. 
  • 지금은 일선 수사 팀이 검찰 총장의 승인을 받아 주요 사건의 기소, 구속 영장 청구를 결정한다. 개혁위는 앞으로 검찰 총장 대신 고등 검사장이 서면으로만 지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할 때는 사전에 고등 검사장의 서면 의견을 받고, 특정 사건에 대한 불기소 지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자고 했다.
  • 고등 검사장은 관례적으로 차기 검찰 총장 후보다. 윤석열 현 검찰 총장이 고등 검사장을 건너뛰고 총장이 된 유일한 사례다.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 총장과 달리, 고등 검사장은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 고등 검사장이 임명권자인 법무부 장관에게 소신 있게 맞서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다. 2013년 국가 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공식 지휘권 행사 없이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구속 기소하려는 수사 팀의 결정을 강하게 반대하며 외압을 행사하려 한 걸로 알려졌다.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수사 기관의 장의 힘을 뺏는 게 해당 수사 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까. 검찰 개혁이 ‘윤석열 개혁’이라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대 과제인 검찰 개혁을 위해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 강화, 코드 인사를 막는 제도가 먼저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 주제 읽기: 검사는 문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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