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6일 사회
백신 ‘희망 고문’ 올해 끝날까?
올해 안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의학 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따르면, 미국의 제약 회사 모더나는 45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 임상 시험에서 중화 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형성에 성공했다. 모더나는 추가 시험을 거쳐 올해 말 최대 1억 회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요약: 모더나가 개발한 mRNA-1273 백신은 코로나19의 단백질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 실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돼 있다. 모더나는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87개 지역에서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최종 관문인 3상 시험을 시작한다.
임상 시험 결과: 시험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연구진은 18~55세의 성인 45명을 15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각기 다른 용량의 백신을 투여하고 결과를 확인했다. 가장 적은 25마이크로그램을 투여한 그룹에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된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100마이크로그램 이상 투여한 경우에는 높은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 많은 양을 투여한 사람들의 절반이 피로,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경미한 증상을 보인 것 외에 부작용을 호소한 경우는 없었다.

성공 가능성: 모더나의 시험 결과에서 일부 데이터가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난 5월 발표했던 중간 분석 결과를 놓고 학계에서는 백신 투약 반응에 대한 자료와 참가자 연령 정보가 부족하다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 이번에 발표된 확장 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45명 가운데 3명의 결과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고령 참가자의 결과는 빠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애초 임상 시험 대상은 105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56~70세 30명, 71세 이상 30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는 점이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백신 전쟁: 세계 각국의 연구진, 제약 기업과 투자자들은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 모더나는 3월 16일 세계 최초로 임상 시험에 돌입해 개발 속도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미국의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앤텍,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공동 연구팀도 3상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넥신이 9월에 임상 1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시장의 관심도 크다. 시험 결과가 발표된 직후 모더나 주가는 18퍼센트 급등했다. 금융권은 국제 면역 기구 등이 발행하고 있는 자금 모집을 위한 백신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 특정 국가와 기업, 자본가가 백신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세계 보건 기구(WHO)는 고위험군 20억 명에게 공급할 181억 달러어치의 공동 구매를 추진한다. WHO에 자금을 투자하면 백신 일부를 확보할 수 있다.
2020년 7월 16일 사회
할리우드의 뉴 룰스
코로나19로 제작을 중단했던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촬영을 재개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촬영장에는 마스크 의무화는 물론 종이 스크립트와 뷔페식 식사 금지, 마네킹 키스 신 도입 등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규칙들이 도입되고 있다.

핵심 요약: 코로나 사태로 멈춰 섰던 할리우드가 새로운 방역 프로토콜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할리우드의 제작 중단으로 실직 사태에 직면한 노동자들은 물론 신작을 기다려 온 관객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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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6일 경제
데이터 댐, 건설 시작
정부가 14일 ‘한국판 뉴딜’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국판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160조 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 개를 만들겠다는 대규모 일자리 프로젝트다. 핵심 축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다.

핵심 요약: 뉴딜의 10대 간판 사업 중 첫 번째가 ‘데이터 댐’ 구축이다. 분야별로 거대한 ‘데이터 집합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1등 국가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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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5일 경제
오른 듯 안 오른 듯
내년도 시간당 최저 임금이 올해보다 130원 오른 8720원으로 14일 결정됐다. 인상률은 1.5퍼센트로 1988년 최저 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다.

핵심 요약: 최저 임금 인상률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의 인상률 2.7퍼센트보다도 낮다.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결정이 나온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때문이다.
1만 원 vs. 8410원: 지난달 11일 첫 회의를 한 후 이어진 노사 간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한 달여 만에 끝났다.
  • 최저 임금의 목적은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 임금 1만 원 달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시간당 최저 임금은 8590원이다.
  • 최저 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다음 해 최저 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 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 임금 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 당초 노동계는 1만 원, 경영계는 8410원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최저 임금은 경제 논리가 아닌,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한 문제라고 말한다. 삭감이나 동결은 최저 임금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중소·영세 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인상은 큰 부담이라고 맞받는다. 반복되는 파행 끝에 양측은 결국 공익 위원들에게 결정을 떠넘겼다.
  • 공익 위원들은 사실상 경영계 손을 들어줬다. 최저 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노동자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 최저 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 임금의 두 얼굴: 최저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저소득 노동자의 삶이 팍팍해지고, 오르면 최저 임금도 못 받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 지난해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최저 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은 16.5퍼센트로 최근 19년간 가장 높았다. 노동자 338만 명이 최저 임금도 못 받고 일했다는 것이다.
  • 최저 임금 인상으로 지난해 임금 하위 10~20퍼센트 노동자들의 시급이 올라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월급으로 비교하면 최하위 계층의 임금 수준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최저 임금이 오르자 고용주들이 노동 시간을 줄이는 ‘노동 시간 쪼개기’ 꼼수를 쓰면서, 주당 15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솔로몬은 없다: 이번 결정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 임금 사망 선고’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영계도 최소한 동결했어야 한다며 불만이다. 매번 깎겠다는 경영계, 큰 폭으로 올리자는 노동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답은 없다. 코로나19가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한 지금은 기 싸움이 아니라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때다.
2020년 7월 15일 경제
실리콘밸리의 ‘인디안 드림’
구글이 인도 시장에 100억 달러(12조 680억 원)를 투자한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글 포 인디아’ 행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화상 회의를 한 뒤 앞으로 5~7년 동안 인도의 디지털 경제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인도에 주목하는 것은 구글만이 아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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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5일 사회
벽을 허무는 모델
브라질의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가 패션 모델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삼파이우는 성공한 모델들의 경력에서 빠지지 않는 스포츠 매거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7월 여름 수영복 특집호에 등장했다. 56년 역사의 수영복 특집호에 트랜스젠더 모델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핵심 요약: 삼파이우는 2017년 패션지 《보그》 표지 모델로 등장했을 때도, 2019년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무대에 섰을 때도 최초라는 기록을 썼다. 삼파이우는 성별 고정 관념을 강화, 확산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패션계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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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4일 정치
워싱턴의 정치 빌런, 풀려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형을 선고받은 최측근 로저 스톤을 10일 전격 사면했다. 로저 스톤은 트럼프의 40년 지기이자 대선 캠프의 참모였다. 그는 감옥에 가기 나흘 전, 자유의 몸이 됐다.

핵심 요약: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스톤은 증인 매수와 위증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면 발표는 수감일을 늦춰 달라는 스톤의 요청을 항소 법원이 기각한 지 1시간 만에 나왔다. 미국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라며 비판하고 있다.
어둠의 킹메이커: 그는 흑색선전과 돈만 있으면 미키마우스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40년 동안 미국 정치권을 흔들었다.
  • 성공한 ‘닉슨 덕후’: 로저 스톤은 닉슨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닉슨의 얼굴 문신을 등에 새겼을 정도다. 그는 대학 시절 닉슨의 재선 캠프에 합류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19살의 나이로 ‘워터게이트’ 사건의 최연소 연루자가 됐다. 이때부터 ‘흑막 정치의 전설’이 시작됐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킹메이커로 활약하기도 했다. 막말과 음모, 폭로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이 주특기다.
  • 트럼프의 비선 실세: 스톤은 1988년부터 트럼프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 그는 “트럼프는 정계에서 말을 찾아 헤매는 기수에게 명마와도 같았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자 갈고닦은 정치적 ‘술수’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최대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하기 위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폭행 루머를 퍼트렸고, 힐러리 캠프의 이메일 수천 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2016년 미국 대선은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로 불렸다. 스톤은 공식 직함이 없었지만, 대선 캠프의 가장 강력한 실세였다. 
  • 어록: 그는 권모술수 앞에 당당하다. “무명보다 악명이 낫다”, “정치는 추잡한 사람들을 위한 쇼 비즈니스”라는 말에서 그의 정치 철학을 알 수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킹메이커 로저 스톤〉을 만든 모건 페흐머 감독은 스톤을 향해 “정치적 암흑 예술의 전문가”라며 “부도덕하고 지저분한 일을 하고 싶다면 로저에게 맡기라”고 했다.

네버 엔딩 자충수: 트럼프의 이번 결정을 두고 언론은 ‘닉슨조차 건너지 못한 선을 넘은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한다.
  • 백악관 참모들은 정치적 후폭풍을 이유로 사면을 반대했다. 트럼프의 ‘호위무사’인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마저 말렸다고 한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이끈 로버트 뮬러 전 특별 검사는 “스톤은 형이 확정된 중범죄자”라며 사면 결정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썼다.
  • 잇단 자충수와 측근의 폭로로 트럼프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에 이어, 14일 트럼프의 조카 메리가 트럼프의 대학 부정 입학 등을 주장한 책을 출간한다. 9월에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측근이 《멜라니아와 나》라는 책을 낸다.

볼드모트가 된 트럼프: 《워싱턴 포스트》는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찍은 광고물에 트럼프의 이름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대선 승리는 물론 상·하원 선거를 모두 싹쓸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 주제 읽기: ‘메모광’ 트럼프 전 보좌관의 폭로 , ‘분열의 정치’에 무너지는 트럼프
2020년 7월 14일 경제
살 집 아니면, 사지 마라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추가로 집을 사고, 보유하고, 파는 과정 전반의 세금 부담이 대폭 커진다. 정부가 10일과 12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취득세는 최대 4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보유세에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는 최대 3.2퍼센트에서 6퍼센트로, 양도세는 최대 40퍼센트에서 70퍼센트로 오른다.

핵심 요약: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세금 부과다. 투기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고, 다주택자의 집을 팔게 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내년 6월부터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 차익에 최고 70퍼센트의 세금을 물리겠다며 그 이전에 집을 팔 것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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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4일 사회
성소피아 ‘박물관’이 사라졌다
터키 이스탄불의 문화 유적 성소피아 성당이 이슬람 사원으로 바뀐다. 터키 최고 행정 법원은 10일 만장일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성소피아 성당의 박물관 지위를 박탈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통해 성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개조하라고 지시했다.

핵심 요약: 성소피아는 가톨릭 성당과 이슬람 사원의 흔적이 모두 남아 있어 종교 간 화합, 유럽과 아시아의 교류를 상징하는 세계인의 유산이다. 이번 결정으로 성소피아는 성당에서 모스크로, 모스크에서 박물관으로, 그리고 다시 모스크로 537년 건립 이래 벌써 네 번째 변화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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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3일 정치
애도하거나 애도할 수 없는 죽음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 서울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두절된 지 13시간 만이었다. 같은 날 오후 11시에는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서울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는 두 죽음을 애도하거나 애도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였다.

핵심 요약: 추모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데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55만 명이 참여했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도 제기된다. 백 장군에 대해서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에 현충원에 안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가 출신의 3선 서울시장이다. 국내 최초로 성희롱 사건의 변호를 맡았고, 소액 주주 권리 찾기, 국회의원 낙선 운동, 1인 시위 등을 주도해 시민 사회 운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례는 5일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진다.
  • 실종 전날인 8일 오후, 박 시장의 전직 비서가 2017년부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 박 시장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고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애도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은 빈소를 찾아 박 시장의 업적을 추모했다. 서울시청 앞 시민 분향소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조문을 보류했다. 정의당 일부 의원에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조문을 거부했다. 피해자 2차 가해가 우려되고, 서울시 5일장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5일장 반대’ 국민 청원 참여 인원은 이틀 만에 50만 명을 넘겼다.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6·25 전쟁 영웅이다. 전쟁 초기의 전세를 뒤집은 ‘낙동강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다. 휴전 회담 한국 대표, 합참의장, 주중 한국 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장례는 5일간 육군장으로 치러진다.
  • 백 장군은 일제 강점기 때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간도특설대는 일본 괴뢰국인 만주국이 항일 조직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부대다. 백 장군은 2009년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포함됐다.
  • 미래통합당은 백 장군의 인생이 “대한민국을 지켜 온 역사 그 자체”라며 애도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백 장군의 공로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해 작지 않다”며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친일 논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백선엽 씨는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장본인”이라며 현충원 안장에 반대했다. 백 장군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결론: 두 죽음 앞에서 애도하거나 애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언론의 책임은 없을까. 주말 사이 수천 건이 넘는 부고 기사가 쏟아졌다.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죽음을 앞다퉈 전했고, 유력 인사들의 말을 빌려 고인의 삶을 압축했다. 애도할 틈도, 공과를 반추할 여유도 없이 논쟁이 점화됐다. 뉴욕타임스의 편집자 윌리엄 맥도널드는 부고 기사를 “과거를 비추는 백미러”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사후 발표를 전제로 생전에 부고 인터뷰를 수시로 갖는다. 인생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꿰뚫고 역사가 녹아 있는 부고 기사가 나오는 배경이다. 광장의 인파는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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